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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바라본 학부모운동(200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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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22 14:23 조회1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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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바라본 학부모 운동


최용훈(대일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각종 교육정책에 대한 의견서 제출, 성명서 발표, 청원운동, 토론회 및 공청회 개최 등 참교육 학부모회의 활동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관점을 자녀사랑에서 벗어나 민주적 교육에 대한 고민으로 전환함으로서 학부모운동의 입지를 굳힌 것은 참교육학부모회의 지난 11년 동안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학부모운동은 현재 맹목적으로 개인주의에 빠져있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의 전환을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한다. 교육3주체의 활동은 동일한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서로의 활동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학생운동은 방향을 잃은 채, 교육3주체에서 소외되어 있다. 교육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주체가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관점이 배제되어 있는 몇몇의 활동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꼈다. 학생 내부의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학부모운동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려 한다.

1) 양적 향상에서 질적 향상으로
정부의 서구식 교육정책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은 오늘날 청소년 문화에 극단적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문제 외에는 고민하기를 꺼려하며, 생산보다는 소비를 통한 즐거움을 쫓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는 데에는 현재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청소년문화행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문화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열리는 청소년문화행사는 청소년들이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기 보다는 단순한 즐거움만을 쫓는 놀이공간으로 추락해 버렸다. 지금 청소년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토론문화의 부재이다. 정보화 시대와 더불어 청소년들은 사람들과 모여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컴퓨터를 상대로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 서로의 생각에 대한 논의와 합의가 없이는 청소년 의식이 발전할 수는 없다. 앞으로의 청소년 문화활동은 사고를 하고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참여만을 이끌어내는 양적 향상만을 지향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생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적 향상으로 재전환해야 한다. 앞으로 참교육학부모회에서 추진할 청소년 교육활동에서도 이러한 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2) 교육의 수혜자에서 교육의 주체로
교육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받는 주체는 학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은 교육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학부모운동을 보면 가끔씩 학생의 관점이 빠져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교육운동은 학생들이 주체로 나설 때만이 힘있게 추진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현재 학생운동은 공통된 이데올로기를 구축해내지 못했으며, 학부모나 교사처럼 힘있는 단체를 조직하지도 못하였다. 교사운동과 더불어 학부모운동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청소년들을 교육의 수혜자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교육의 주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학부모운동에서 청소년들이 교육의 주체라고 인식이 되어있는지는 의문이다. 학부모운동에서 청소년들은 교육의 적극적 주체라기 보다는 보호받아야 하는 주체로 인식되어 있는 듯 하다. 학생운동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학부모운동은 청소년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교육을 해야한다. 청소년들의 가치판단능력을 의심하기 이전에 그들이 합일된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사회 비판적 안목을 키워주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행동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 또한 학부모운동이 해야 할 일이다.

3) 학생의견 참고에서 학생의견 비판으로
청소년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학생인권실추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 학생들의 분노만을 참고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어떠한 가치관의 기준을 가지고 분노를 하는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형성된 문화에는 어떠한 의식이 깔려있는지, 그들의 분노는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좀 더 비판적인 수용이 필요하다. 학생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관점에서 그들의 하소연을 감싸주기보다는 학부모와 동등한 주체라는 입장에서 그들의 생각을 비판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학생들의 의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제도적 개혁은 학생들의 인권보호와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교육 강좌를 개최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강좌가 더 활성화되어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마찬가지로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학생은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동등한 주체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4) 고등학교까지의 학부모운동에서 지속적인 학부모운동으로
학부모운동이 좀 더 지속적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그 학교에 대한 관심 또한 감소한다. 또한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학부모운동이 힘을 잃어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고등학교는 학생인권이 가장 많이 실추되어있음과 동시에 학생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열의가 가장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의 학생인권 현황에 대한 고민이 조금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비리재단척결과 같은 많은 제도적 개혁은 이루어왔지만 학생들의 의식 자체에 대한 고민은 아직 미약하다는 생각을 한다. 학부모운동에서는 입시위주의 교육제도를 비판하면서도, 학부모 개개인이 입시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되면 활동이 약해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학생들이 비민주적인 학교의 모습을 경험하면서 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곳은 학교이기보다는 가정이다. 아직은 고등학생인 나 역시도 학교에 대한 불만을 부모님들에게 열변을 토해내기가 일쑤이다. 그만큼 학생들의 입장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잘 헤아릴 수 있는 분들이 학부모님들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운동은 행정적 관점보다는 교육적 관점으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한 학부모 운동이 이제는 민주적 교육에 대한 고민으로 발전되었다. 교육문제에 대한 시각이 넓어진 만큼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넓어졌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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