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제고사 주관식 채점위원 4000여명 신상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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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1.08.03. 오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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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일제고사 채점위원들에게 보낸 e메일. 채점위원의 이름과 소속, 아이디,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 독자 제보

ㆍ평가원, 안내메일 발송 실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12일 실시한 국가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의 주관식 채점위원 4000여명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유출됐다.

평가원은 일제고사 주관식 문제를 온라인으로 채점하는 4000여명에게 채점방법과 기준 등을 담은 안내 e메일을 보내면서 교사들의 신상이 담긴 파일을 이들 4000여명에게 모두 보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채점위원은 대부분 현직 교사이지만, 교사 자격증을 가진 일반인과 대학생 등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원이 e메일로 보낸 파일에는 교사의 이름과 소속학교, 경력, 교원자격증 번호,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 채점위원 신청 때 사용한 ID와 비밀번호 등 핵심 신상정보가 담겨 있었다.

평가원 측은 지난주 후반 e메일을 발송하면서 이런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를 모르고 있다가 2일에야 실무 담당자가 실수를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평가위원들의 신상정보가 담긴 e메일을 받은 한 고교 교사는 경향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목요일(7월28일)에 e메일이 왔는데 오늘 확인했다. 뒤늦게 평가원 측으로부터 ‘지난주 잘못 보낸 e메일이 있으니 열지 말고 삭제하라’는 e메일을 추가로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채점과 관련해 알게 된 내용을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자필 서명까지 스캔받아 e메일로 보내라던 평가원이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느냐”면서 “학교 측에 알렸더니 연구주임교사와 교감 선생님도 ‘일처리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덧붙였다.

평가원 고위관계자들은 2일 밤에도 실무 담당자로부터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점위원들이 받은 신상정보가 담긴 e메일을 삭제하라는 e메일은 학업성취도 평가 담당팀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채점 일정은 원래 지난 1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채점 전 받아야 하는 연수를 거치지 않은 위원들이 많아 2일부터 시작됐다.

채점위원으로 참가한 한 교사는 “교육청과 학교별로 과목을 할당해 채점을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수를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 때문에 다들 하기 싫어한다”며 “충원을 못한 일부분은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일반인과 학생으로 겨우 채운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평가원은 수험생 자녀를 둔 교사의 가족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최근 4년간 11명을 수능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시킨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송현숙·정환보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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