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위한 인문학 카페’ 문 연다
예술의 거리 `뜰방’…오는 22일 첫 강의
광주 예술의 거리에 청소년들의 독서, 토론문화를 바꾸는 ‘조용한 혁명’이 시작됐다. 비판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책을 통해 청소년 각자가 삶의 주인이 되는 정신적인 공간이 생긴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북카페가 바로 그 것.
광주에 처음 생기는 ‘청소년 인문학카페’는 예쁘게 꾸민 카페에서 커피향을 맡으며 차만 마시는 곳이 아니다. 청소년, 학부모 누구나 와서 차를 마시며 인문학 서적을 읽는 북카페다.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처럼 책을 읽고 토론도 벌이는 청소년 문화공간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는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인문학 토양을 마련하고 독서와 토론을 통해 청소년의 주체적인 삶을 찾고 가치를 추구하는 데 기여하는 공간을 지향하는 ‘청소년 인문학카페’를 오는 22일부터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청소년 인문학카페가 들어설 곳은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에 있는 ‘뜰방’ 찻집. 세대 간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고 청소년들에게는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 찻집인 이 곳은 겉모습은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카페 곳곳에 인문학 서적이 비치되고, 추천 도서를 읽고 벌어지는 토론 수업 장면은 이 카페만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다.
청소년 인문학카페는 청소년 문화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탄생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가 아름다운재단에 지원사업 신청서를 제출, 최근 실사를 거쳐 선정된 것. 이 사업에는 전남대 철학교실팀, 광주인권운동센터, 청소년인권운동활동가, 논술강사, 현직교사, 학부모 등이 참여한다. 사업의 목적은 인문학을 통해 주체적 인간과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하고 입시경쟁 교육을 극복할 새로운 교육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는 부산에 있는 청소년인문학 서점인 ‘인디고 서젼을 직접 방문, 벤치마킹했다. 참교육학무모회는 서점보다는 광주지역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을 접할 기회를 주고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아름다운재단 측이 3년간 재정을 지원하기 때문에 청소년 인문학카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설립과 운영에 참여할 기본적인 단위를 구성,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했다.
청소년 인문학카페는 인문학 서적을 비치, 토·일요일에 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건이 조성되면 주중에도 개방할 방침이다.
카페 프로그램은 크게 다섯가지. 독서토론 모임, 철학교실, 저자와의 토론, 역사기행, 학부모 토론 등이다.
독서토론 모임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데 중학생 동아리는 한 달에 2회 이상(두 번째, 네 번째 토요일 오후 1시~3시) 추천도서를 읽고 책에 관해 토론 수업을 진행한다. 고등학생 모임은 중학생 동아리가 끝나면 바로 시작한다. 일반 청소년이나 학부모들에게도 장소를 제공해 세대간 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그동안 읽었던 책을 선정해 저자를 초청, 3개월에 1회씩 저자와의 토론 시간도 갖는다. 분기별로 역사기행, 한 달에 한 번씩 학부모 토론도 진행할 방침이다.
참교육학부모회 이영선 사무국장은 “이달 중순까지 북카페 내부 인테리어와 인문학 도서를 구입하고 독서토론 동아리 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라며 “오는 22일 전남대 철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민(박사과정) 씨가 오픈 강의를 한다”고 말했다.
강사진은 박정민 씨를 비롯해 전남대 철학교실 팀, 하정호 논술강사, 박춘해 교사(도덕) 등이 참여한다.
이 국장은 “광주에는 중·고등학생을 수용할 만한 장소가 없다. 그래서 차라리 학부모들이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아이들 스스로 자기 나름의 생각을 갖고 찾을 수 있는 인문학카페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판단을 하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주체적인 삶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며 “오픈식은 청소년 문제에 대해 지역사회와 공론화 한 후 하겠고, 재정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지지 후원을 받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최은순 지부장은 “토론수업과 철학교실을 통해 제대로 된 논술 수업을 보여주겠다”며 “예술의 거리는 유해환경이 없고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말한다. 청소년 인문학카페는 책을 매개로 청소년들이 나를 만나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카페에서 만난 관계 속에서 청소년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이 그들의 바람이다.
“인문학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한 통찰력과 비판적이고도 유연한 사고를 길러주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청소년들이 인문학 서적을 읽고 올바르게 판단해 세상을 제대로 변화시켰으면 합니다.”
문의 228-6998, 018-610-1237. 모집:독서 토론 동아리 중학교 1개팀, 고등하교 1개팀(각 15명씩), 학부모 독서 모임.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
|
|
자유게시판
132
7
2
청소년 위한 인문학 카페 문 연다-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