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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요구' 논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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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지회 작성일19-04-15 20:54 조회1,1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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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회가 함께하고 있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요구' 논평입니다

[논평] 학생인권 보장의 발목을 잡아온 법령들을 즉각 개정하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요구를 환영하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0월 5일 정기 총회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와 제31조의 개정을 요구하기로 의결하였다. 협의회는 그 이유로 해당 조항들이 “학생인권 신장을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전국 시도 교육감들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하며, 정부의 조속한 응답을 촉구한다.

체벌 일부 허용인 것처럼 해석된 조항

이 두 조항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내용이다. 제31조에서는 8항 “학교의 장은 법 제1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지도를 할 때에는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하되,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부분이다. 2011년 개정 당시에는, 2010년 하반기 경기도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서울시 교육감이 체벌금지를 천명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시행령을 고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던 바 있다.
이 조항은 그 자체만으로는 체벌을 금지한 것으로 보이고 이전 내용에 비해 더 나아간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정부에서 이를 ‘도구나 신체를 이용하여 직접 때리지 않으면서 신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은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마치 체벌을 일부 허용하는 조항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 결과 여러 지역의 학생인권조례들이 이 조항을 벗어난다는 논란이 일었고,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벌이 계속되고 있으며 간접 체벌의 빈도는 한층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동복지법」 개정 등으로 학교·가정 등을 막론하고 체벌이 금지된 지금은 명백히 후진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루 빨리 오해의 여지 없이 체벌의 완전한 금지를 분명히 밝히는 내용으로 개정하여야 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 무효 소송 등에 이용된 조항

제9조에서는 1항에서 학교 규칙에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 및 학교 내 교육·연구활동 보호와 질서 유지에 관한 사항 등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기재한다고 한 부분이 학생인권 신장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 조항 역시 2012년 개정 당시 경기·광주·서울 등지에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비록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령 제9조 4항에 학교 규칙 제·개정시 학생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으나, 학생들의 참여권과 의견 반영을 보장할 방법이 없이 듣는 시늉만 해도 되는 선언적인 내용이었기에 실효성이 없었다.
이 조항 개정에 의해 학생인권조례가 무효가 되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하였고,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장이 학교 규칙에 의하여 두발·복장규제를 비롯하여 자의적으로 학생인권 침해를 해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였다. 또한 교육부가 학생인권조례 무효 소송을 제기할 때도,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를 각하할 때도 근거 조항으로도 활용되었다. 최근 서울시 교육감의 ‘두발자유화 선언’에 대해서도 이 조항을 위반한다는 시비가 일 만큼 학생인권 개선의 과정에서 그 해악은 명백하다. 학교 규칙의 기재 사항 중 학생의 인권을 자의적으로 침해하는 것을 정당화할 여지가 있는 내용을 삭제하고, 학교 규칙 제·개정시 학생의 참여권 역시 더욱 강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의 신속한 행동을 요구한다

이렇듯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와 제31조의 독소 조항들은 이명박 정부가 시도 교육감의 학생인권 개선 조치를 훼방 놓기 위하여 개정한 성격이 강하였다. 그러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이러한 조항들의 개정을 요구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가 ‘적폐 청산’의 차원에서도, 학생인권 보장의 차원에서도, 지방자치 강화의 차원에서도 해당 조항들을 조속히 개정하기를 바란다.
올해 불거진 ‘스쿨미투’ 사례 등은 물론이요 민주주의의 사각지대인 학교 안에서 학생인권 현실의 열악함은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정부와 국회는 해당 시행령 조항 외에도 고칠 점, 개선할 점은 없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학교 안에서 학생의 인권을 법령으로 보장하기 위해, 학교 규칙 제·개정을 비롯해 학교 운영에 학생들의 민주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신속하게 법 개정과 정책 수립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18년 10월 15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373개 시민사회·인권·청소년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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