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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6월호/355호] 사설_교사 브이로그와 학생 인권(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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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7-07 18:54 조회1,1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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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브이로그와 학생 인권 

 

“교사의 학교 브이로그 촬영을 금지해 주세요.” 

학부모가 올린 국민청원이다. 관련 기사도 수십 건이다. 청원인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브이로그를 촬영하면서 아이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목소리 변조도 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실명을 부르기까지 한다”며 이를 금지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교사의 수업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를 합성한 비디오 블로그 ‘브이로그’는 블로그에 일기를 쓰듯이 일상 생활을 촬영한 영상이다. 교사가 본인의 일상생활을 동영상 사이트에 올린 것이 교사 브이로그다. 현행법상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고 명시돼 있지만, 교육공무원의 유튜브 활동은 겸직 금지 조항에 해당하지 않고 ‘창작 활동’으로 분류 돼 학교장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교육부도 2019년 7월 10일자 「선생님, 유튜브 활동 이렇게 하세요」 지침으로 겸직을 허가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당시 활동중인 교사 유튜버는 976명이고 이 중 46%가 초등교사다. 지침에는 ‘본연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자기주도적 학습 지원, 학교교육과정 운영 지원, 학생 교육활동 사례 공유 등 공익적 성격의 교육 관련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고,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활동은 금지’하고 있다. 학생에 대한 지침은 ‘학생이 등장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 학생 본인 및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부다. 사이버 범죄나 개인정보 노출로 인한 피해로부터 학생을 보호하는 지침은 찾아볼 수 없다. 

직장인으로서 교사의 브이로그가 무엇이 문제냐고 한다. 학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교총은 “학교 브이로그를 무조건 금지할 게 아니라 교육적 취지를 살리고 사전 동의 및 개인정보 등을 철저히 지키도록 합리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서 “사이버 폭력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요즘 현장에서 접수되는 사이버 학폭 사례에는 친구의 얼굴 사진과 학교명, 성명을 제3자에게 제공한 사안들도 있다. 이런 경우 사이버 범죄의 특성상 개인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악용될지 피해 범위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사이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학생들의 정보 보호를 위해 교복 명찰은 탈부착이 가능하거나 학교 안에서만 착용한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가방이나 신발주머니에 아이 이름을 바깥에 적지 않는다. 학부모 대상 사이버 범죄 예방 교육 시 첫 번째 원칙은 ‘자녀에게 개인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SNS 활동을 주의시킬 것’이다. 

학생은 등교하면 휴대폰을 뺏긴다. 화상 수업에서도 교사의 얼굴을 캡처하면 초상권 침해, 교권 침해로 불려 간다. 어느 교사단체는 교사의 초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대폭 강화」 정책 홍보물 문구 ‘스토킹 위협’, ‘경호 서비스’에는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대상(학생, 학부모)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교육 활동이나 공익 목적보다 앞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인권’이다. 교사와 학생의 인권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교육부, 교육청, 교사들의 인권 감수성이 필요하다. 어떤 교사 유튜버는 브이로그에 빼앗기는 시간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당부한다. “카메라에 시선 맞추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시선 한 번 더 맞추는 게 교사의 본분에 맞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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