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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 학교 실내 공기질 유지, 무엇이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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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지회 작성일18-06-06 20:48 조회2,8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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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실내 공기질 유지, 무엇이 최선일까? 

                          (  성남환경연합  )

 

최근 미세먼지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학부모들의 교실 내 공기청정기 설치 요구가 높다. 당장의 걱정을 덜기 위한 부모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실 내 공기청정기 설치로 생겨나는 부차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지난 5월 환경교육을 위해 학교 교실에 들어갔다.

공기가 덥고 탁해서 학생들에게 “얘들아 창문 열어 환기하고 수업 시작하자.”라고 말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반장이 손을 들었다.

“선생님, 오늘 미세먼지 나쁨이라 학교에서 창문을 열지 말라고 했어요.”

“너희는 이 공기가 불편하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덥고 답답하지만 미세먼지를 마시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요, 공기청정기도 돌아가고 있는데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가 잘 모르는 교실 공기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수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들아, 교실 공기의 질을 이야기 할 때 너희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학생들의 대답은 예상대로 ‘미세먼지 정도’였다. 이렇게 알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언론에서 교실 공기의 질은 미세먼지만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미세먼지 외에 다른 실내 공기질 항목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이산화탄소 농도이다.

학생들에게 간이측정기로 교실안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보여주었다.

측정기에 표시된 숫자는 2,800ppm 이다.

이 농도가 의미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학교보건법」에 의한 교실내부의 공기질 기준에 따르면, 미세먼지 100㎍/㎥이하, 이산화탄소 1,000ppm이하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학교 교실에는 최소 22명에서 최대 35명까지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1시간마다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 교실 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보통 1,800ppm을 넘어간다. 2시간이상을 환기하지 않으면 간이측정기로 측정이 불가능한 3,000ppm이상을 웃돌게 된다.

이산화탄소 관리기준은 1,000ppm이다.

한 시간만 창문을 닫고 있어도 관리 기준을 두 배 가까이 넘어선다.

이산화탄소 농도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450ppm까지 건강한 환기 관리가 된 레벨, 700ppm까지 장시간 있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실내 레벨, 1,000ppm까지는 건강 피해는 없지만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레벨, 2,000ppm까지는 졸림을 느끼는 등 컨디션 변화가 생기는 레벨, 3,000ppm까지는 어깨 결림이나 두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등 건강 피해가 생기기 시작하는 레벨, 3,000ppm이상이 넘어가면 두통,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오고 , 장시간으로는 건강을 해치는 농도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보됐을 때에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교실 내 미세먼지는 일부 감소하지만,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현실이 이러한데, 우리는 보통 날이 덥거나 춥거나 또는 미세먼지농도가 높을 때에는 교실 창문을 꼭 꼭 닫고 지낸다. 학교는 에어컨을 켜면 차가운 공기가 밖으로 나갈까, 난방을 켜면 따뜻한 공기가 차가워질까, 공기청정기를 켜면 더러운 공기가 교실로 들어올까 창문을 열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권고하기도 한다. 더욱이 “전기요금을 아껴야 하니 창문을 닫아주세요!”라고.


2018년 2월 교육부에 제출된 「초등학교 공기정화장치 효율성 평가 및 설치기준 등 마련연구」 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설치가 교실 미세먼지 농도 감소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실 내 공기청정기설치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아니라, 단지 학부모를 안심시키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실 내에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더라도 1~2시간 후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한다.


과연 우리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심각해지는 교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기 위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전자제품을 더 설치하자고 요구해야 할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소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환경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학교 안 유휴공간에 나무를 심거나 자가용 등교를 삼가하고, 학교 옆 주차를 자제 시키는 등 여러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미세먼지를 줄여 나가면서 언제든 교실 창문을 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수업을 끝내고 교실을 나가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거침없이, “얘들아, 창문 열고 환기하자!”라고 말하는 날들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성남환경운동연합 김현정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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