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글 나눔 | 2021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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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회 작성일21-10-01 15:34 조회202회 댓글0건본문
2021년 추석
김인숙(글나누리)
내겐 추석이 늘 조용했다. 고독한 아버지는 소박한 명절을 지내셨다..그땐 귀성 행렬이 부러웠다.
결혼하고 이십 몇 년 시댁 제사 지내러 대전까지 귀성 행렬에 끼긴 했는데 고생길 시작이었다. 차는 밀리고 가자마자 쪼그리고 앉아 전 부치고. 형님 허리 아프면서는 온갖 무거운 건 나를 시키시고.ㅠㅠ.
그게 못마땅해 투덜댔지만 형님 앞에선 내색도 못하고 남편만 괴롭혔다. 이 남편 그럼 안 된단 말 하지도 않고 함께 흉봐서 오래 화내지도 못했다. 다 전략이었는데 그걸 몰랐다.ㅎㅎ
형님이 허리 아프다며 제사 못 지낸지도 몇 년 됐다. 것도 형님의 전략이란 생각이 들지만 아프다며 집안 일 손 떼시니 할 말을 잃다. 아주버님 은퇴와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지니 꼼수랄 수밖에...(내가 못된 동서 맞다...)
세월이 흘러 사위도 보고 손녀도 태어났다. 백년 손님이라지만 손녀 돌보며 자주 보니 명절이라고구 태여 장인댁 방문도 형식적이긴하다. 그래도 요 몇년 생긴 새로운 풍경이라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됐는데...
하필 남편이 재취업해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형태가 되니 우리집 방문할 날짜를 못 잡았다. 그래 합의된 게 추석 지나고 주말로 잡다. 난 주말 저녁 뭘 먹나 고민하고 손녀는 뭘 먹이나 신경쓰여 새벽부터 서성이며 먹을 걸 준비했다. 콩나물국과 광어조림은 손녀주려고..
그러다 남편과 시비가 붙었다. 한 달 전에 도서관 줌 강의 신청한 게 그날이었다. 애들 그날 오기로 한 건 일주일 전에 결정된거고. 남편은 오전에 트레이더스 가야겠대서 아들과 둘이 다녀오랬다. 헐..둘 다 불만이네..ㅠㅠ
홧김에 남편이 애들 오지 말라고 하겠단다. '맘대로 하시라' 하고 난 나대로 화가 났다. 냉담 모드로 낮 시간을 보냈다. 모임은 파토나고. 그간 신경 쓴 게 허사가 됐다.
결국 그 밤에 남편이 잠자리에서 내 발목 붙잡고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요즘 우린 어쩌다 요를 서로 반대로 잔다. 남향 북향 따지다가 난 편한대로 걍 서향으로 돌아갔다..)
에휴..속도 없지..
걍 마음이 풀어져 말을 다시 하게 되다.
실은 날마다 봐도 손녀는 보고싶었는데 오지말라해서 남편이 무지 원망스러웠다. 사위주려 갈비탕 갈비찜 생선조림 해놨는데 우리 끼리 다 먹어치우다. 돈만 쓴 셈이다.
돈 낭비하고 만남은 취소되고 마음은 우울한 추석이었다.
그래선지 몸살기운이 찾아온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오는게 맞네...맞아!!!
김인숙(글나누리)
내겐 추석이 늘 조용했다. 고독한 아버지는 소박한 명절을 지내셨다..그땐 귀성 행렬이 부러웠다.
결혼하고 이십 몇 년 시댁 제사 지내러 대전까지 귀성 행렬에 끼긴 했는데 고생길 시작이었다. 차는 밀리고 가자마자 쪼그리고 앉아 전 부치고. 형님 허리 아프면서는 온갖 무거운 건 나를 시키시고.ㅠㅠ.
그게 못마땅해 투덜댔지만 형님 앞에선 내색도 못하고 남편만 괴롭혔다. 이 남편 그럼 안 된단 말 하지도 않고 함께 흉봐서 오래 화내지도 못했다. 다 전략이었는데 그걸 몰랐다.ㅎㅎ
형님이 허리 아프다며 제사 못 지낸지도 몇 년 됐다. 것도 형님의 전략이란 생각이 들지만 아프다며 집안 일 손 떼시니 할 말을 잃다. 아주버님 은퇴와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지니 꼼수랄 수밖에...(내가 못된 동서 맞다...)
세월이 흘러 사위도 보고 손녀도 태어났다. 백년 손님이라지만 손녀 돌보며 자주 보니 명절이라고구 태여 장인댁 방문도 형식적이긴하다. 그래도 요 몇년 생긴 새로운 풍경이라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됐는데...
하필 남편이 재취업해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형태가 되니 우리집 방문할 날짜를 못 잡았다. 그래 합의된 게 추석 지나고 주말로 잡다. 난 주말 저녁 뭘 먹나 고민하고 손녀는 뭘 먹이나 신경쓰여 새벽부터 서성이며 먹을 걸 준비했다. 콩나물국과 광어조림은 손녀주려고..
그러다 남편과 시비가 붙었다. 한 달 전에 도서관 줌 강의 신청한 게 그날이었다. 애들 그날 오기로 한 건 일주일 전에 결정된거고. 남편은 오전에 트레이더스 가야겠대서 아들과 둘이 다녀오랬다. 헐..둘 다 불만이네..ㅠㅠ
홧김에 남편이 애들 오지 말라고 하겠단다. '맘대로 하시라' 하고 난 나대로 화가 났다. 냉담 모드로 낮 시간을 보냈다. 모임은 파토나고. 그간 신경 쓴 게 허사가 됐다.
결국 그 밤에 남편이 잠자리에서 내 발목 붙잡고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요즘 우린 어쩌다 요를 서로 반대로 잔다. 남향 북향 따지다가 난 편한대로 걍 서향으로 돌아갔다..)
에휴..속도 없지..
걍 마음이 풀어져 말을 다시 하게 되다.
실은 날마다 봐도 손녀는 보고싶었는데 오지말라해서 남편이 무지 원망스러웠다. 사위주려 갈비탕 갈비찜 생선조림 해놨는데 우리 끼리 다 먹어치우다. 돈만 쓴 셈이다.
돈 낭비하고 만남은 취소되고 마음은 우울한 추석이었다.
그래선지 몸살기운이 찾아온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오는게 맞네...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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