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월호/384호] 지부지회소식_거제지회(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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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4-01-11 15:47 조회357회 댓글0건본문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2023 거제 어린이 가을축제>
“여기에 아무 색이나 칠해도 돼요?”
전통 탈을 손에 쥔 아이가 똘망똘망한 눈을 깜빡이며 묻는다.
“물론이지, 네 마음대로 네가 좋아하는 색을 칠하면 된단다.”
줄지어 기다리는 아이도, 물감을 섞어 색을 만들고있는 아이도, 자신이 만든 탈에 물감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아이도 모두 기대감이 가득하다. 자리만 펼쳐놓아도 어린이들은 잘 만들고, 잘 논다. 탈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만 가져다 놓아도 어린이들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실수나 실패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일들 속에서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우는 듯하다. 어린이들이 만든 전통 탈들이 알록달록 반짝반짝하다. ‘거제민예총’에서 준비한 <탈만들고, 탈춤 배우기> 부스 풍경이다.
지난 11월 4일 토요일에 <2023 거제 어린이 가을축제>가 거제시에서 주최하고 참학 거제지회가 주관하여 아주동 공설운동장에서 열렸다. ‘모든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사는 나라’를 위해 어린이 인권 해방을 선언하며 만들어진 어린이날이 ‘2023년’인 올해로 101주년을 맞았다. ‘어린이 인권 해방선언’을 하고 10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멀기만 하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는 외침은 아직도 당위에 머물고 있으니 말이다. 마땅히 그래야 하는데, 어린이들의 행복은 멀기만 하다. 그래도 어린이들이 잠시나마 마음껏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거제교육연대에 손을 내밀었다. 거제교육연대의 많은 단체들이 흔쾌히 손을 잡아 주었다. 몇몇 초등학교의 학부모회도 함께 손을 잡았다. 덕분에 수천 명에 이르는 많은 어린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부스 곳곳을 둘러보고,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며 안전하게 어린이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2023 거제 어린이 가을축제>는 어린이들과 함께 만들고, 체험하고, 놀고,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꽉 채웠다.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스칸디아모스 & 마리모 키우기 DIY’는 물론 아크릴 무드등, 삼국시대 종이 금관, 바람개비, 친환경 샴푸바, 캘리그라피 거울, 나무 곤충, 죽방울/나무팽이 등과 같은 다양한 만들기 프로그램은 항상 인기가 좋다. 특히, 짚/풀 공예품 만들기는 자연이 아이들을 만나 예술이 되는 순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들을 들고 다니며 즐거워한다. 또 한편 페이스 페인팅 체험, 자가발전 에너지 체험, 천연 향기 체험, 로컬푸드 미각 체험, 그리고 전통문화인 인경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 앞에도 어린이들이 길게 줄을 섰다. 많은 아이들이 이곳저곳에서 즐겁게 만들고, 재미있게 놀고, 맛있게 먹고 논다. 마술 체험은 물론, 신기방기 과학 체험도 모두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또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닭꼬치, 핫도그, 떡볶이, 소떡소떡, 채소 과일컵, 식혜, 수정과와 같은 먹거리를 준비한 부스들도 북적북적하다.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부스에서는 문제를 내고 맞춘 학생들에게 떡을 하나씩 주었다. 어린이 축제에서 문제를 냈다고? 어떤 문제를 맞춰야 했을까? 어린이들이 떡을 먹기 위해 맞춰야 하는 문제들은 ‘할머니 이름은?’, ‘아빠의 생일은?’과 같은 문제들이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문제들이었다.
축제가 열리는 운동장 한 쪽에서는 <아나바다 알뜰장터>가 열렸다. ‘아나바다’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의 줄임말로 어린이들이 직접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팔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는 직거래 장터이다. 책과 옷 등 많은 물건이 자신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갔다. 운동장 중앙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작은 운동회와 강강술래로 시끄럽다. <도전, 골든벨>에서는 골든벨을 울리기 위해 눈에 반짝이는 어린이들로 가득하다. 문제를 틀려 탈락한 어린이들의 아쉬움도 크다. <2023 거제시 어린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축제장 전체에 울려 퍼진 ‘동요’이다. <동요 부르기>는 예전 어린이 축제장 가운데에서 진행되었던 ‘공연’을 대신하여 진행하였다. 어린이들이 공연의 관람객이 아닌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되게 한 것이다. 어린이들의 맑고 고운 목소리가 축제장을 가득채워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다.
참학 거제지회의 최연심 지회장은 ‘축제’의 순간만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항상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그래도 많은 어린이들이 잠시나마 행복할, 하지만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즐거운 축제를 준비하였다고 한다. ‘축제’의 순간만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항상 즐겁고 행복할 수 있으려면 축제장 밖에서 할 일이 더욱 많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송민수 (거제지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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