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4월호/376호] 사설_온 나라가 세월호, 지금도 구조하지 않고 있다(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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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4-14 10:52 조회440회 댓글0건본문
온 나라가 세월호, 지금도 구조하지 않고 있다
4.16 세월호 참사 9주기다.
4.16이라는 숫자는 이제 역사가 되었다. 4.19, 5.18처럼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날로 머릿 속에 각인되었다.
9년이 지나도 4.16은 세월호가 침몰하던 장면에서 멈춰 있다.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당시에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된 건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이 9년이 흘렀다.
국가가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고 개인들에게 전가하는 무정부 상태에서 세월호와 똑같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 10.29라는 숫자가 하나 더 추가됐을 뿐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의 지시는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청소년을 옭아매고 있다.
지난 해 11월, 광장에서 피켓을 들었던 촛불중고생 시민연대는 서울시의 표적 감사와 고발, 환수, 심지어 국가보안법까지 들이댄 정부에게 탄압을 받다 이 나라를 떠나 망명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 시대의 교육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줄 세우기 평가와 학교 간 서열 강화로 국가에 필요한 유능한 산업 일꾼을 기르겠다며 대한민국 교육을 침몰시키고 있다. 결승점이 없는 죽음의 마라톤에서 곁에 있던 친구들이 넘어지고 다치고 사라져도 동요하지 말고 혼자만 살아남으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경제력과 능력이 있는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라고 한다.
교육도 투자라고 하면서. 크고 작은 세월호가 지금도 곳곳에서 침몰 중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 실습장에서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가해자 벌 주기에 급급한 학교 폭력 제도와 대학입시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법꾸라지들 뒤에서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숨죽여 울고 있다.
길을 걷다가 159명이 사망해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는 나라에선 아무리 각자도생이 살길이라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저 운에 맡기고 살아야 한다. “이게 나라냐?”
세월호 참사는 사건이 아닌 역사다. 이 역사가 후세에 어떻게 기록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9년과 지금 이 순간, 세월호를 잊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 한 역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우리 모두의 실천 하나 하나가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우리 회는 4.16 연대 행사에 참여해 9년 전 아이들에게 가던 팽목 기억 순례길을 걷고 예술제에 참석했다. 제주와 광주에서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청소년들이 참석했다. 제주 청소년들이 불렀던 창작 노래에 “더 이상 죽지 않게”라는 가사는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들었다.
정권은 5년이지만 역사는 영원하다. 그래서 더욱 세월호는 거짓이 아닌 진실이어야 한다.
반드시 진상 규명! 끝까지 책임자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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