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운동의 과제와 전망(200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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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22 14:25 조회135회 댓글0건본문
학부모운동의 과제와 전망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하여 박경양(목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들어가며 지금 우리 교육계는 큰 변화의 와중에 있습니다. 국가의 통제를 중심으로 일관하던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부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국가의 통제는 날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는 형국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다양한 부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교육을 개혁하거나 혹은 교육에 영향을 미칠 생각으로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은 쉽게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교육계의 변화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교육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의 적극적인 발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볼모처럼 학교에 맡긴 아이들 때문에 제대로 말 한 마디 못하던 학부모들이 당당히 교육의 한 주체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교육에 관한 학부모들의 발언과 역할 한 가운데 참교육학부모회가 서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든 새로운 교육지형의 변화와 학부모들의 각성 그리고 교육에 관한 학부모들의 역할 증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학부모 상을 고민하게 합니다. 따라서 오늘은 참교육학부모회가 걸어 온 길과 현재 서있는 자리와 역할을 살펴보고 최근 학부모운동에 대한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에 답하는 것으로 새로운 시대에 학부모운동을 어떠해야 할 지에 대한 우리의 고민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1. 참교육학부모회의 태동 참교육 학부모회는 1989년 9월 22일 창립되었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를 창립하던 시기는 전교조 교사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했던 시점이고 학부모들은 전교조 교사를 사회주의에 경사된 불순교사로 매도하며 일부 학교의 학부모임원을 중심으로 정부의 탄압을 편들던 시점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옳지도 않을 뿐 아니라 우리교육의 미래를 위하여 이들이 교육현장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학부모들이 모여서 전교조 교사들의 탄압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참교육학부모회가 탄압 받는 전교조 교사들을 돕고자하는 의도만으로 창립된 것은 아닙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동시에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2. 참교육학부모회의 지향 참교육학부모회는 파행적인 우리 교육현실을 개선하고 아이들에게 진정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 속에서 출발하여 지금까지 일정한 지향점을 가지고 활동해 왔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공동체성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학부모 교육운동 단체로서의 참교육 학부모회의 지난 11년간의 관심은 바로 자신의 자녀 개인이 아니라 사회나 학교의 민주적인 공동체의 분위기 혹은 구조이며, 어떻게 이러한 민주적인 공동체학교와 사회를 만들어가고 유지해 나가는가 하는 점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참교육학부모회의 발전과정과 현황 1)참교육학부모회의 발전과정 앞에서 지적했듯이 참교육학부모회의 처음 시작은 학교현장에서 탄압받는 전교조 교사들을 지원하고 돕는 일이 참교육학부모회가 하는 일 중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전문분야에 따라 운동의 부문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던 시기였습니다. 교육운동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때문에 학부모 운동이나 교사운동을 나누어서 무엇을 하려하기보다는 사회변혁운동 혹은 교육운동의 동지로 서로를 인식했던 시기이기에 당연히 당시의 학부모단체가 탄압받는 교사를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연대하는 일에 상당한 시간과 정력을 들이는 것은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이때 참교육학부모회는 전교조의 사무실 한 쪽을 얻어 쓰면서 몇몇 지사적 현장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운동의 맥을 이어갔습니다. 아마도 이런 시기가 1989년 이후 김영삼 정권의 중반기쯤까지 4-5년쯤 지속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어쨌든 우리사회의 민주화는 한층 진전하게 되고 이와 더불어 우리사회의 모든 부문이 상당한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참교육학부모회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 시기 지부와 회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되고 각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와 요구들에 접하면서 참교육학부모회는 교육에 관한 학부모들의 독자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여기에 힘을 더해 준 것이 김영삼 정부가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단위학교에 설치한 학교운영위원회입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참교육학부모회 활동을 하던 활동가들을 비롯해서 학부모들은 학교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 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와 교사들이 어떤지를 절실히 경험할 길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가 설치되고 학교의 구체적인 현상을 접하면서 학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되었고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 나름의 독자적인 노력과 자기정체성의 확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시기에 참교육학부모회에서 교육정책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공부모임, 간담회, 토론회 등이 많아지게 된 연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참교육학부모회는 학부모 나름대로 교육정책 대안을 모색하고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전문 교육운동단체로서의 기틀을 마련해가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게 됩니다. 2)참교육학부모회의 현황 참교육학부모회는 초창기 10여개의 지부를 둔 단체로 출발하지만 2001년 10월 현재 중앙조직과 전국 39개 지부와 5000여명을 둔 명실상부한 교육운동단체로 성장했으며 다양한 활동과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은 교육학부모회가 처음 시작하여 전국적인 운동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운동입니다. 현재 참교육학부모회가 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학부모의 건강한 학교참여를 위한 운동 참교육학부모회는 학부모들이 올바르게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오고 있으며 96년 학교운영위원회가 실시되기 이전에는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를 요구하는 활동을 펼쳐왔고 1996년 학교운영위원회가 설치된 이후 교육단체 중에서 유일하게 학교운영위원회지원국(현재는 교육자치지원국)을 설치하여 현재까지 매월 학교운영위원 간담회를 갖는 등 학교운영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하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 중에 하나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안에 대한 정책 대응활동 참교육학부모회는 일상적인 교육연구 활동을 바탕으로 정부와 지역 교육청의 교육 정책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반영하게 위하여 각종 교육 정책에 대한 의견서 제출, 성명서 발표, 실태조사 및 서명, 청원운동, 토론회 및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하여 합리적인 교육 정책이 수립 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학부모 교육 참교육학부모회는 학부모의 건강한 학교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학부모가 각성하여 올바른 교육관을 갖는 것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부모로 하여금 올바른 교육관을 가지고 학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학부모대상으로 한 각종 교육 강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상담 활동 지금 상당수의 학부모들은 체벌, 촌지 자녀교욱, 진로지도, 학교에서 접하게 되는 부조리 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풀 마땅한 길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들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이들의 고민을 교육정책에 반영하기 위하여 학부모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학부모들의 상담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의 활동 중 교육에 관한 학부모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 가는 이 상담사업은 참교육학부모회가 하고 있는 사업 중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업 중에 하나입니다. *학부모 신문 발간 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 91년부터 월간 ''학부모신문''을 발간하여 학부모들이 알아야할 소식과 정보를 전하는 일과 교육현안에 대한 여론화, 그리고 학부모들의 여론 수렴의 매개로서 활용하고 있으며 지부를 통하여 각 지역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방송 모니터 활동 다채널 , 다매체의 홍수 속에서 아이들이 방송매체를 통하여 받게되는 영향은 지대하다고 보여지므로 건강한 비판 속에서 건강한 방송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에서 방송 모니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모니터 교육을 이수한 모니터 요원들이 매주 보고서를 작성하여 방송사에 시정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어린이 미디어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교육위원회 참관활동 학교운영위원들에 의하여 선출된 교육위원들이 지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교육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지부별로 교육위원회 참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관시마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리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위원들에게 모니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 실시 그 외에 지부별로 초등학생을 위한 현장학습, 방과후 교실, 각종 인성교육프로그램, 청소년을 위한 봉사활동,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4. 참교육학부모운동의 의의 앞에서 지적했듯이 참교육학부모회는 창립 이후 일정한 지향점을 가지고 우리교육의 변화를 위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미흡한 점이 없지 않지만 참교육학부모운동이 우리교육의 발전에 상당한 순기능을 한 것은 물론 일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학부모들의 교육개입 방식이 사회성을 띠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과거 우리 학부모들은 소위 교육열이 높고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고 열의가 있다고 간주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이러한 관심이 진정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되지 못하고 교육을 경쟁에서 이기고 출세를 하기 위한 사적인 수단으로 인식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학부모들로 하여금 교육문제 본질에 관심을 갖게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주어진 여건 하에서 내 아이가 경쟁에서 이기게 할 것 인가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했습니다. 그 동안 교육이 학부모들의 공적인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학부모들은 사적이고 배타적으로 학교에 관여하여 왔으며, 몇몇 지각없는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에 교육 현장이 휘둘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러한 우리 나라 교육현실에 대해 걱정스럽게 생각하며 아이들을 훌륭한 인간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내 아이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모든 아이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교육에 대한 공공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활동하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학부모들은 자신이 자녀의 학교교육에 관여할 능력이 없을 때는 정화수 떠놓고 자기자식 잘되기만을 비는 것으로 자식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고 교육수준과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진 부모들은 치맛바람을 휘날리며 철저한 자식 이기주의를 유감없이 발휘함으로서 자식에 대한 애정을 표시해 왔습니다. 그러나 참교육학부모운동은 모든 자녀들이 잘 자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자식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효과적인 일이며 자식에 대한 사랑을 사회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학부모의 의무라는 학부모들의 사회적 의무감이 조직화되어 나타난 것이 참교육학부모운동인 것입니다. 둘째,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에 대하여 권리의식을 갖기 시작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입장은 지금까지 국가나 학교에 일임하였던 교육의 권한과 의무를 학부모가 나누어 갖겠다는 의미이며, 교육정책 수립이나 불합리한 교육구조를 바꾸어 가는데 학부모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학부모로서의 권리 의식으로 나타납니다. 지금까지 국가주도, 교사주도로 이루어지던 교육의 권위구조에 대항하여 학부모들이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관여할 권리, 학교운영에 대한 학부모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게 됩니다. 학부모회 초창기의 육성회비 반환청구 소송은 학부모들이 최초로 사회적 학부모로서의 권리를 자각하고 행동화한 사건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 지금까지 교육학자나 교사, 혹은 교육관료에 의하여 독점되던 교육논의에 학부모의 관점 혹은 학습자의 대리자로서의 관점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비전문가로 치부되어 교육논의에서 소외되어왔던 학부모들이 각종 교육정책에 학부모로서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내기 시작하고, 교육관련토론회에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각종 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기 시작했습니다. 넷째, 참교육 학부모회의 창립과정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 가는 시민단체의 전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학부모들이 실제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부딪치게 되는 문제들을 고민하는 가운데 창립하게 되었다는 철저한 현장성, 지역성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몇몇 사람이 어떠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주도하여 중앙의 조직을 만들고 그후에 지부를 만들어 가는 것과는 다르게 참교육 학부모회는 우리 교육 현실을 걱정하는 지역의 소모임들이 서로 연락을 취하고 뭉치게 되면서 전국적인 단체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5. 학부모운동의 과제와 전망 지금 학부모운동은 새로운 질적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도록 하고 또 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기여하기 위해서는 날로 변하는 교육지형을 살피고 판다는 하는 일에서부터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의 요구를 수렴하는 일 들 수많은 과제가 우리 앞에 서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런 요구와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 신자유주의 국면에서 학부모 운동의 좌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교육 수요자가 아닌 자녀 학습권의 대리자로서 그리고 자녀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자로서 그리고 교육권자인 부모로서 학부모운동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보해 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학부모 교육 운동이 설자리가 어디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둘째 학부모들의 학교참여에 대한 학교현장의 정서적 거부감 문제입니다. 학부모들의 학교참여는 때로는 교권논쟁으로 비화하기도 하고 전통적인 스승관에 대한 도전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거부감은 교사집단 혹은 교육관료집단에서 가장 심하지만 때로는 일반 학부모들도 이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학부모운동의 대중화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에 교육의 주체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교육권이나 학습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공유하지 못함으로서 학교현장에서는 학부모와 교사, 학생이 서로 갈등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학부모의 학교참여나 수요자 중심 혹은 학생중심이라는 교육개혁의 주장들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스승관을 가진 교사들로부터 심한 거부감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요즈음 들어 교권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나타난 학생이나 학부모의 몰지각한 교사 폭행 사건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교권에 대한 합리적인 논의보다는 대중적인 정서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화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학부모들의 정당한 학교 참여를 주장하는 참교육학부모회의 합리적인 활동마저 교권추락을 염려하고 교사사기를 높여야 한다는 정서에 밀려 비난받기 일쑤입니다. 사실 지금의 학교는 지금까지 유지되어온 전통적인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민주적인 질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요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 사회는 이에 대한 심각한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교사를 대하는 태도는 매우 이중적이며 정서적이라는 사실은 앞으로 변화해 가는 교육여건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입니다. 우리사회는 교사들의 잘못에 대해 교사 전체를 매도하기를 서슴지 않다가도 학생들의 담임교사 교체 요구나 112 신고와 같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군사부 일체라는 전통적인 스승관으로 돌변하여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서 학생들의 철없음을 나무라고 교사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는 식으로 대처합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러한 학교사회의 정서적인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셋째, 현재 학교사회에서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교원 초빙제 혹은 담임 선택제와 같은 소위 교육수요자 중심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교의 전통적인 권위구조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반면 학교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구성원들간의 관계가 그 대안으로 정착되지 못함으로서 대다수 학부모들의 무관심 속에 소수의 학부모들이 이기적이고 비교육적으로 학교교육에 개입하는 것을 용인하게될 우려가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활동공간이 넓혀진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이기적이고 비교육적인 요구들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도 참교육 학부모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교육운동가로서 우리의 삶의 방식과 교육구조를 바꾸어내어야 한다는 당위와 부모로서 지금의 구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하는가 하는 점에서 오는 갈등은 끊임없이 학부모 교육운동가들을 괴롭히는 문제입니다. 다섯째, 전국조직으로서 다양한 계층과 지역을 아우르는 입장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아이들의 학습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충 수업 반대 운동을 펼치지만 실제로 학습 여건이 매우 열악한 지방에서는 보충수업 외에는 달리 아이들의 학습을 도울 방법이 없는 경우가 있어 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지 못하였다고 비판받기도 하는 점 등입니다. 여섯째, 운동의 방식이 성명서발표, 정책적 요구 등의 상층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교육이란 결국 삶의 방식의 변화라는 것을 수용한다면 학부모교육운동의 진행은 결국 이러한 대안적인 삶의 방식으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나가며 현대 사회는 대의민주주의를 넘어서 직접민주주의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더이상 자신들의 대리인을 통하여 권리를 행사하던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기를 워하고 있고 다양한 시민운동이 바로 이런 권리행사의 한 모양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학부모 교육운동 또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맡겨놓고 그 내용과 형식이 어떻든 간에 학교에서 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학부모들은 학교가 하는 것에 마냥 따라가기보다는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학교가 학부모가 원하는 만큼 아이들의 학습능력 향상시키지 못할 경우 사교육을 통하여 이를 보충하고, 인성교육등 학부모가 원하는 다양한 교육을 실현하지 못할 경우 별도의 경로를 통하여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이런 학부모의 욕구를 공교육의 정상화를 통하여 학교공간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교육운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창립 14주년을 맞는 지금 참교육학부모회는 새로운 도약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2003년도는 대선을 비롯하여 교원단체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의 제도체제가 대폭 개편되므로 그 어느 때보다 교육지형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이전 정부 보다 개혁성 강할 것으로 판단되는 노무현 정부의 등장은 우리 교육계에 일정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다. 그리고 노무현 당선자가 선거과정에서 사립학교법 개정 등 교육분야에서 일정한 개혁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부는 출범과 함께 어떤 형태로든 교육부의 개편과 함께 또 다른 차원의 교육개혁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아가 참교육의 실천보다는 노동운동에, 교육단체 사이의 연대보다는 외부 노동단체와의 연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전교조 집행부는 그동안 참교육학부모회와 상호 협력과 견제를 함께 해 온 이전의 전교조의 집행부와는 방향을 달리할 가능성이 있어 교육운동 진영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인간교육실현학부모 연대 등 기타 교육단체 역시 지도부가 교체되고 일부 보수적인 학부모단체가 등장하는 등의 교육운동 진영의 또 다른 변화도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참교육학부모회의 역할은 지금까지 보다 더욱 중요할 것이며 참교육학부모회에 대한 교육계의 요구 또한 증대될 것입니다. 따라서 2003년도에는 참교육학부모회가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사를 아우를 수 있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학부모운동의 활성화가 요구됩니다. 그런 점에서 올 해 참교육학부모회는 학부모 운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학부모 운동의 역량강화를 위한 조직의 확대와 아울러 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학부모, 학생, 교사의 역할 균형 있고 조화롭게 재 설정하고 그 기반을 만드는데 힘쓸 것입니다. (본 원고는 2000년 참교육학부모회 창립 1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본회 김정금 부회장이 ''학부모교육운동의 의의와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주제발표 원고를 수정 보완한 것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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