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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지회 작성일23-12-03 19:42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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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환쌤 환갑 Eve여행

조난주(흙마음)

 내년이 장이환쌤 환갑입니다.
 장쌤께서 워낙 저명인사이시니 선생님 환갑잔치는 전국이 떠들썩하게 치러지겠지요? 전국의 내노라하는 치배들이 다 모여 지역의 풍물놀이로 뽐을 내고 서로 겨루며 재미지게 놀겠지요. 놀고 마시는 흥겨운 놀이는 몇 밤이나 지속될지 기대가 됩니다. 예전에 봤던 김동언선생님 전수관 개관식 때처럼, 아니 그때보다 더 흥겹겠지요? 물론 이 상상은 제 생각이지 장쌤 환갑잔치는 어떨지 모릅니다. 제 환갑도 아닌데 제가 보고픈 잔칫날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ㅎ
 수업 중 선생님의 환갑잔치 얘기를 하다 쌤이 저희 흙마음도 환갑잔치에 초대하셨습니다. 와서 놀다, 자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자고 가라고요? 며칠을 하시려고? 역시나 대단한 잔치가 예상되시죠? 모두 침낭준비 하셔요^^
 노는데 진심인 우린 신나게 수다에 수다를 더해가다 환갑잔치 예행연습으로 가까운 강화도로 1박2일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행경비로 큰 돈을 휙 던져주신 장쌤의 진심-정말 놀고 싶으시구나-에 감동하며.^^
 언제나 그날은 왔고 특별 초대손님 최윤정씨 부군인 강아지똥과 함께 6명이 다녀왔습니다. 장쌤 차와 강아지똥 차에 나눠타고 첫 번째 집합장소인 ‘느릅나무 집’에서 맛있는 해물칼국수와 밴댕이무침, 해물파전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계획쟁이 윤정씨가 불나게 검색해 찾은 맛집이었습니다. 두 번째 장소는 먹고 놀기만 하면 죄책감 드는 옛날 사람인지라 ‘강화 역사 박물관’에 가서 강화의 역사를 좀 훔쳐봤습니다. 부근리 고인돌도 보구요. 우리 여행을 시샘한 세찬 찬바람에 마빡을 훤히 드러내고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박이선 쌤이 추천하신 신문리 미술관 ‘조양방직’에 가서 시간여행도 했습니다. 미니스커트 금지 포스터 ‘지구 멸망보다 더 무서운 거울 속에 비친 내몸뚱이’에 격세지감을 느끼며 그 시대로 역행하고 있는 굥씨 얘기에 잠시 허탈해졌습니다.
 일찌감치 내려앉은 어둠을 뚫고 저녁식사를 할 서해촌으로 달렸습니다. 쫙벌린 손바닥만큼이나 큰 가리비와 주먹만한 조개들이 불위에서 탁탁 입을 벌립니다. 강아지똥이 말아준 특별비법 쏘맥으로 목을 축이니 비로소 여행목표를 달성한 기분이었습니다. 최고였다는 말씀입죠^^ 강똥이 안 오셨다면 쏘맥은 누가 말아주고 조개구이는 누가 해주셨을지... 장쌤이 초대손님을 제대로 부르셨더라구요.
 맛있게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데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숙소까지는 1.7km인데 대리기사도 택시도 없는, 비성수기에 동막해수욕장은 오가는 이 없는, 그냥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여기서 또 강아지똥의 오랜 경험이 빛을 발했습니다. 겨우 연결된 택시기사의 바가지 요금에서 우리를 구해냈습니다. ㅎㅎㅎ



 따뜻하게 데워진 숙소에서 도착하니 안온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먼저 우리가 준비해온 선생님 생신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벗으셔라, 입으셔라, 모자 쓰셔라, 뒤집어 쓰셔라, 멋지시다, 젊어 보이신다...늘 그렇듯 장쌤 한마디에 우리 네 명의 한마디가 4배로 되돌아가는 말폭탄을 맞으시며 ‘줄겁게’ 선물 증정식을 했습니다. 늘 바쁘게 오가며 몇마디 못하고 지내다 웃고 웃는 시간을 길게 가졌습니다.
 윤정씨와 강아지똥이 티격태격 장난을 치자 장쌤이 112에 신고를 하자십니다. 술이 부족하셨던 장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에게 소주 두 병만 부탁하자는 제안에 폭소가 터졌습니다. 날 새는 줄 모르던 대화에 눈이 가물가물 감기고 더 이상 마실 술이 없자 잠자러 갔습니다. 잠시 잤는데 아침이 왔고 어젯밤에 안 보였던 바다가 보였고 눈이 왔습니다. 낭만 그득한 아침, 찬바람을 맞으며 두고 온 차를 찾아 걸었습니다, 굴밥과 황태콩나물국, 커피와 홍시주스로 해장했습니다.
 미래에서 온 것 같은 디자인의 차를 타고 다니시는 장쌤은 귀찮은 걸 딱 싫어하시나 봅니다. 운전 중에 핸드폰을 들고 통화하시는 쌤께 핸드폰과 자동차 블루투스를 연결해 드리고 4배의 잔소리와 4배의 전화받기 연습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작년엔 장쌤이 일산 촌사람들을 익선동으로 초대해주셨습니다.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인 익선동에서 아기자기하고 산뜻한 구경도 하고 포장마차도 갔습니다. 보는 것마다 ‘오~ 오오~~’를 연발하는 우리 때문에 창피해하셨는데 그래서인지 올해는 옛것이 많은 강화도 여행을 제안하셨습니다.ㅎㅎㅎ 내년엔 강릉여행을 가기고 약속했습니다. 함께 여행다니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우리는 참 좋은 사이인 거 같습니다. 음...우리도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중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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