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6월호/378호] 정책_참교육학부모회 정책자문위원 간담회(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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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6-16 16:31 조회462회 댓글0건본문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자문위원 간담회
5월 26일 5시, 우리 회 정책자문위원(김성천, 박이선, 서정기, 송대헌)과 집행위원회가 서울역 인근에서 간담회를 했다. 현 시대에서 교육운동단체로서 나아갈 방향과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상견례 겸 첫 모임이다. 일단,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향후 주제별로 ‘학부모 포럼’, ‘기획 기사’ 등에서 깊이 있게 다뤄볼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
Q. 요즘 참학을 포함해 모든 시민사회가 너무 바쁘다. 시급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슈들이 너무 많다. 성명서나 논평을 발표해도 기자들이 관심 갖는 이슈가 아니면 기사화 되지 않고 정부 정책에도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이 시대를 잘 견뎌내고 계속 나아가야 하기에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 보자.
A.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감의 교육정책과 같이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지역에 따라 중앙과 함께 세트로 후퇴하는 곳도 있고, 교육 자치를 실현한다는 명분으로 실상은 교육감 자치로 가고 있는 곳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별도의 포럼에서 다뤄보자.)
이제는 진보·보수 교육감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어서 지역에 따라 요구되는 교육 정책을 마련하고 나아가야 하는데 ‘전임 교육감 행적 지우기’, ‘혁신’, ‘민주’ 등 이름 바꾸기 등에만 집중하고 있다. 시·도 교육청별로 지역의 교육 정책이 없다. 교육감은 정책을 실현할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의지를 가진 교육감이라면 교장, 교사만 만나지 말고 학생, 학부모를 만나야 한다.
지역의 교육 퇴행
Q. 지역별로 교육이 퇴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는?
A. 지자체장과 교육감의 성향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교육이 후퇴하고 있다. 대전은 학부모·시민단체가 교육감 면담 신청을 하고 방문해도 1층 현관문을 잠가 버린다. 어렵게 면담이 성사돼도 교육감은 한 마디도 안 한다. 아예 불통이다. 아무리 잘했던 교육감이라도 3선 교육감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초선 때처럼 4년간 혁신적인 정책을 펼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지난 8년간 했던 것들을 잘 마무리하면 된다는 안일함이 보인다.
지자체장이 교육까지 퇴행시키는 사례는 대전, 서울이 가장 대표적이다. 대전은 시장이 인권센터와 성문화센터 수탁을 학생인권조례와 차별금지법을 대놓고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에 맡겼다. 기존 에 학교에 강의를 나가던 인권강사들의 교육 내용을 점검하겠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겐 인권이 없고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 성폭력은 여성이 행실을 잘못한 탓이고 여성은 순결해야 한다, 육아는 원래 여성이 해야 하는 거다, 장애인 인권이라는 말은 틀렸고 권리라고 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서울도 시의회가 나서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서며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심지어 기초학력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조례도 만들어졌다.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의 불협화 음도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두 기관의 협력사업인 교육지원사업도 종료된 것이 많고 꿈의 학교, 학생인권, 민주시민교육 등 모든 것이 후퇴하고 있다.
혁신대신 미래 교육
Q. 진보 교육감이 있는 지역까지도 혁신 교육 대신 ‘미래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A. 혁신이든 미래든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에듀테크, 빅데이터보다 중요한 건 ‘책임 교육’이다. 코로나19 이후에 교육 현장이 많이 달라졌다. 2년간의 학습 공백으로 인해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이 많아졌는데 그 학생들을 위한 ‘책임 교육’이 없다. 방학 중에라도 느린 학습자를 위한 수업을 하자고 해도 교사들이 반대한다. 교육청에서는 학교의 눈치
를 보느라 희망 학교 신청을 받는데 학교가 신청 자체를 안 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책임지는 교육이어야 하는데 이제는 공부 잘 하는 학생만을 위한 교육이 된 거다. 교육 운동 진영이 근본적으로 바닥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참교육학부모회의 활동 방향
Q. 요즘 학부모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우리 회는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
A. 전국 지부·지회가 대부분 신규 회원 유입이 안돼서 걱정이다. 예전에 참학이 했던 학부모회나 학교운영위원회, 마을교육공동체 교육 등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담당하고 있다. 학교참여 활동도 요즘 학부모들에겐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다. 앞으로 우리 회가 중요하게 잡고 가야 할 분야는 ‘학부모 상담’이라고 본다. 자녀의 학교 생활과 관계 회복의 중요성 관련해 학교와 어떻게 소통하면 되는지, 교육 정책이나 학교 폭력 등 무엇을 준비하고 조심하면 되는지를 함께 나눌 곳이 없는데 그건 우리가 잘하는 영역이다. 학부모들과 가까운 조직이 되려면 현안 대응은 본부가 하고 지부·지회는 상담을 통해 학부모들을 만나면 좋겠다. 그러려면 활동가들이 상담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관계 회복의 중요성
Q.우리 사회 전체에 갈라치기와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A. 학부모 강좌에 참석한 분들을 보면 너무 외롭고 고립되어 있어서 어딘가에 연결되어 위로받고 공감받고 싶어하는데 임원이 아닌 경우, 소속된 곳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상담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는 건 운동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꺼번에 많이 만나는 강좌 형태보다는 서클 형식이나 소모임으로 오래 만나야 얘기를 꺼내 놓을 수 있다.
올해 참학이 에듀피스와 함께 ‘회복적정의와 대화모임 전문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들도 화해 중재, 갈등조정, 관계가꿈 등의 명칭으로 관계 회복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 사회가 너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응보적 대응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는 갈등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생·교사, 학부모·교사 간에 서로 신뢰가 있으면 갈등으로 가기 전에 해결된다. 이제는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 응보적 얘기를 많이 접하면 응보적인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려면 회복적 관점과 열린 대화가 필수다.
선한 영향력의 확산
Q. 교육계의 시급한 과제는?
A. 최근 교육계에 부정적인 얘기, 피해 사례 일반화, 불신과 반목 등이 심각하다. 정부의 갈라치기 시도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절실하다. 참학부터 정책의 방향을 그쪽으로 모아가면 좋겠다. 회복적 실천 모임, 학부모신문 교육 현장 코너에 건강한 공동체 사례 게재 등 선한 영향력을 위한 보폭을 넓힐 때다.
정리 : 이윤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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