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대해 3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종합감사가 원칙 없는 진행으로 교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감사관들이 7차 교육과정 지침에 어긋난 일제고사 실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반면 엄연히 금지된 중간·기말고사 성적 결과 학부모 통지를 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아이러니’가 비일비재하다. 또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자율 권한인 출제문제 ‘이원목적분류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교사에게 시정명령을 내린 사례도 있어 교사 평가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15일 지역 초등교사들에 따르면 시교육청이 지난달까지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감사관들이 원칙과 규정에 어긋난 잣대로 감사를 진행해 일선 초등학교들이 교육과정 결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현행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지필평가가 아닌 수행평가 위주로의 학생 평가를 규정하고 있다. 시교육청도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지침’을 만들어 선다형 집필고사 대신 서술형 평가를 권장하고 있으며 성적과 석차 공개는 금지하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규정 대로 하면 7차 교육과정을 어기고 지필고사를 실시한 것이 지적 받아야 타당하고, 성적공개를 하지 않은 것은 칭찬 받을 일이다”며 “근데 감사관이 학부모 성적 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말도 안 되는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교사 자율 권한인 이원목적분류표를 작성하지 않았다며 평가 담당교사에게 업무소홀로 시정조치를 내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원목적분류표는 시험문제의 의도와 성격을 출제 교사가 기술해 제출하는 것인데 원칙적으로 지필고사 자체가 금지된 초등학교에서는 작성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교과부조차도 이원목적분류표 작성은 중·고등학교 교사만 해당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또 다른 초등교사는 “이원목적분류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이 감사관에 지적돼 주의나 경고 등의 징계를 받은 교사도 있다”며 “교사에게 과실이 있다면 징계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건 원칙도 규정도 없는 막무가내 감사다”고 말했다.
반면 감사는 아니지만 일선 학교가 시교육청으로부터 1년에 한 번씩 받는 종합평가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점수로 공개한 남구 S초등학교는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년말 통지표를 서술평가 대신 과목별 점수로 기록해 시교육청의 평가지침을 어겼는데도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교조 광주지부 초등지회 관계자는 “종합감사는 지필고사에 대한 시교육청의 태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며 “원칙과 규정에 어긋난 종합감사 사례를 폭넓게 수집해 조만간 시교육청을 항의 방문, 시정요구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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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달리는 감사-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