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지만 완전한 의미의 의무교육은 아니다. 여러 형태의 비용이 징수되고 유무형의 부담이 학부모에 가해지고 있다. 일부에선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을 걷고 교육예산으로 처리해야 할 각종 준비물도 부모에게 전가한다.
초등학생 아이가 반 대표라도 맡으면 부모의 부담은 더해진다. 통상 5명의 반 대표 엄마들은 아이가 대표로 뽑히는 순간 임원 엄마가 된다. 이들은 돌아가며 아이들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 앞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학교 청소도 맡아 한다. 아이들 간식도 챙기며 심지어 소풍을 갈때는 선생님들 도시락 챙기는 것도 학부모 몫이다. 선생님들을 밖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일들이 학교의 강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일부 극성스런 학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학교측이 이를 묵인하고 은근히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돈을 거둬 선생님 도시락을 챙기거나, 학교로 찾아와 청소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중단시키지 않는다. 소수이긴 하지만 되레 더 요구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2개월간 임원 엄마를 한 어느 학부모가 참교육학부모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이 땅의 모든 초등생 학부모들이 한번쯤은 경험했던 아주 일반적인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학교는 거의 없다. “몰랐다”거나 “학교와는 관련이 없다”거나 하는 식이다.
중고등학교의 상황은 더한다. 부모의 직접적 방문 활동은 거의 없지만 여러 형태의 잡비를 징수해 학부모의 허리를 휘게 한다. 심지어 학교에서 먹는 생수값을 별도로 걷는 학교도 있을 정도다. 도데체 국가는 학생들의 무엇을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한심할 뿐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시키겠다는 것이 의무교육이지만 이레저레 학부모 부담은 늘어만 간다. 이 때문에 반쪽짜리 의무교육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이 그렇다. 이제라도 지나친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일반적인 청소는 아이들에게 시키고 힘든 부분은 교육예산으로 처리하면 된다. 학부모는 그 시간에 교사와 머리를 맞대고 아이의 학습태도나 적성, 진로 등과 관련한 진지한 상담을 하는 것이 더 옳지 않겠는가.
자유게시판
132
7
7
학부모에 부담 떠넘기지 말라-광주드림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