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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글 나눔 | 영화 후기 - 컨테이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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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회 작성일20-10-02 14:28 조회2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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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Contagion)을 보고

                          박이선(글나누리)

 “우째 이런 일이 다 있노... 세상에 살다 살다 별 일이 다 있다.”
 넉넉한 한가위라지만 가족모임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충실하게 이행하기로 하고 각자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전화로 안부를 물으니 85년을 살아온 친정엄마가 전화 수화기를 통해 이런 세상을 다 본다고 하신 것이다.
 8개월이 넘도록 코로나 19는 우리 삶을 흔들어놓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사람 간 접촉도 최소로 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바이러스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얼마 전 본 영화 ‘컨테이젼’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와 판박이 상황을 담고 있다. 2011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마치 2020년을 예견이라도 한 듯하다.

 영화의 마지막부분에 바이러스의 전파경로가 나온다. 다국적 기업이 숲을 파괴하고 개발을 하던 중 박쥐가 바나나를 먹고, 그 바나나가 돼지 농장에 떨어져 돼지가 먹고, 그 돼지가 도축되어 음식점으로 팔려가고, 그 돼지를 만진 주방장이 손을 씻지 않고 식당을 방문한 다국적 기업 직원과 악수를 하면서 바이러스는 수천 명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알지 못한 바이러스의 정체는 기침을 하거나 사람 간 한 순간 접촉으로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다국적 기업 직원은 원인 모를 발작으로 사망하고 이 직원과 접촉한 사람들도 죽어간다. 기침, 발열, 거품을 문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와 WHO는 역학조사를 벌이며 감염경로를 파악한다. 한편, 백신 개발을 둘러싸고 암투가 벌어지고, 백신을 먼저 선점하려는 욕심도 드러나고, 개나리꽃 액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퍼트려 이익을 얻는 사람도 나타나고, 제약회사의 주가가 상승하고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 세상과 많이 닮았다. 

 영화에서도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다. 카지노에서 옆 사람 어깨를 만지고, 공항에서 음료를 사고 신용카드를 직원에게 건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기침을 하고, 헬스클럽에서 샤워를 하고, 회의를 한 후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감염되어 사망하기 까지 한 명에서 10억 명에게 전염되는 데는 30번에 거쳐 120일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사는 세상의 의미가 코로나 19를 겪으며 바뀌고 있다.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려워지고 있다. 공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반대편에 오는 사람을 피해 걸어가고 있는 나를 보니 낯선 생활 패턴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고 있는 와중인데도 말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고 개발에 치중한 나머지 자연이 보내온 경고를 무시한 것의 결과라고 한다. 기후위기는 현실화 되고 있다. 툰드라 지역이 녹고 오래된 동물의 사체가 드러나면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바이러스가 언제 등장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세계 인구의 1/5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사스, 메르스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였다면 코로나 19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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