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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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종 작성일16-05-05 10:40 조회3,032회 댓글0건본문
너를 기다리며
- 세월호 참사 730일 / 최기종
너를 기다리며
돌아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오늘도 긴 하루
눈 감으면 눈에 선한 너를 기다리며
귀 기울이면 멀리서 다가오는 너를 기다리며
이제 나 그런 기다림 잊었노라.
너를 기억하며
물 아래 떨어진 너를 기억하며
맹골수도 깊은 곳
여린 날개 퍼덕거리는 너를 기억하며
꽃마차 타고 올 너를 기억하며
이제 나 그런 기억 잊었노라.
너를 노래하며
머리카락 길어지는 너를 노래하며
사이레스 울음 우는
아픔만큼 붉어지는 너를 노래하며
불러도 불러도 다함이 없는 너를 노래하며
이제 나 그런 노래 잊었노라.
너를 사랑하며
노랗게 노랗게 피어나는 너를 사랑하며
바람 불고 나뭇가지 흔들려도
물 위으로 솟구치는 너를 사랑하며
수직으로 나부끼는 깃발 같은 너를 사랑하며
이제 나 그런 사랑 잊었노라.
너를 기다리며
돌아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물 아래 눈물이 자라나서
기어이 인양될 진실, 너를 기다리며
기억의 콩나무 타고 돌아올 너를 기다리며
이제 나 그런 기다림 잊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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