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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글 나눔 | 우리 딸 결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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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회 작성일22-03-03 15:24 조회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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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결혼했어요
이현숙(역사모)

 낼 모레 3.1절,  이제 추위가 가나봅니다. 햇살이 좋아 자꾸만 마당으로 나가 해바라기를 합니다. 기를 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다시 구례로 와서 4개월, 일산 집에서 한 달 반을 보냈으니 온전히 이곳에서 지낸 건 아니었지요. 한 겨울 지내고 내려왔는데도 겨울 끝자락이 길더군요. 사는 곳이 오래된 농가라 겨울 지내기엔 많이 춥지요. 남쪽 지방인데도 그렇습니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탓도 있겠지요. 그래도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 고마워하며 보내다 보니 봄이 왔습니다.

 2월초 딸 아이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3주 전인데 그런 일이 있었나 까마득합니다. 큰 일 잘 치루고 시골에 내려와 고요히 햇살 즐기는 일에 빠져 있을 수 있어 다행이다 싶긴 합니다.

 지난 해 4월에 딸 아이가 사귀고 있던 사람을 처음 만나고 6월에 식장 잡고 9월에 상견례... 이렇게 진행되기 시작한 결혼식. 웨딩플래너 계약해서 아이들이 알아서 하니까 부모가 할 일은 별로 없더군요. 폐백이다 예단 예물이다 생략하니까 더욱 그랬죠. 크게 걱정할 일도 별로 없고... 물론 코로나는 걱정됐죠. 자꾸 새로운 상황이 생기니.

  결혼식 날이 한 달쯤 앞으로 다가오니까 슬슬 긴장이 됐습니다. 준비가 잘 되었는데도 거한 식을 한다는 자체에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당일. 내 결혼식 이후 첨으로 풀메를 받고 남편과 혼주 자리에 섰습니다. 반가운 분들이 보이고...그렇게 시간이 가고 식이 진행되고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고 결혼하는 아이들, 풍성하게 복 받은 날이었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에 함께한지 24년, 함께 아이 키우던 지난 시간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서로 나눴던 의미있는 시간으로 아이가 자라고 한 성인이 되어 새로운 삶의 자리에 섰습니다. 여전히 관심 갖고 축하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사위를 보니 신기하더군요. 잘 해줘야지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줄 알았는데 절로 잘 되는 겁니다. 아버지 어머니하고 잘 따르고 친근감이 있게 하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어색함 없이 사위에게 잘하는 내가 대견했다 하면 좀 이상한건가요.

 시골에 와 있으면 "언제 와"톡 보내던 딸. 좋아하는 사람과 짝 맺어 독립시켜 놓으니 역시 한 걱정 덜게 됐습니다. 혼자 독립해 살아도 충분한 나인데도 부모 맘엔 어쩔 수 없이 걱정이 많더군요. 우리도 온전히 독립할 것 같습니다. 결혼식 끝내고 난 후 남편도 저도 큰 수고했다 큰일 했다 서로 뿌듯한 인사 나누고 우리가 더욱 돈독해졌다 웃었습니다.

시골에서 단순, 돈독하게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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