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최된 ‘초·중·고 교육과정 편성 위원회’에서 시교육청이 사회적 현안과 관련한 계기수업에 대해 학교장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안건을 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사들의 반발로 심의를 통과하진 못했지만 계기수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현 정권의 의중을 시교육청이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지역교육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교육과정 편성 위원회에서 시교육청이 ‘사회적 현안에 대한 학생의 바른 이해가 필요한 계기수업의 경우 절차에 따라 학교장의 승인 후 실시한다’는 문구를 명문화해 제시했다.
이는 한미FTA나 광우병 문제 등 정부정책에 반대되는 계기수업를 차단하려는 현 정권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아 교사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같은 계기수업이라 하더라도 정부정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별도 승인 절차 없이 학교 자체 계획에 의해 자유롭게 실시토록 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한 고등학교 교사 A 씨는 “전 정권 때는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 쉽게 계기수업을 할 수 있었는데 현 정권 들어 민감한 주제의 계기수업을 제지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며 “사회적 현안을 다루는 계기수업에 대해 학교장 승인 절차를 명문화하는 것은 생각 있는 교사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 교육과정 편성권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행 7차 교육과정은 교사들에게 일부 교육과정 편성권을 위임하고 있다. 이전에는 교과서의 목차 순서 대로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지만 7차 교육과정에서는 교사의 판단에 의해 가르치는 순서를 정할 수 있다. 또 교과수업과 관련된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토론의 활성화를 위해 계기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결국 사회적 현안에 대한 계기수업의 학교장 승인 명문화는 현행 7차 교육과정에도 위배된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미쇠고기 수입 반대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정부가 학생들의 사회 참여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다”며 “시교육청의 명문화 시도가 교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심의를 통과하진 못했지만 현 정권의 계기수업 통제 의도를 시교육청이 반영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다”고 말했다.
자유게시판
132
7
7
계기수업도 좌지우지 하려는가-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