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신문 341호] 기획특집/ 왜 대통령직속 특별수사단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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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0-04-17 11:32 조회2,866회 댓글0건본문
6년이 지났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로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렸습니다. 며칠 동안을 바보같이 분마다, 시간마다, 초조하게 핸드폰을 열어보며 구조된 이가, 생존자가 있기를 바랐습니다. 시간이 일주일 즈음까지도 기적같이 한명이라도 살아 돌아와 주길 빌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어느 날 포기해버렸습니다. 체한 것 같이 낯선 포기였습니다. 그때부터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구조한다는데 왜 생존자가 단 한명도 없지? 들어가서 보기는 하는 거야? 유병언은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대통령은 뭘 하고 있는 거지? 진짜 뭐가 있는 건가? ‘만약 내 조카가 무슨 일로 죽었다면 나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내 손으로 대가를 치룰 수 없다면 법의 심판에 맡겨야하는 건데. 일단 왜 죽었고 누가 죽였는지를 알아야겠지. 근데 보통 그 정도 심각한 일이 일어나면 누군가가 신고부터 먼저 하지 않나?’
기억이 났습니다. 배 침몰 최초신고자는 최덕하군 (당시 단원고 2학년) 8시 52분 이었습니다. 열일곱 고등학생에게 해경에서는 ‘사고가 난 배의 위도와 경도가 어떻게 되냐고’ 황당한 질문을 해서 공분을 샀었습니다. 이후 8시 55 분에 강원식 선원이 조난 신고한 즉시 수난구호법에 따라 선박의 탑승객을 구조할 의무와 책임은 국가가 됩니다. 그렇죠. 그게 국가 존재의 이유겠죠.
다시 6년입니다. 지금까지 선원들을 제외하고 국가공무직에 있는 사람들 중 처벌 받은 사람은 세월호로 향했던 오직 단 한 사람 123정 정장 김경일입니다. 3년 징역 살고 출소해서 다시 해경으로 복귀했습니다. 심지어 은퇴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처벌받은 사람이 없습니다.
시민들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의 강한 염원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고, 2017년5월9일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그 시작은 세월호 참사였고, 정권교체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문재인정부가 탄생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은 2014년 7월 수사권부여를 방해했던 당시 새누리당에게 “알맹이 없는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든다면 국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 해 8월 광화문 광장에서 동조단식을 할 때 “수사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문재인대통령 역시 수사권 없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권교체 후 문재인대통령이 선택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수단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2기 특조위 즉,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였습니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이미 박근혜정부 시절,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권”밖에 없는 조사위원회로는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촛불대통령이라 말했던 문재인대통령 역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할 수 없는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든 것입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정원, 법무부, 국방부, 해수부, 안행부, 해경, 육경, 소방방재청, 중앙119, 교육부, 전라남도, 해운조합, 한국선급, 해군3함대, 각 군 사령부와 지휘통제실, SSU, UDT,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검찰, 기무사, 감사원, 해심원, 국무조정실, 총리실 등에 대한 실질조사와 교신기록, 통화내역, 각 기관 상황실의 녹취록과 통화내역, 관련자들의 휴대폰 통화내역, 세월호 레이더기록, KNTDS, 공군MCRC, TOD 영상, 보고서 등과 같은 증거 확보와 이와 관련된 공무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조사권”만 있는 사참위로는 절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참사 5주기에는 “세월호를 늘 기억한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세월호참사 6주기가 코앞인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5월27일 청와대는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와 세월호참사 전면재수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이유로 “아직 독립적인 수사체계와 수사인력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019년11월19일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질의서 답변을 통해 “검찰내 세월호특별수사단”의 수사를 지켜보자고 답변했습니다. 세월호참사에 있어 검찰 역시 수사 대상이며, 청와대를 비롯 모든 국민이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을 때 나온 답변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검찰은 군에 대한 수사권이 없고 국정원이나 국가안보실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한데 대통령이 그 입장을 버리지 않는 것은 세월호참사 수사의지가 없다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관련 범죄들 중 공소시효 3년, 5년에 해당하는 범죄들은 수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이제 공소시효 7년에 해당하는 범죄들을 처벌할 수 있는 시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21년 4월 15일이 공소시효 완성일입니다. 물론 살인은 공소시효가 없고, 세월호참사는 “학살”이니 모두 살인으로 처벌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살”은 공소시효 안에 철저한 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진상을 확인해야 비로소 “학살”인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지금의 검찰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 정부기관의 세월호 참사관련 많은 증거들이 폐기되었고, 폐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자 모두를 “살인”으로 처벌하는 것과 “학살”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세월호참사 관련자들이 면죄부를 받는 공소시효 7년이 끝나기 전에 반드시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 “지켜보자”고 말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입니까? 공소시효 끝나기를 기다리는 건 아닌가 의구심마저 듭니다. 안타깝게도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의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성적은 같습니다.
“123정장 김경일 1명 처벌, 침몰원인 모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여부에 문재인정부의 성공여부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됩니다. 경제나 안보보다 더 중요한 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 없이 우리 아이들의 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더 늦기 전에 문재인대통령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절대 세월호참사 만큼은 과거사로 만들면 안 됩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더 이상 아이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4.16이전과 같을 수 없다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2014년 4월16일 우리가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통령직속 특별수사단만이 진정한 해결책이고 답입니다.
공순주 (304목요포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연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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