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미터 달리기도 못하는 운동장
광주 초등생 1명당 운동장 면적 6.4㎡ 불과
서울 이어 2번째 작아…전남의 20% 수준
땅값 비싸고 학생 수 늘어 `콩나물’ 운동장
지난 2005년 3월 개교한 광산구 신창동 신창초등학교. 이 학교 운동장은 3060㎡ 규모지만 전교생 1181명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좁다. 학생 1인당 2.56㎡에 불과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운동회 등 체육행사를 할 때면 비좁은 운동장으로 불편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개교한 북구 동림동 광림초등학교의 총 부지는 1만1097㎡다. 급식실 등 학교시설이 있다고 하지만 운동장은 고작 2782㎡다. 학교설립규정의 운동장 면적 56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지금은 전교생이 274명으로 문제가 없지만 우미린, 호반베르디움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에 입주가 시작되면 학생수는 크게 늘어나 운동장이 비좁을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개교한 유덕중, 대자중 운동장도 좁기는 마찬가지다.
도심 학교의 운동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비싼 땅값 탓에 학교 터 확보가 어려워진데다 좁은 공간에 비해 학교 시설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신설학교의 경우 운동장이 좁아 100미터 달리기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15일 교육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초등학교 운동장 면적은 학생 1인당 평균 6.4㎡에 불과해 전남 초등학교의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5.9㎡)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작다. 반면, 전남지역 초등학교 운동장 면적은 학생 1인당 평균 32.4㎡로 가장 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초등학생 1인당 운동장 면적이 작은 곳은 서울에 이어 광주, 부산·울산(7.1㎡), 대전(7.9㎡), 경기(8.1㎡), 대구(8.3㎡) 등 대도시 지역이었다. 이에 반해 초등학생 1인당 운동장 면적이 큰 곳은 전남에 이어 강원(33.9㎡), 경북(30.6㎡), 전북(26.4㎡), 충남(23.6㎡), 충북(21.8㎡), 경남(15.2㎡), 제주(14.5㎡) 등이었다.
중학생 1인당 운동장 면적이 가장 작은 곳은 역시 서울로 6.4㎡에 불과했고, 전남(38.2㎡)이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서울의 6배 수준이었다. 고교의 경우 부산과 경기가 각각 학생 1인당 8.5㎡로 가장 작았고 서울(9.2㎡)은 인천(8.6㎡)에 뒤이어 4번째로 작았으며 경북이 32.3㎡로 가장 컸다.
서울, 광주 등 대도시지역 학교의 운동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인구가 몰리면서 학생 수는 많지만 비싼 땅값 때문에 부지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들은 체육시간에 줄넘기와 피구 등 일부 종목만 할 뿐 다른 운동은 할 수가 없다. 학생수가 많고 운동장은 비좁다보니 운동회를 학년별로 오전 오후, 또는 날짜별로 나눠 실시하는가 하면 다른 운동장을 빌려서 하는 학교도 있다.
실제로 서구 ㅇ초등은 봄·가을 운동회를 오전, 오후로 나눠서 치른다. 운동장이 비좁아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하는 한마당잔치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지난 3월에 개교했는데 운동장이 너무 작아 학생들이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좁은 운동장에 농구대, 평행봉 등 체육 기구를 설치해 축구는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학교 운동장 면적은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 규정’에 따라 시·도교육감은 의무적으로 적정 면적의 운동장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부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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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미터 달리기도 못하는 운동장-광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