교육과정 충실했는데 징계라니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뚜렷한 색깔을 내고 있는 분야는 단연 교육이다. 초·중·고·대학 등 전 교육과정에 철저하게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적 특징인데, 정책 추진상황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섬뜩할 정도다. 대학들은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등의 3불정책을 사실상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일부 대학들은 이미 2009학년도 입시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사교육 조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국제중학교와 자립형사립고 신설을 밀어부치고 있으며 각급 학교의 일제고사를 부활시켜 학생들을 무한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국가 발전을 견인할 우수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와중에 학생들의 인성이나 전인교육은 `흘러간 옛노러가 돼버렸다. 일제고사를 거부토록 유도했다며 교사 7명을 파면·해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교조 사태 이후 가장 무자비하게 자행된 전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교육청도 일선 초등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현행 제7차 교육과정에 충실한 교사들을 징계하거나 지적해 정부의 경쟁교육에 부화뇌동한다는 비난이 일고있다. 교육과정에 엄연히 금지된 중간·기말고사 성적을 학부모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는가 하면, 교사의 자율권한인 이원목적분류표를 작성하지 않았다며 시정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시교육청의 종합평가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점수로 공개한 학교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한마디로 거꾸로 가는 교육행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교육이라는 것은 본디 학력만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다. 실력과 함께 올바른 인성과 다양한 창의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교육당국은 인성이나 창의력은 무시한채 오직 학력 신장만이 최고의 가치이자 선으로 여기고 있다. 하여 학교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은 붕괴되는 반면, 사교육 시장은 날로 팽창하면서 우리 교육의 엄연한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되는 상황이 초래됐다. 당연히 돈없는 서민가정의 자녀들은 교육기회가 봉쇄되고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교육불평등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현장 곳곳에서 이런 야만적 행태들이 빈발하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규정을 지키면 징계를 받는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도데체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것인가. 교육당국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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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충실했는데 징계라니-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