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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사태…과도한 입시경쟁 탓"

등록 2018.08.29 12: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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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유도하는 입시 체계 자체가 문제"

"재발 없게끔 평가 체계 정교하게 다듬어야"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서울시교육청 이민종 감사관과 강연흥(왼쪽) 과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숙명여고 학업성적 관리 특별감사 결과 및 대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발생한 숙명여고에게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의 중징계를 요청했다. 2018.08.29.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서울시교육청 이민종 감사관과 강연흥(왼쪽) 과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숙명여고 학업성적 관리 특별감사 결과 및 대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쌍둥이 자녀에게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발생한 숙명여고에게 교장과 교감, 교무부장의 중징계를 요청했다. 2018.08.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이른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 관련자 3명을 중징계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시험지 유출 여부는 확인하지 못해 이 부분은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이에 교육 관련 단체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징계 수위와는 별개로 '무한경쟁'을 유도하는 현행 입시·교육 제도가 계속되는 한 반복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최은순 회장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대학 입시 제도 자체가 대학이 서열화된 상황 속에서 나오는 것이고, 대학의 서열이 곧 권력과 부로 이어지는 시스템과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 구조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이종배 대표는 대입 제도 내용 자체를 비판했다. 수시 비중이 높을수록 유사한 사건이 앞으로도 또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단순히 학교 내에서 시험지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과도한 내신 경쟁을 억제할 수 있게 국가 단위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단계로 일단 대입에서 수시 비중을 다소 낮추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고교 교육 평가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창 정책국장은 "이번 사건이 자칫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관련자들은 적절한 선에서 처벌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학생들에 대한 평가 체계를 더 정교하게 다듬고, 어떤 부정도 나올 수 없게끔 제도를 정비해 교육을 향한 신뢰를 다시 회복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구 국장 또 이번 사건이 과도한 입시 경쟁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가 대선 전 공약한 고교교육 혁신, 대입제도 혁신 등을 밀고나갈 시기"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사건 관련자를 처벌하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시험지에 관한 관리가 부실하고,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함께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중징계하는 건 과도한 조치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앞서 이달 초 숙명여고에서는 갑자기 성적이 치솟아 문·이과 전교 1등을 한 쌍둥이 학생의 아버지가 이 학교 교무부장으로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문제유출 의혹이 확산하자 지난 16~22일 감사팀을 파견해 특별감사를 했다. 그 결과 교무부장과 교감·교장을 중징계하기로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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