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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글 나눔 | 입춘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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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회 작성일21-03-02 14:39 조회3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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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길(立春大吉)
 
박이선(글나누리)

 입춘이 지났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이라니까 몸으로 느끼는 날씨보다 마음이 더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해마다 입춘이면 대문에 여덟 팔자로 ‘입춘대길, 건양다경’을 붙여 놓고 한 해의 희망을 기원하던 풍습을 실제로 해보지 못하였습니다. 남편이 은퇴하고 십여년 전에 하다 그만 두었던 서예를 다시 쓰기 시작하자 입춘첩을 써보라고 했습니다.
 해서체, 예서체로 연습삼아 써서 낙관도 찍고 현관문 밖에 시간 맞추어 붙여보았습니다. 봄을 기다리며 올 한해 좋은 기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요. 작년에는 형님댁과 친정어머니께도 드렸습니다. 너무도 좋아하시더군요. 별 것 아닌데 아마도 내가 입춘첩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서와 비슷해서인가보다 하였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서체로 써달라고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주민센터 서예반에 나가지 못하니 집에서 유투브를 틀어놓고 며칠 연습을 하더군요. 저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서체가 주는 부드러움과 즐거움이 있더라구요. 정자로 쓴 것과는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장난스러운 글자도 많고 보는 너희가 읽을 줄 알든 모르든 예술적 감각을 뽐내는 글자도 많습니다. 내가 직접 쓰지는 못하니 크기도 작게 써달라 해서체도 쓰고 예서체로도 써달라 주문이 많았습니다. 일주일 쯤 열심히 쓰더니 입춘첩이 완성되었습니다.

 2월 3일. 12시에 입춘첩을 현관 앞에 붙였습니다. 명리학에서도 입춘부터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거든요. 
 남편이 설명해 주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 설립자는 사람이 땅에 서있는 모습이고 봄춘자는 땅을 뚫고 올라오는 풀을 뜻합니다. 클대는 사람이고 길할 길은 틀을 벗어나 새로와진다는 글자이고, 건양다경의 경사경자는 사슴머리에 마음심자가 들어가 잔치때면 사슴고기를 먹고 즐겁게 놀았답니다.
 건양은 봄볕이죠. 봄이 오는것 자체가 축복이고 혹독한 겨울의 틀을 깨고 올라오는 새로운 환경이니 크게 길하고 좋은 일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걸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풍습입니다“.

 이렇게 써놓은 것을 보니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합니다. 내친 김에 형님 댁에도 드리기로 했습니다. 둘째 형님도 내심 기다리고 계셨나봅니다.
 입춘이 지나자 해의 기운도 달라지고 봄꽃을 피우려는지 나무의 기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가롭고 단조롭기 그지없는 코로나의 일상에 창으로 드는 해를 바라보니 찬란한 봄을 간절히 기다리게 됩니다. 4월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봄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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