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방

Home > 소모임방

회원글 나눔 | 지리산, 여수

페이지 정보

고양지회 작성일19-11-01 15:07 조회414회 댓글0건

본문

지리산을 거쳐 여수로

박이선(흙마음)

 어찌하다보니 이 조합으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참학 전 회장이었던 장은숙, 윤숙자, 최은순씨와 사무처장을 지낸 전은자씨 그리고 나.
 사연인즉, 지난 8월 현재 베트남에서 남편이 하는 건설업을 지원하고 있는 장은숙씨가 한국에 들어와서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참여하지 못했다. 내가 미안해하니까 “10월에 세계 한상대회에 참여하기 때문에 여수에 오니까 그때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자고 한 것이 여수여행으로 성사된 것이다. 참교육학부모회에서 알게 되었고 본부 임원으로 활동해온 다섯 사람은 함께 한 시간은 많으나 그리 끈적한 관계도 아니었는데 여행을 하게 되다니 이게 뭐지? 하면서 동서울터미널로 향했다.
 
 동서울을 떠난 버스는 인월행으로 우리는 실상사에서 광주에서 운전해서 도착한 최은순씨와 만나 오카리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한태주네 집에서 하루 머물렀다. 그 집은 장은숙씨의 시숙과 동서, 조카가 사는 집이다. 지리산 산내면 산 자락 끄트머리에 아담한 황토집을 짓고 아름다운 오카리나 선율을 빚어내고 아버지의 기타 반주가 어우러지는 세상 편안한 곳이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별밖에 없는 황홀한 밤 풍경을 뒤로 하루가 시작되는 곳에 지리산이 있었다. 반야봉이 멀리 바라보이는....
 가까이 뱀사골 계곡을 따라 올라 천년송이 있는 곳까지 걷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여수로 향했다.
 
 여수는 순전히 장은숙씨가 해외에 나가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이 1년에 한 번 우리나라에서 모이는 세계 한상대회(올해는 여수)에 참여해야하기 때문에 정해진 장소였다. 나도 여수는 지나가기만 했지 자세히 보지는 못한 곳이기도 했다. 여수로 진입하니 장범준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여수를 알리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긴 했나보다 싶었다. 바다가 보이는 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감탄이 절로 나는 풍경인데 이런 리조트가 돌산해안을 돌아가며 세워지고 있었다.
 오동도, 향일암은 유명 관광지답게 평일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간만에 다리 아프도록 걷고 관광객의 일원이 되어 사진 찍고 추억을 남기려 안간힘을 썼다. 여수 엑스포장에 장은숙씨를 들여보내고 행신행 KTX를 탔다. 피곤이 밀려왔다.
 
  내가 이번 여행에 함께한 이유 중 하나는 돌아가신 오성숙 전회장님이 내게 남겨준 숙제를 깔끔하게 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 본부 일을 하다보면 일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갈등이 많은데, 나도 사람 사이의 갈등으로 생긴 응어리를 몇 년 동안 쌓아두고 있었다. 오 회장님은 나를 만날 때마다 매듭을 풀어보자고 하셨는데 돌아가시는 그 때에도 나는 숙제를 마치지 못했었다. 장례식을 마치며 먼저 화해를 손길을 내밀었다. 이번 여행에서 술 한 잔을 주고 받으며 진심 반 주정 반, 숙제를 말끔하게 해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피곤하기도 했지만 홀가분함도 있었던 것이 이 때문이었나보다. 의외의 여행 조합이었지만 나이들어 상대방을 좀 더 여유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