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신문 342호] 기획특집/5.18 40주년의 의미와 해결되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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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0-05-12 16:46 조회2,665회 댓글0건본문
5.18 40주년의 의미와 해결되어야 할 과제
40년 전 중학교에 갓 입학한 단발머리 나에게 5월은 휴교령이 내려지기 하루 전 고등학생 언니들이 2층 창문에 매달려 울며 부르던 ‘우리의 소원’으로 시작된다. 5월의 기억은 국군통합병원을 사이에 두고 계엄군과 대치를 이루던 시민군들, 집 앞 서석고를 다니던 동네 오빠의 피 묻은 교련복에 비추던 화정동에 붉은 노을로 남아있다.
2020년은 5.18 민중항쟁 40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 된지 25년이 되는 해이다.
40주년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함께 평화와 통일을 향해 가는 역사의 구비에 5.18의 정신을 전 국민, 세계시민과 함께 하고자 하는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40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40년을 향한 새로운 시작과 100년을 바라보는 ‘시대적 가치’를 찾아가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5.18 40주년 민중항쟁 행사위원회는 40주년의 의미를 온전한 진상과 실체 규명, 헌법적 역사적 지위확립, 시대에 조응하는 새로운 정신적 가치 정립에 두고 있다. 행사위원회의 사업방향도 청년이 사업을 주도해나가는 방향, 국민이 참여하고 세계의 양심과 함께하는 방향, 향후 10년간 지속성 있는 사업을 발굴해 가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전 지구적 재앙인 코로나19의 위기로 5.18 40주년에 기획했던 의미 있는 행사들이 취소 되거나 축소, 연기되기는 했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국가폭력에 대한 배상과 5월 정신 계승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함께 시급히 해결 되어야만 할 우선 과제임이 명백하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민간 주도로 진행되던 5.18 기념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주도했다. ‘5.18 40주년 서울기념위원회’를 꾸려 광주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와 협력사업을 기획하고 5.18의 전국화, 세계화에 앞장서는 역할을 맡았다. 광주의 ‘40주년 5.18 민중항쟁행사위’는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의 슬로건으로 서울의 ‘5.18 40주년 서울기념위원회’는 ‘서울의 봄, 광주의 빛’이라는 슬로건으로 손을 잡고 만나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가 5.18민주화운동 기념 행사의 주체로 나서게 된 것은 5.18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광주만의 역사, 특정 지역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보편적 역사이자 서울의 역사로 받아들이는 의미이다. 5.18 민주화 운동은 광주만의 5.18이 아닌 지역을 넘어서, 세대를 넘어서, 5.18희생자인 당사자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와 함께 이 과제의 주체는 우리 국민 모두임을 얘기하는 것이다.
지난해는 3.1운동 100주년, 부마항쟁 4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3.1운동에서 촛불혁명까지의 과정으로 확장해서 조명하고자 하는 이들과 4.3과 여순 항쟁, 보도연맹에 대한 연속적 흐름을 통합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의견들이 속속 나타났다. 지속적인 진상규명 노력과 민주주의 의식의 성장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차가지로 5.18 또한 ‘부마 항쟁에서 5.18민주화운동’까지 더 확대해서는 ‘부마항쟁에서 6월 항쟁’까지 연속성 있는 민주화운동의 흐름과 확산을 통합적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했던 전 국민의 열망을 특정 지역만의 항쟁이나 희생, 사건으로 단편적 시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결집시키고 폭발시키는 과정에서 ‘서울의 봄’을 주도한 수도 서울의 역할과 한계는 광주의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 누누이 이야기 되어 왔다. 소련에 의해 짓밟힌 ‘프라하의 봄’처럼 민주화의 봄을 꿈꾸었던 서울은 결국 정권찬탈에 눈 먼 신군부 세력에 의해 패배하고 흩어지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광주는 항쟁을 이어가고 홀로 고립 되어 역사의 희생양이 되었지만 그것은 단지 광주만의 역사, 광주만의 희생이 아니라 이 땅 민주주의에 대한 학살의 역사였고 민중항쟁의 역사였다.
40년이 지난 오늘 서울은 다시는 광주만의 희생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시 민주주의 역사를 이끌고 가는 수도 서울의 역할을 책임 있게 다하고자 광주와 함께 손잡고 그날의 5.18정신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서울시는 광주와 함께 5월 대동정신을 잇는 민주, 인권, 평화 도시 실천 선언을 하고 5.18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해 서울시민, 전 국민과 세계시민이 함께 5.18 40주년을 기억하고자 ‘5.18 40주년 기념위원회’를 조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범국민대회, 전야제등 군중집회가 취소되었고, 서울에서 열릴 전국대회와 서울광장의 다양한 문화 행사등이 변경되어 아쉽지만 이는 또 새로운 방식의 시민참여와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계기가 된 것도 같다.
매번 똑같은 방식의 집회와 행사의 패턴을 벗어나 세대를 잇는 젊은이들의 정서와 소통방식에 맞는 문화적 접근 방법과 컨텐츠를 만들고 누구나 쉽게 보고 함께 할 수 있는 참여창구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서울은 40주년 5.18 기념사업을 < 오월 평화페스티벌> 이라는 타이틀로 기획하여 40년전 함께 불렀던 80년대 민중가요를 중심으로 한 콘서트를 KBS 열린음악회로 5월 18일 방영 할 예정이다. 5월 18일 기념식은 TBS로 생중계 하게 된다.
관련 국제컨퍼런스, 문학, 영화 음악, 무용극을 무관객 공연으로 네이버 TV와 TBS로 송출하고 5.18 TV를 개국해서 다양한 채널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소통하고자 한다. 비록 광주와 함께 기획 했던 많은 문화 행사와 전시, 전국대회가 취소 되긴 했지만 광주와 함께 하고자 하는 연대와 협력은 내년의 더 알찬 행사를 함께 준비하는 약속으로 지켜지게 될 것이다. 대구와 함께 마스크를 나누는 연대의 정신이 광주의 주먹밥을 나누던 대동정신이고 서울과 함께 그 대동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5월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대에게 더 이상 상처뿐인 봄, 부끄러운 봄이 아닌 자랑스러운 봄을 애기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들이 우리에겐 아직 남아 있다.
5월 광주에 와서까지 난동집회를 여는 극우보수 5·18 폄훼 세력과 5·18에 알레르기가 있는 야당 등의 5·18의 진실 왜곡, 망언에 단호히 대처하고 법적 심판의 철퇴를 내려야 할 것이다.다행히 지난 4.15 선거에서 5.18 광주학살에 뿌리를 둔 세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있었기에 차기 국회에서 5.18민주항쟁과 4.16 세월호 진상규명이 명확히 이루어지고 책임자 처벌과 국가폭력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진실규명과 책임자처벌 없는 용서와 화해는 결코 정의로운 회복이 될 수 없다. 5.18 40주년이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이루는 정의로운 회복의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 참고: 5.18 40주년 민중항쟁행위 자료와 5.18 40주년 서울기념위원회의 자문인 이영제 교수의 원고 참조 했습니다.
임진희 (5.18 40주년 서울기념위원회 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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