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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12월호/373호] 학부모참여_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강릉 신왕초등학교 학부모회(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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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12-08 16:58 조회4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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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 강릉 신왕초등학교 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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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강릉의 작은 학교(전교생이 약 40여명)로 전학을 했다. 이사 오는 당일 ‘이사하기 싫다! 왜 이사하냐’며 화를 내던 두 아이들은, 다행히도 등교 첫날부터 이 작은 시골 학교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작은 학교의 매력에 빠져들던 그때쯤, 이사한 지 3개월쯤 되었나, 갑자기 코로나19 팬데믹이 들이닥쳤고,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 아이들은 매일 등교가 가능했다. 덕분에 나와 아이들은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외딴곳에 이사를 와서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당연히 학교 학부모 모임은 잘 이루어질 수 없었다. 학교에 아이만 보내어놓았지 학부모로서 그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던 시기였다.

 

코로나로 학교 모임이 쉽지 않던 2021년 12월 어느 날, 온라인으로 학교 학부모 모임을 한다는 공지를 들었다. 그리고 반가운 마음으로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모임에 적극 참여한 죄(?)밖에 없는데, 그곳에서 2022학년도 학부모회 회장으로 선출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학부모회장이 되어도 별로 할 일 없다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주위에서 위로(?)와 격려(?)와 축하가 이어졌다. 전학 이후 아이들이 등교한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코로나로 인해 학교행사나 활동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학부모와 교류도 거의 없어서 학부모회장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했다. 학교도, 학부모도, 학생도 모두 리셋된 기분이었다. 나도 그저 ‘그냥 학교에서 하라는 것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2022년 3월을 맞이했다.

 

 학부모회장이 되고 전년도 학부모회장으로부터 인수인계는 받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 할 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때마침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 총회도 참석할 기회를 얻었고, 연합회 밴드에도 가입하게 되면서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 참교육학부모회 강릉지회가 강릉교육지원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단위학교 학부모회 컨설팅’ 사업) 그것은 학부모회장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나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지가 내려오기도 전에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신청하였고, 항상 옆에서 함께 힘이 되어 주는 부회장 및 감사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통해서, 먼저 대의원회 구성원이 ‘학부모회 임원(회장, 부회장, 감사) + 학년 대표 + 학급대표 + 동아리 대표’로 이루어지고, 대의원회에 학부모 담당교사가 함께 하는 것이 효율적인 소통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부모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하고 그 내용을 학교 측에 전달하였을 때, 회의 내용이 왜곡되는 경험을, 많은 사람들이 해보았을 것이다. 학부모와 학교가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이야기를 ‘전달’ 받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부모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대의원회를 열 때에 학교측 관계자(주로 학부모 담당교사)가 그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대의원회에 학부모 담당교사가 함께 하기를 권하는 과정은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학부모회 운영방법을 함께 공부한 이후, 실제로 학교에 가서 대의원회를 개최해 보았다.구성원들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해야 할 필요성을 설득하였고, 학부모 담당 선생님의 참여도 적극 권유하였다. 물론 선생님과 함께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어색함이 없진 않았지만, 학부모 담당 선생님이 이런 자리가 정말 필요했다고 말씀해주시고 적극 참여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첫 대의원회를 통하여 우리 학교는 학부모회에서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는 것과 학교와 연계하여 진행해야 하는 것들을 구분하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사 포함 10여 명의 대의원회 구성원이 늘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의를 고정하고 정기적으로 만남을 유지해나가는 것 자체가 학부모회 활동을 공식적으로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에서는 학교 학부모회 규정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학부모회 지원단]이 만들어 놓은 규정 예시안과 우리 학교 규정을 비교해보았다. ([학부모회 지원단] : 강릉 학부모회 운영경험이 3년 이상인 전·현직 학부모회 임원으로 구성, 참교육학부모회 강릉지회장이 강릉 [학부모회 지원단] 회장으로 활동 중) 학교 학부모회 규정에는 있지만 학부모회 운영이 규정과 상관없이 임의로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배움터를 통해 학부모회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규정에 따라 학부모회를 운영해야 하는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게 되었다. 배움터 이후 우리 학교 학부모회 임원들은 함께 모여 학부모회 규정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며 수정을 해보았다. 개정한 학부모회 규정은 12월에 있을 총회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다.

 

학부모 동아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양한 학부모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받는 교육과 또 다른 형태의 교육활동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의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도 교류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학교교육 참여자가 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고…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고…다른 학교의 학부모 동아리 활동사례를 보고 들으면서 우리 학교도 학부모 동아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의원회에서 여러 차례 논의하여 2개의 동아리를 만들어 냈다. 참여 인원이 적을까봐 은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참여해 주셨다. 앞으로의 동아리 활동이 기대된다.

 

배움터에서 학부모회 운영에 대해 함께 공부하면서 계속 마음에 품게 되는 말이 있었다.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소극적 수혜자가 아닌 적극적 참여자로 있어야 한다.” 얼떨결에 학부모회장이 되고 ‘그냥 시키는 것이나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교육의 3주체가 ‘교사, 학생, 학부모’라는 사실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동안 교육은 학교와 교사만의 영역이라 생각했었고, 부모는 그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되는 존재라 생각했었다. 교육의 주체가 아닌 소극적 수혜자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통하여 많은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평소 교육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진행되고 있는 교육정책이나 활동을 가벼운 가십거리처럼 판단하고 비판하는 수준에서 머물면서 어떻게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도 사실 몰랐다. 하지만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통하여 ‘적극적 주체자’라는 마음의 자세를 배웠고, 학부모로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웠으며, 이렇게 학부모가 학교 교육에 하나의 주체로 참여할 때 우리 아이들에게는 좀 더 풍성한 경험과 배움을 제공할 수 있고, 학부모 본인에게도 배움과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을 배웠다.

 

강릉 학부모회 파이팅!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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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강릉 신왕초등학교 학부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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