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 교육은 시장에 맡겨둘 상품이 아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공공성을 강화하라.‘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연일 서울하늘위로 국민들이 외치는 헌법 1조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을 맞으며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촛불을 들며 분노하고 있다. 광우병 협상으로 촉발된 청소년들의 촛불은 입시경쟁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반발이 기저에 깔려있다. 출범 100일을 맞는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4년 9개월이 남아있다. 이제라도 촛불을 밝힌 국민들의 심정을 사려깊게 헤아려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인수위 시절부터 어설프게 발표한 영어몰입교육 등 교육정책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혼란에 직면하게 하였고 중학교 일제고사 부활에 이은 4.15 학교자율화 조치 발표는 교육현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4.15 학교자율화 조치를 발표한 후 중학교에서는 보충수업이 전면적으로 확대되어가고 있고, 사설 학원 모의고사를 허용하여 전국 고등학교는 시험보는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살인적인 입시경쟁은 중학교에서 부터 시작되어 방과후 학교에서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반편성을 유도하는 등 정도를 넘어선 경쟁 제일 주의에 기름을 붓고 있다.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공약은 어디로 갔는가? 통계청은 정권 출범 초기 사교육비가 작년에 비해 16%가 늘어났다고 발표하였다. 교육은 시장에서 사고 파는 상품이 아니다. 모든 것을 시장에 내놓으면 자율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시각은 우리 교육을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의무교육기관인 중학교에서 여전히 학교운영지원비를 징수하고 있고,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살아가야한다. 여기에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기위해 사교육비는 끝도 없이 오르고 있다. 자율형사립고가 더 늘어나고 특목고 설립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면 결국 대학가는 경쟁은 격화될 것이다.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화는 고교 3년간의 학습결과보다는 수학능력시험의 결과를 중시하게 만들고 우수학생 골라뽑기에만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대학 당국은 학문의 연구보다는 돈벌기에 급급하고 기업의 요구에 충실하게 되니 대학교육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게 될 것이다. 국가는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보통교육을 책임지고 해야한다. 국가가 교육재정을 전적으로 부담하겠다고 나서야하는 것이지 국가의 책임은 피해가고 민간영역으로 부담하게 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최상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하는 것이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 되묻고 싶다. 교육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사회, 교육받는 동안 교육비 걱정없는 사회, 사교육보다는 학교교육만으로도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그들만의 논의의 장에서 벗어나 학생, 학부모, 교사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야한다. 정책 수립과정에서 의견수렴의 과정을 생략한다면 이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민들의 촛불은 더 뜨겁게 타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출범 100일을 맞는 이명박 정부는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위기가 단순한 정책하나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함께 할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교육현장의 교사들의 목소리를,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권고한다. 2008년 6월 3일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