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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운동의 과제(200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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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22 14:22 조회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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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운동의 과제


이수일(전교조 부위원장, 잠실고 교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의 창립 열한돌을 맞이하여 먼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학부모운동이 이만큼 자기 위상과 역할을 정립하게 된 것은 참교육학부모회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학부모운동이 성장한 만큼 교육계의 상황도 그에 못지 않게 크게 변하였고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조건은 여러 면에서 전교조와 비슷한 경로를 밟아 왔으며 과제의 성격도 닮은 점이 많다고 본다. 그 중 어떤 것은 처음부터 안고 있었던 본질적인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상황의 발전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것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참교육학부모회의 고유한 과제인 것이 있고 어떤 것은 학부모운동 일반의 과제인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의 성격을 면밀하게 구분하면서 동시에 상호연관성을 다각도로 살펴야 할 것이다. 그 중 몇 가지 과제를 제기하면서 의견을 덧붙이고자 한다.

1) 단위학교 활동의 활성화와 각 조직단위의 역할
참교육학부모회는 먼저 전국조직이 만들어지고 지역 지부가 확대되는 발전경로를 밟고 있다. 말하자면 하향식 발전과정을 취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각 단위학교와 학급으로 조직활동이 미치는 것을 지향한다고 한다면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이며, 각 단위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과제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중앙과 지역지부가 중심이 된 활동을 펼쳐오면서 정책기능과 대중사업을 병행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본다. 조직이 확대되고 요구가 다변화할수록 집행력의 부담도 그에 비례해서 커지는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이를 발전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으로 정책기능과 홍보기능은 전국본부가 전문화하고, 활동가 양성과 대중사업은 지역지부로 집중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운동의 본령은 아무래도 단위학교 활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전국과 지부단위의 역할도 기실 이러한 단위학교 활동을 지원하는데 있다. 물론 그간에도 학교운영위원회 같은 단위학교 활동을 비중 있게 펼쳐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보다 발전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매우 중요한 활동고리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연계된 일상활동이 없을 경우 단선적이고 형식화될 수밖에 없다. 단위학교에서의 다양한 일상활동을 개발하는 것은 학부모운동이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교육주체의 하나로서 교육실천활동으로 발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2) 다원성의 확대와 정체성의 유지 발전
''학부모=국민''이라 할만큼 학부모의 구성은 다양한 계급계층을 포괄하고 있다. 어떠한 학부모단체도 이러한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개별학부모의 관심사와 의식편차는 이보다 더 다양할 것이다. 사회변화의 추세 역시 다원화로 나아가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여기서 참교육학부모회의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다원성을 포괄해야 하는 과제가 제기된다. 정체성을 강화하다보면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제약이 될 수 있고 역으로 다원성에 부응하려다 보면 방향성이 약화될 수 있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요구의 다원성을 포괄하려는 조직적인 노력은 필요하지만 어차피 학부모단체도 성향에 따라 다양한 단체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점에 있어서는 전교조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는 처음부터 일정한 가치지향을 모티브로 하여 출발한 단체이다. 지역이나 전국의 상급기구를 가지지 않는 단위학교의 전체학부모회나 초등의 녹색어머니회 같은 특정기능을 가진 단체 등과 구별되는 ''활동가 조직''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의 ''참교육''이 고유명사이든 보통명사이든 단체의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회원수가 늘고 단위학교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회원교육의 필요성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쟁점별 교육자료와 홍보자료는 물론 보다 상시적인 활동 지침서류의 개발도 필요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총론적인 활동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학부모헌장의 채택은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하다. 이를 보다 구체화하여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예컨대 ''가정교육지침서'', ''진로지도지침서'', ''상담활동지침서'' 등이 개발된다면 더욱 좋을 듯하다.

3)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사와 학부모의 연대
공교육기관인 학교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약화되어 왔으며, 이제 학교마저 사교육과 사회교육의 확대, 공교육에 대한 정부투자의 상대적 축소 그리고 매스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 등으로 학교의 교육적 권위와 역할이 급속히 축소되고 약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사회변화에 따른 필연적이고 발전적인 측면도 있지만 교실붕괴, 학교폭력과 청소년범죄의 증가 등 매우 우려할만한 도전적인 측면이 혼재되어 있다.
공교육의 위기로 말해지는 현상은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교육개혁과도 관련이 크다. 공교육 구조재편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부의 교육개혁을 둘러싸고 각 주체들 사이에 상당한 이견과 갈등이 발생해 왔다. 특히 교원정책과 관련하여 교사단체와 학부모단체 사이에도 일정한 시각차와 혼선을 빚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에 대한 인식의 차이와 교직사회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하는 바 크다고 본다. 그간 정부가 형성해 놓은 교육수요자-공급자 관계론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혼선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교육3주체론에 입각한 바람직한 공조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 교육수요자론에 입각한 학생중심주의는 그간의 교사중심주의(사실은 국가주의) 못지 않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또 하나의 편향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학교와 교직사회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과 불안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주체는 역시 교사일 수밖에 없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사와 학부모의 연대의 필요성은 비단 제도정책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실천적인 영역에서의 일상적인 연대활동이 필요하다. 이는 주로 지역사회와 단위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활동에의 참여,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의 연계성 확보, 지역사회 차원의 청소년활동 지원 등 교사-학부모의 협력과 연대를 필요로 하는 수많은 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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