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범람하나?
시교육청, 영재과학학교 신청…
자치구들 외고·자사고 입질 분주
광주시교육청이 과학영재학교 유치에 뛰어들면서 광주지역도 고교 평준화 해체와 교육 양극화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교육 경쟁을 강조한 이명박 정부 들어 광주지역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특목고’ 유치 붐이 일고 있어 향후 몇 년 안에 많게는 10개 가까운 특목고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16일 지역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과학영재학교 유치신청서를 제출한 시교육청이 이날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발표평가를 받았다. 평가는 과학영재학교 유치 시 교육과정 운영, 시설계획, 교사 인사권, 학생선발권, 재정확보 계획 등을 발표한 뒤 약 한 시간에 걸쳐 질문을 받는 형태로 진행됐다.
문제는 과학영재학교를 필두로 시교육청과 자치단체들이 외국어고 등 특목고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 동구는 지난해 이미 외고 유치를 선언한 상태이며 남구도 자립형사립고 유치에 나서 진월 택지지구에 부지까지 점찍어 둔 상태다. 남구청은 이미 택지를 개발한 토지공사와 자사고 유치 공동협약까지 맺었다.
교과부는 전국에 100개의 자사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수치상 광주에도 최소 5~7개의 자사고가 더 들어설 것으로 교육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과학영재학교의 경우 현재 운영되고 있는 광주과학고를 전환하는 형태인데 만약 유치가 되면 현행 시·도 학생들만 선발할 수 있던 것에서 전국 단위 모집으로 바뀐다. 이로 인해 지역의 과학 인재들이 오히려 손해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교육청은 과학영재학교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학교 이름만 바꿔 광주과학고 형태의 학교를 하나 더 유지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첨단산업지구에 광주과학고 이설부지를 마련했고, 유치가 확정돼 이전하면 현재 광주과학고 공간이 남게 된다”며 “그곳에 지역의 과학 인재들이 다닐 수 있는 과학고 형태의 학교를 하나 더 설립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광주에 특수한 목적을 수행하는 고등학교가 10개 가까이 생겨 실질적으로 고교 평준화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주의 인구수에 비해 너무 많은 특목고가 존재해 교육 양극화가 현실화될 우려를 안고 있다. 자사고나 외고의 경우 학비가 1년에 1500만 원을 상회하고, 과학고는 학비는 높지 않지만 입학 경쟁률이 높아 막대한 사교육비 증가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전교조 광주지부 관계자는 “지금은 공교육이 제 구실을 못해 사교육을 통해 돈 많은 집 아이들이 공부도 잘할 확률이 높은데 특목고가 많이 생기면 교육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부모들은 아이를 특목고에 진학시키기 위해 열을 올릴 것이고, 결국 막대한 사교육비 상승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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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범람하나?-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