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함께해주세요, 아이들을 위해! / 나명주

2020. 2. 20. 18: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전히 들여다볼 때마다 숨을 멎게 하는 한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아이가 아이인 채로 지내는 시간은 짧다. 아이로 있는 시간을 놀면서 충분히 즐겨야 한다." 아이로 자라는 동안 경쟁적인 학습보다는 놀이가 중요하다고, 집 근처의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라고도 말합니다.

우리는 꿈을 실현해보지도 못한 채 별이 된 250명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자 수없이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명주 ㅣ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여전히 들여다볼 때마다 숨을 멎게 하는 한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 후 한 초등학교에 방문했을 때였지요. 미처 사인 받을 종이를 준비하지 못한 아이가 급하게 가방을 뒤적이는 모습을 쭈그려 마주 앉아 흐뭇하게 지켜보며 가방을 잡아주시던 사진이었습니다.

왜 저를 비롯한 많은 학부모들은 이 사진 앞에서 감동했을까. 속도가 늦거나 눈썰미가 좋지 않은 학생은 도태되고 전체의 속도를 늦추고 반 평균을 깎아 먹는 문제아로 지목되어왔습니다. 학부모 또한 속도에 맞춰 학생들의 인생 자체를 구획해온 학교 시스템에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그 오래된 내상을 감추기 위해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채찍질해왔습니다. 우정을 나누는 것보다 친구를 넘어서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경쟁을 부추겼습니다. 더 좋은 일자리를 갖지 못한 것을 더 좋은 학원에 보내지 못한 부모의 탓이라 자책했습니다. 아이가 반항하면, ‘나도 어쩔 수 없다’ 말해왔습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교육을 시장화하고 자본에 학교가 투항한 것의 결과물인 ‘학교 서열화’ 또한 ‘어쩔 수 없다’ 말해왔습니다. 교육 불평등은 자본주의 아래서 당연하다 애써 외면하며 입시 교육 잘한다는 등록금 비싼 학교 앞에 줄 서는 오류도 함께 범해왔습니다. 교육의 이름으로.

그러나 이제는 분명히 압니다. 대통령의 초등학교 방문 사진은 교육과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교육도 사랑도 아니라는 것을, 교육과 사랑은 그저 같이 그 앞에 쭈그려 앉는 용기임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마음과 그것을 당연하게 뒷받침하는 교육 시스템, 교육은 속도 경쟁이 아니라 모든 아이와 눈 마주칠 자세, 그것이 ‘교육’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다음 침공은 어디>에서 핀란드의 교장 선생님은 말합니다. “아이가 아이인 채로 지내는 시간은 짧다. 아이로 있는 시간을 놀면서 충분히 즐겨야 한다.” 아이로 자라는 동안 경쟁적인 학습보다는 놀이가 중요하다고, 집 근처의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라고도 말합니다. 친구를 앞서야 하고, 입시 교육 잘 시켜주는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가르치는 우리나라와 너무 다릅니다.

더 이상 부러워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꿈을 실현해보지도 못한 채 별이 된 250명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자 수없이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단 한명도 잃지 않겠다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입시로 고통받으며 그 압박에 생을 달리하는 아이들이 있고, 부모의 경제력으로 학교 입학이 좌우되는 입학제도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교육 개혁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이번 4·15 총선은 현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맞는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법을 바꾸고 예산이 뒷받침되는 정책을 실행해야만 교육 개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팔을 걷어붙여야 합니다.

교육불평등 해소를 위한 교육단체 연대회의(71개 교육단체)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18개 교육 의제를 제시했습니다. 아이들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모았습니다. 18개 의제 중 ‘국민투표’를 통해 5개 핵심 의제를 선정하고 정당에 제시하여 협약식을 맺고 입법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교육공약 선정 국민투표’로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어른들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행복한 웃음으로 화답할 것입니다. 교육공약 선정 투표 모두 함께해주실 거죠!!

▶네이버에서 한겨레 구독하기
▶신문 보는 당신은 핵인싸!▶조금 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