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글 나눔 | 5월 17일 회원만남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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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회 작성일23-05-31 16:59 조회99회 댓글0건본문
2023년 5월 17일 회원만남의 날
조난주(흙마음)
아~주 오래간만에 열린 회원 만남의 날이었습니다. 마지막 모임이 언제였던가... 참학 카톡방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2020년 10월 23일이었네요. 무려 2년 7개월 만에 마스크 벗고 만난 회원 만남의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모처럼 미세먼저 농도를 알리는 그래프가 푸른색이었고 하늘도 푸르렀습니다. 바람엔 벌써 여름이 실려 왔나 뜨뜻했습니다.
박이선 쌤과 김인숙 언니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셨고 저랑 양완씨가 도착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마스크를 벗고 만나니 만남이 새로웠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절제, 단절, 금욕?의 세월은 이렇게 끝나나 봅니다.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느라 수다삼매경인 틈에 우리 위치를 찾는 원현정씨가 전화를 했지만 못 받았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보이는 자리에서 누가 봐도 눈에 띄게 떠들썩한 우리를 그냥 지나칠 순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원현정씨까지 다섯 명이 모여 호수공원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한 줄로 걷는 산책로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오가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래간만에 만난 우리에게 한 줄서기는 수다 대형이 아닌 것 같아 전통공원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연못의 수련은 딱 제때를
만났는지 아름다웠고 우리는 예쁜 꽃의 자태에 말이 더 많아졌습니다. 연못 앞 그네를 타고 사진도 찍고 오월의 호수공원을 즐겼습니다.
연못으로 난 데크에 올라가 파랗게 올라온 연잎을 봤습니다. 햇볕 쬐러 올라온 거북이들과 달여 먹으면 열 명의 산모도 거뜬히 일으켜 세울 듯한 어마무시한 크기의 잉어와 63빌딩 수족관에나 있을 법한 큰 금붕어를 봤습니다. 걔들도 우리를 구경했습니다. 잉어는 농구 골대마냥 크게 입을 벌리고 준비해온 먹이를 던질 곳은 여기다! 라고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우린 생태계를 자연스럽게 보존하는 편이라 호응을 해줄 무엇이 없었습니다.
원현정씨와 저는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호수공원의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에게 호수공원은 운동만 하러 오던 곳이었나 봅니다. 걷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게 적당한 거리와 속도에 맞춰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걷느라 트랙 안쪽의 경치를 감상할 기회가 없었나 봅니다. 바삐왔다 바삐가기만 했던 여유 없는 일상이었는데 느긋하게 걸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장미원엔 장미가 흐드러지게 폈습니다. 죄송하게도 장미원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이렇게 공들여 가꾼 곳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외국사는 울 언니는 해마다 이 시기만 되면 호수공원의 장미 안부를 물어왔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그럴 만 했습니다. 유럽의 왕실 장미정원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쁜 것들이 대거 모여있으니 젤 이쁜 거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미운 오리새끼 동화에서 오리들 무리에 있어서 빛났던 백조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시겠죠?ㅋ
2020년 10월의 회원만남의 날 사진을 보니 우리가 걸었던 코스와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셨더라구요. 다른 점은 그때는 햇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이 차게 느껴졌다던 초가을이었고 올해는 꽃들 만발한 5월입니다. 그때는 황명숙씨와 장은정씨와 이효영씨가 계셨고 오늘은 김인숙 언니와 원현정씨와 제가 있습니다. 늘 변함없는 참석자 박이선씨와 김양완씨가 그때와 지금의 공통점입니다.
점심을 맛나게 먹기 위한 몸 깨우기을 끝내고 옥류담에서 냉면을 먹었습니다. 시원한 냉면이 딱 맞는 더운 날씨였습니다. 커피를 마시러 갔습니다. 김인숙 언니가 아직 고교평준화가 되지 않아 어린 나이에 패배감을 안고 사는 파주 아이들 얘기를 하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김양완씨는 고교평준화가 된지 오래된 일산에서 아직도 똥통 학교라 부르는 어른들이 있다는 우스운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양시의 고교평준화가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로 옮겨 갔습니다. 98년부터 고양지회가 성남, 부천, 군포, 고양 4개 지역 평준화를 준비하는데 앞장섰고 2002년 평준화 학생 배정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평준화 논의를 하면서 외곽에 있는 벽제고는 고양외국어고등학교로 전환하기로 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우리 참교육 고양지회가 일궈낸 고교평준화를 위한 노력 일부분을 짧게나마 듣게 됐습니다. 저희가 모르고 살았던 우리 고양지회 활동이었습니다. 우리 지회의 그간의 전진과 노고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문뜩 울컥해졌습니다. 이런 소중한 역사를 일궈낸 우리 참학이 해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엔 흥망성쇠가 있답니다. 그런 거 같습니다.
제가 일구던 것과 몸 담았던 곳, 흥망성쇠의 어느 시점에 함께 있었으나 지금은 옛것이 되고 만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 신체와 의지가 왕성한 기운을 가졌을 때는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 시작했으니 끝이라 여겨지는 때에는 정리도 미련없이 했습니다. 때를 다했다고 생각되는 것의 가치를 운운하며 붙들고 있는 분들이 답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왕성한 활동력도 회생을 가능케 할 경제력도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몸담고 있는 것들이 소중합니다. 함께하고 있는 분들이 더없이 고맙습니다.
온 지구를 덮쳤던 코로나 19는 세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약하고 시들고 느슨했던 것들은 존재를 잃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약하고 시들어 곧 처분될까 두려워 오래된 것의 가치를 자꾸 찾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흥망성쇠’ 그냥 망하고 쇠하다 끝나는 건가 싶어 새삼스럽게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나라 또는 집안 등이 융성했다가 망하고 다시 흥하는 것처럼 ‘순환’하는 세상의 이치를 가리키는 표현‘이랍니다.
얼마 전에 언니가 새롭게 그리기 시작했다며 해바라기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언니는 그동안 물이 올라 터질듯하게 생생한 화려한 꽃들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이번 그림은 찬란한 시절을 보내고 시들어 말라가고 있는 해바라기였습니다. 꽃 머리 가득 씨앗이 가득 차 무거운 고개를 떨군 거뭇거뭇한 빛의 해바라기였습니다. 언니는 나 같다며, 우리 같다며 그래서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 억지스러운 긍정 아니냐며 언니한테 쳇쳇 대면서도 말라가는 해바라기도, 그걸 선택해 그린 언니도, 그걸 보고 안타까운 나도 모두 이해가 되는 듯했습니다.
앗! 가을도 아닌데 너무 센티멘탈해졌습니다.ㅋ
우야든동 회원만남은 즐거웠고 다음 달 회원만남엔 많은 회원들 보고 싶다는 말씀입니다. 다음 달엔 누가 더 많은 씨앗을 품고 익혀가고 있는지 겨뤄보기로 해요~. 선배님들 회원님들 가끔 뵙길 기대합니다.^^
조난주(흙마음)
아~주 오래간만에 열린 회원 만남의 날이었습니다. 마지막 모임이 언제였던가... 참학 카톡방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2020년 10월 23일이었네요. 무려 2년 7개월 만에 마스크 벗고 만난 회원 만남의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모처럼 미세먼저 농도를 알리는 그래프가 푸른색이었고 하늘도 푸르렀습니다. 바람엔 벌써 여름이 실려 왔나 뜨뜻했습니다.
박이선 쌤과 김인숙 언니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셨고 저랑 양완씨가 도착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마스크를 벗고 만나니 만남이 새로웠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절제, 단절, 금욕?의 세월은 이렇게 끝나나 봅니다.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느라 수다삼매경인 틈에 우리 위치를 찾는 원현정씨가 전화를 했지만 못 받았습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보이는 자리에서 누가 봐도 눈에 띄게 떠들썩한 우리를 그냥 지나칠 순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원현정씨까지 다섯 명이 모여 호수공원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한 줄로 걷는 산책로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오가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래간만에 만난 우리에게 한 줄서기는 수다 대형이 아닌 것 같아 전통공원 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연못의 수련은 딱 제때를
만났는지 아름다웠고 우리는 예쁜 꽃의 자태에 말이 더 많아졌습니다. 연못 앞 그네를 타고 사진도 찍고 오월의 호수공원을 즐겼습니다.
연못으로 난 데크에 올라가 파랗게 올라온 연잎을 봤습니다. 햇볕 쬐러 올라온 거북이들과 달여 먹으면 열 명의 산모도 거뜬히 일으켜 세울 듯한 어마무시한 크기의 잉어와 63빌딩 수족관에나 있을 법한 큰 금붕어를 봤습니다. 걔들도 우리를 구경했습니다. 잉어는 농구 골대마냥 크게 입을 벌리고 준비해온 먹이를 던질 곳은 여기다! 라고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우린 생태계를 자연스럽게 보존하는 편이라 호응을 해줄 무엇이 없었습니다.
원현정씨와 저는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호수공원의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에게 호수공원은 운동만 하러 오던 곳이었나 봅니다. 걷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게 적당한 거리와 속도에 맞춰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걷느라 트랙 안쪽의 경치를 감상할 기회가 없었나 봅니다. 바삐왔다 바삐가기만 했던 여유 없는 일상이었는데 느긋하게 걸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장미원엔 장미가 흐드러지게 폈습니다. 죄송하게도 장미원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이렇게 공들여 가꾼 곳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외국사는 울 언니는 해마다 이 시기만 되면 호수공원의 장미 안부를 물어왔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그럴 만 했습니다. 유럽의 왕실 장미정원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쁜 것들이 대거 모여있으니 젤 이쁜 거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미운 오리새끼 동화에서 오리들 무리에 있어서 빛났던 백조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아시겠죠?ㅋ
2020년 10월의 회원만남의 날 사진을 보니 우리가 걸었던 코스와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셨더라구요. 다른 점은 그때는 햇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이 차게 느껴졌다던 초가을이었고 올해는 꽃들 만발한 5월입니다. 그때는 황명숙씨와 장은정씨와 이효영씨가 계셨고 오늘은 김인숙 언니와 원현정씨와 제가 있습니다. 늘 변함없는 참석자 박이선씨와 김양완씨가 그때와 지금의 공통점입니다.
점심을 맛나게 먹기 위한 몸 깨우기을 끝내고 옥류담에서 냉면을 먹었습니다. 시원한 냉면이 딱 맞는 더운 날씨였습니다. 커피를 마시러 갔습니다. 김인숙 언니가 아직 고교평준화가 되지 않아 어린 나이에 패배감을 안고 사는 파주 아이들 얘기를 하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김양완씨는 고교평준화가 된지 오래된 일산에서 아직도 똥통 학교라 부르는 어른들이 있다는 우스운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양시의 고교평준화가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로 옮겨 갔습니다. 98년부터 고양지회가 성남, 부천, 군포, 고양 4개 지역 평준화를 준비하는데 앞장섰고 2002년 평준화 학생 배정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평준화 논의를 하면서 외곽에 있는 벽제고는 고양외국어고등학교로 전환하기로 한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우리 참교육 고양지회가 일궈낸 고교평준화를 위한 노력 일부분을 짧게나마 듣게 됐습니다. 저희가 모르고 살았던 우리 고양지회 활동이었습니다. 우리 지회의 그간의 전진과 노고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문뜩 울컥해졌습니다. 이런 소중한 역사를 일궈낸 우리 참학이 해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엔 흥망성쇠가 있답니다. 그런 거 같습니다.
제가 일구던 것과 몸 담았던 곳, 흥망성쇠의 어느 시점에 함께 있었으나 지금은 옛것이 되고 만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내 신체와 의지가 왕성한 기운을 가졌을 때는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 시작했으니 끝이라 여겨지는 때에는 정리도 미련없이 했습니다. 때를 다했다고 생각되는 것의 가치를 운운하며 붙들고 있는 분들이 답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왕성한 활동력도 회생을 가능케 할 경제력도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몸담고 있는 것들이 소중합니다. 함께하고 있는 분들이 더없이 고맙습니다.
온 지구를 덮쳤던 코로나 19는 세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약하고 시들고 느슨했던 것들은 존재를 잃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약하고 시들어 곧 처분될까 두려워 오래된 것의 가치를 자꾸 찾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다.
‘흥망성쇠’ 그냥 망하고 쇠하다 끝나는 건가 싶어 새삼스럽게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나라 또는 집안 등이 융성했다가 망하고 다시 흥하는 것처럼 ‘순환’하는 세상의 이치를 가리키는 표현‘이랍니다.
얼마 전에 언니가 새롭게 그리기 시작했다며 해바라기 그림을 보여줬습니다. 언니는 그동안 물이 올라 터질듯하게 생생한 화려한 꽃들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이번 그림은 찬란한 시절을 보내고 시들어 말라가고 있는 해바라기였습니다. 꽃 머리 가득 씨앗이 가득 차 무거운 고개를 떨군 거뭇거뭇한 빛의 해바라기였습니다. 언니는 나 같다며, 우리 같다며 그래서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저는 너무 억지스러운 긍정 아니냐며 언니한테 쳇쳇 대면서도 말라가는 해바라기도, 그걸 선택해 그린 언니도, 그걸 보고 안타까운 나도 모두 이해가 되는 듯했습니다.
앗! 가을도 아닌데 너무 센티멘탈해졌습니다.ㅋ
우야든동 회원만남은 즐거웠고 다음 달 회원만남엔 많은 회원들 보고 싶다는 말씀입니다. 다음 달엔 누가 더 많은 씨앗을 품고 익혀가고 있는지 겨뤄보기로 해요~. 선배님들 회원님들 가끔 뵙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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