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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호/378호] 교육현장이야기_어린이의 어린이날(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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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6-12 16:43 조회1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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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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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는 과학에 흥미와 열정을 가진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과학반이 있다. 과학반 학생들은 다양한 실험과 활동을 통해 여러 과학 현상을 경험하고 학습한다. 학생들은 항상 적극적인 자세로 활동에 참여하는데 그 모습이 참 대견하고 기특하다. 강릉에서 ‘함께 Green 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연스레 과학반 학생들이 떠올랐고, 우리 학생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다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부스 운영을 계획하게 되었다. 

 

행사가 3일 연휴가 시작하는 날 잡혀 있어 참여가 저조하진 않을까 걱정이 들었던 것도 잠시, 행사 내용을 공지하자마자 순식간에 학생들이 모였고, 3학년인 김예은, 노아현, 심유섭, 함채빈 학생과 2학년 손정민 학생이 함께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모이자 과학과 어린이라는 두 단어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교사로서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 고민이 무색하게 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활동 방향을 생각해 왔다. 첫 모임에서 약간의 의견을 교환한 후 ‘어린이들도 쉽고 즐겁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 어른들이 봐도 신기할 실험’을 주제로 잡고, ‘신기한 과학 세상’이라는 부스 이름도 정했다. 학생들끼리 회의를 몇 번 거친 후, ‘감자전분을 이용한 점탄성 체험’과 ‘수정토(개구리 알)를 이용해 투명 

해지는 구슬 관찰’로 결정했다. 두 실험 모두 부드럽고 신기한 감촉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촉감 놀이도 할 수 있다며 실험을 설명하는 학생들의 얼굴엔 좋은 실험을 구상했다는 뿌듯함과 부스를 준비하는 긴장감, 기대감 등 여러 감정이 드러나는 듯했다. 

 

실험에 필요한 재료, 실험 방법, 부스를 방문한 아이들에게 설명할 대본 등을 각자 준비하고 필요한 실험 재료를 사러 갔을 때 문제가 생겼다. 인터넷으로 필요한 재료를 찾을 때 수정토는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확인했으나 강릉 시내 대형마트는 최근 수정토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인근 원예용품점 여러 곳에 문의해도 현재 매장에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미 인터넷으로 주문하기엔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 실험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학생들의 인터넷 검색 능력이 빛을 발했다. 여러 사이트를 검색해보던 한 학생이 차로 10여 분 거리의 생활용품 매장이 수정토를 판매하고 있으며, 10여 개의 재고까지 보유 중인 것을 찾아낸 것이다. 급히 매장을 방문해 실험에 사용할 수정토를 구매할 수 있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 매장에서도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번뜩였다. 매장 내 원예용품 코너를 둘러보던 학생이 조경용 조약돌과 구슬 등을 보고 ‘투명해지는 개구리 알과 그대로 눈에 보이는 조약돌을 한눈에 보여 주면 더 신기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한 것이다. 잠깐의 토의를 거쳐 조약돌과 구슬을 구매하고 설명할 때 활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위기를 극복한 학생들이 설계한 실험이 오히려 한층 더 다채로워졌다.  

 

그 외 준비는 순탄하게 진행되어 행사 당일 아침이 밝았다. 처음 시작할 때 긴장으로 인한 약간의 실수를 제외하고 성공적으로 부스 운영을 마쳤다.  

두 번, 세 번 찾아와 여러 번 함께한 어린이, 다른 부스도 체험하러 가자는 보호자의 말씀에도 우리 부스를 떠날 줄 몰랐던 어린이, 체험 중인 아이 뒤에 계시다가 학생들에게 조용히 다가와 실험의 원리를 물어보신 어머님까지, 말 그대로 ‘어린이들이 쉽고 즐겁게 따라 할 수 있으면서 어른들이 봐도 신기할 실험’이었다. 

우리 학생들은 활동 내내 식사시간 잠깐을 제외하곤 쉬지도 못하고 계속 부스에 방문한 어린이들과 함께했다. 부스 운영을 마친 후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자랑스러웠다. 

이번 행사는 계획부터 실행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학생들이 결정했다. 아직 만 13~15세인 어린이들이 더 어린 어린이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어린이의 어린이날’이었다.  활동 강평회에서 나눈 학생들의 소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최경수(하슬라중학교 교사)

 

김예은

점심 식사 중 한 여자아이와 부모님이 방문하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점탄성 실험이 아이에게 너무 인상적이었는지 행사를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놀고 싶다고 하여 찾아왔다고 하셨어요. 점탄성 실험을 또 할 수 있냐는 부탁에 식사 시간이 끝나기 전인데도 바로 부스 운영을 시작했어요. 우리 과학실험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는 게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였고, 그 여자아이 덕분에 더 힘을 내어서 오후 부스 운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과 재밌게 놀고 어울리며 지치고 힘든 것도 모르고 몸을 움직이게 된 오랜만의 활동이어서 너무 기억에 남았고 다음에 이러한 활동이 더 있다면 다시 한번 꼭 하고 싶어요.

 

노아현

과학에 흥미가 있고 꿈이 있는 친구들이 모여서 직접 계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서 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포부를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어요. 또 생각보다 저희 과학 부스가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며 더 열정을 가지고 부스 운영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경험이 저에게 책임감과 사명감을 심어준 것 같아요.

 

심유섭

저는 감자전분을 이용한 점탄성 체험을 맡았어요. 어린이들은 조물조물 놀고, 부모님들은 실험 원리는 무엇인지, 재료는 무엇인지, 옷에 튀면 잘 지워지는지 등 많은 관심을 보이셨어요. 오히려 어린이들보다 부모님과 더 많은 대화를 한 것 같아요. 처음 우리가 정했던 어른들도 신기해할 실험을 한 것 같아 뿌듯해요. 

 

함채빈 

저는 수정토 실험을 맡아서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말랑말랑한 수정토를 만져보고 꾹꾹 눌러보며 재미있어하는 모습이 참 좋았어요. 물에 넣었을 때 투명해지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 계속 다른 수정토를 던져넣던 아이들의 모습도 기억에 남아요.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같이 행복해졌어요. 

 

손정민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예상하지 못했는데 시작부터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보고 많이 긴장했었어요. 아이들 한명 한명의 반응이 귀여워 몸이 힘든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활동했어요.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 활동을 했다는 것이 뿌듯하고, 이런 기회가 또 있다면 그때도 참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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