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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동아일보 교육부문 모니터-01.4.30(200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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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5-12-16 15:47 조회2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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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학부모를 어떻게 그리는가?

3월5일부터 시작된 조선일보의 교육특집 <교육, 이대로 미래 없다- 제1부 버림받은 한국교육/ 제2부 환부와 처방>은 그야말로 교육의 위기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파탄지경에 빠진 공교육'', ''자고 나면 바뀌는 입시제도'', ''실용과 담쌓은 무기력한 졸업생만 양산하는 대학''....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암담한 우리의 교육현실에 절망한 사람들이 무리 지어 이 땅을 떠나고 있다 라고 쓴다.

한국교육에 분노와 절망을 느낀 학부모들이 가정, 직장을 포기하며, 가족해체까지 감수하면서 자녀의 미래를 위해 유학을 선택한다. 끔찍한 우리 교육환경에서 내 아이를 더 이상 고통 받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는 학부모, 어린아이까지 약육강식의 현실에 내몰리는 것이 싫어 좋은 직장 버리고 떠나는 사람, 가족을 모두 떠나 보내고 홀로 남아 뒷바라지하는 가장들, 이들을 맹모 아빠라고 한다. 이렇듯 언론은 우리교육을 난파선 신세 사망선고를 받은 공교육이라 비유하면서, 선정적으로 유학을 부추기고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 학부모로서 분노가 치민다. 떠나는 이들처럼 우리 공교육의 암담한 현실때문이 아니다. 표현대로 숨막히는 현실에서 이 땅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 말인가? 무능하고 자식교육에 열정이 없는 한심한 사람인가?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은 사람인가? 그래도 다수의 학부모들은 아직도 공교육에 희망을 걸면서 조기 유학을 보내야 할지, 그냥 이대로 눌러앉아 있어도 되는 건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고, 성적보다는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는데 언론에서 이런 모습은 없고 다수 학부모의 모습이 아닌 일부 계층이 유학을 당연시하는 모습과 자식 교육에 과잉열을 올리는 모습만 부각시킨다.

조기유학을 보내려는 부모들은 한국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유학을 보내는 게 훨씬 싸고 쉽다
고 하면서 못 떠나서 한이지 갈 수만 있다면 야.... 라고 한다. 이것도 일부 부유층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꿈도 못 꾼다.
신문을 보면 모두들 유학 가고 이민 가는데, 흔한 학습지 한 장 시키지 않고 키웠어도 공부 곧잘 해주는 아이인데, 여기 남아있는 애들은 부모 잘못 만난 죄 밖엔 없다고 다독 거려야 하나. 우리나라 사회 현상은 강남 부유층의 동태로서 유추, 확대해석 되어야 하는가? 인터넷에 올린 한 학부모의 글이다.

작년한해 유학 길에 모른 초, 중, 고등학생의 숫자는 1만 4천111명이라고 교육부는 집계했고 이민자가 1만 5천여 명이지만 일년에 몇 천만 원씩 부담하는 유학비를 감당할 학부모가 과연 몇 %나 될까?
거의 모든 지면에 학교에서는 잠자고, 학원에서는 열심인 아이들, 교사는 무능하면서 교육 내용도 30년 전과 달라진 게 없이 현장에서는 쓸모 없는 교육내용을 가르치고, 학부모는 조금만 틈이 있으면 유학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교육 문제를 진단하면서비춰지는 학부모의 모습은 비이성적이고 이기적이다. 시험을 치르고 나면 학교에 전화해서 시험이 어렵니 쉽니 하며 일일이 간섭하고, 체벌문제로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고, 정년단축을 주장하여 교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모습이다. 공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단돈 2만 원도 아까워하면서 사교육비로는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 투자하는 모습만 그리고 있다.

언론에서 버림받은 한국교육에 대한 진단이 옳건 아니건 그렇지 않은 학부모 심정을 더욱 좌절하게 하든, 일부계층의 모습에 집중했건 간에 우리교육의 단면을 고발성 기사로 드러냈던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언론은 최소한 우리교육의 미래를 위해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어디부터 손대야 할 것인지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 놓아야 했다. 이러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대안 없는 무책임한 가십성 고발기사가 난무한다.

더구나 우리 공교육의 위기를 일등도 꼴찌도 붕어빵 교육이라고 표현하면서 평준화는 뛰어난 아이를 평범한 아이로 일시적으로 뒤처진 아이를 영영 낙오자로 만드는 평준화로 변질됐다. 대안으로 등장한 능력별 수업 은 학생능력과 무관하게 똑같은 시험문제로 일괄 평가하는 내신제도. 우열반 부활 을 규탄하는 학부모의 반발 때문에 좌초일보직전이다 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평준화 부활을 반대하는 학부모의 주장을 우리사회가 능력과 무관하게 모두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잘못된 평등 강박장애 에 걸렸다고 몰아 세운다.

학부모들이 왜 평준화 해체를 반대하며 우려하는지, 지금의 상황에서 자립형 사립고는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고 지금 보다 더한 입시위주의 경쟁을 하게 될텐데 이에 대한 진단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학부모의 이기심과 불안으로 매도하는 것이 과연 정론을 편다고 자부하는 언론으로서의 태도인가?
우리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잘못된 학벌중심의 사고를 타파하지 않고, 당장의 조급함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지금보다 더 큰 혼란과 부작용을 불러 올 것이다.

선진국과 우리의 교육현실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이들은 평등교육의 바탕 위에 보다 더 나은 21세기에 맞는 창의력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우리는 최소한의 평등교육을 실현할 공교육을 제대로 세우기 전에 경쟁력에서 살아남을 20%의 아이들을 위한 대책이 먼저 나온다. 그렇다면 나머지 80%의 아이들은 방치하자는 것인가? 무엇이 우선 순위인지 언론은 제대로 파악해서 학부모의 의식을 탓하기 전에 지속적인 사회구조 개선과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에 대한 정론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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