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1월호/372호] 사설_대학 서열 해소 없는 대입 개편은 무의미하다(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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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11-11 16:54 조회453회 댓글0건본문
대학 서열 해소 없는 대입 개편은 무의미하다
10월 24일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한 ‘제1차 2028 대입개편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은 포럼이라 현장 참석자가 많지 않았지만 실시간 유튜브는 300명 가까이 시청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는 대입 개편안이기 때문이다. 포럼은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 성균관대학교 입학처장, 충북 오송고 교육과정부장,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이 차례로 발표한 후 현장 참석자들과 유튜브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현 고등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대입 제도는 지난 2019년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발표된 것이다. 2018년 국민 참여형 대입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발표된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투명성 · 공정성을 강화하고, 대입전형 간 불균형 해소,사회통합전형 도입 및 법제화 등을 제시했다.(출처 :교육플러스, 2022. 10. 24.)
이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에 정규교육과정 외 방과 후활동, 영재 · 발명교육 실적, 자율동아리, 청소년단체 활동, 소논문, 학교 밖 개인봉사활동, 수상경력 · 독서활동을 미기재 또는 미반영하고 있다.(미기재는 삭제, 미반영은 기재는 하되 대입 자료로 전송하지 않는 것) 또한, 자기소개서 · 교사추천서 폐지, 대입 평가 전 과정에 고교정보 블라인드 처리, 평가항목 및 배점 등 세부 평가기준 공개 등이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서는 이를 다시 되돌려 놓자는 주장이 나왔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제한 사항이 지나치다면서 고교 교육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되돌려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사 추천서와 자기소개서가 폐지되어 대학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고, 교과 성적 위주의 평가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교원이 평가한 학생부에 대해 지원자 스스로가 자신을 설명할 기회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 역시 “자기소개서 폐지는 입시에 있어 교사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라면서 지원자에게 자신을 소명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사의 영향력이 아닌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는 측면의 타당한 제안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의 순기능을 모두 없앨 수밖에 없었던 2019년 대입 개편안은 이론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배경이 있었다. 부모 찬스, 사교육 개입 요소로 인해 학생부종합전형이 불공정한 전형으로 뭇매를 맞던 여론 때문에 학교에서 교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을 삭제하거나 미반영하는 것으로 개편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요소들의 부활을 거론하는 지금은 그때보다 나아졌는가? 자기소개서를 학생 혼자서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학교마다 방과후에 수익자 부담으로 ‘자기소개서 작성법’ 과정이 운영되고, ‘자소서 컨설팅’으로 검색하면 사교육 기관 광고와 비용까지 공유되는 게 현실이다. 얼마 전 사퇴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 역시 자녀의 생기부 컨설팅으로 논란이 되었었다.
대학입시 제도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전형이냐가 아니다. 공정성을 높인다고 16개 대학에 수능 비율을 40% 이상 높이라고 한 교육부의 정책은 학생들을 교실이 아닌 학원으로 향하게 했다. 이처럼 상위 16개 대학의 전형이 곧 대한민국 대입 전형이고 초중고 교육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서열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떤 입시제도가 도입되든 편법과 불공정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특권층의 대물림을 멈추고 교실이 정상화되려면 대학 서열해소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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