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 | 5 8잃어버린 어버이날, 기억과 행동을 향한 다짐문화제 학부모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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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5-06 06:42 조회2,24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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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어버이날, 기억과 행동을 향한 다짐문화제 학부모 선언문
팽목에서, 우리 다시 손 맞잡자!!
세월호 참사 752일, 아이들이 별이 된 후 세 번째 맞는 어버이날입니다. 그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잊지 않겠다. 행동 하겠다’는 다짐은 이어졌지만, “뭐가 달라졌나요?”라고 아이들이 물으면 여전히 궁색한 대답만 내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참사의 진실은 감춰지고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이유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은 여전히 자식의 죽음 앞에 슬픔조차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채, 광화문과 안산, 진도를 오가며 진실규명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의 세월이 긴 악몽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아이들의 간절한 유훈이 있기에, 매일매일 한결같이 전국을 누비며 진실을 향한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버팁니다. 그 세월이 장장 750여 일입니다. 돈 흔들며 능욕하는 현 정권과 당당히 맞서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힘겨운 소송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참사 앞에 자신의 아이는 잃었지만, 미래의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은 안전사회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고난에 찬 행군의 연속입니다.
기억과 진실을 향한 긴 여정에 특별조사위원회의 역할은 너무나 막중합니다. 그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권한을 주지 않아 진실규명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특조위의 지위와 역할을 규정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의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반드시 특별법은 개정되어야 합니다.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을 선체인양 후 6개월간 연장, 특조위 예산 관련 기획재정부와 직접 협의권 부여, 특조위에 수사권한(특별사법경찰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겨야 합니다. 그래야만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한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있습니다. 19대 국회는 이번 임기가 끝나기 전에 국민 앞에 ‘특별법 개정’으로 화답해야 합니다.
다행히 20대 국회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세력이 다수 원내에 진출했습니다. 아이들의 뜻이 우리 국민의 가슴에 새겨진 결과입니다. 그 뜻을 잘 받들어 4·16 이후 학교와 교육을 바꾸는 일에 매진해야 합니다. 여소야대 국회 구성을 이루어 낸 국민의 힘을 믿고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모아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더 강고하게 함께 손 맞잡고 어깨 걸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만이 우리 아이들의 목숨이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단원고 교실 존치문제는 ‘그 교실이 단순히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공부했던 추억어린 공간으로서 추모 장소’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윤보다는 생명, 경쟁보다는 협력, 속도보다는 방향, 성장의 크기보다는 행복의 크기가 중요함을 각인시키고 견인할, 4·16 이후의 교육 체제가 태동해야 할 공간이기에 존치되어야 합니다.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효율성 운운하며 교실존치를 유가족의 이기심으로 몰고 가는 패륜 행위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현재, 세월호 선체인양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인양의 전 과정이 은폐된 채 진행되고 있는 점이 불안합니다. 선체에는 참사의 증거가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온전한 인양이 관건입니다. 또한 세월호 안에는 아직 수습되지 못한 9명이 있습니다. 그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온전하게 인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인양과정을 공개하고 유가족의 촬영을 돕겠다는 약속마저 저버렸습니다. ‘감추는 자가 범인임’을 자인한 셈입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유가족의 촬영을 보장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온전하게 인양해서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진 학부모입니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국가가 존재함을 믿고 모든 정책과 제도에 순응하며 살았습니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자 역할로 알고 ‘가만히 있으라’고 아이들을 옥죄며 살았습니다. 우주를 품을 수 있는 아이를 한낱 대학에 목매는 아이로 키웠습니다. 잘못이었음을, 국가에 속았음을,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음을 ‘세월호 참사’라는 큰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것이 이윤임을 알았습니다. 부패와 비리의 축적물이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음에도 반성은커녕 국민 앞에 갑질하는 대통령을 보았습니다. 적폐의 정점이 대통령임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살아가는 나날이 괴롭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그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는 임무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기에 국가를 향해 외칩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4·16 이전을 반성하며 우리 학부모들은 이곳, 별이 된 아이들의 영혼이 머무는 팽목항에서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며 아이들 앞에 다짐합니다. 멈춰버린 가슴속 시계를 부여잡고 맹세합니다.
- 세월호가 남긴 교훈, 이윤보다 생명, 경쟁보다는 협력, 속도보다는 방향, 성장의 크기보다는 행복의 크기가 중요함을 교육과정에 담길 수 있도록 교육체제를 바꾸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참사를 통해 되새겼습니다. 경쟁교육의 첨병이 되어 현재의 행복을 유예시키도록 강요했음을 반성합니다. 반성을 넘어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제도와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교육을 사적 영역화하는 정책에 순응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국가 중심의 서열주의 경쟁교육에 우리 아이들을 내몰지 않겠습니다.
- 극단적 이윤추구의 탐욕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뇌리에 새기겠습니다.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고, 부패와 비리의 주범,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은 정부! 반드시 심판할 것입니다.
- ‘가만히 있으라’에 항거할 줄 알고 학교공동체에 참여하여 학생자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 4·16의 기억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우리 사회의 기억이 되어야 합니다. ‘잊으라.’ 강요하는 세력과 당당히 맞서 싸워나가겠습니다.
-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은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업입니다. 그 과업 완수를 위해 학부모들과 연대하여 싸워나가겠습니다. 유가족만의 싸움이 되지 않도록 연대의 틀을 공고히 다져나가겠습니다.
- 불의한 정권, 퇴진하는 그 날까지 끝까지 싸워나가겠습니다.
2016. 5. 6.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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