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신문 342호] 교육현장/ 어렵다 어려워!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투표 참여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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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0-05-12 16:35 조회2,791회 댓글0건본문
어렵다 어려워!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투표 참여 독려
- 공약은 알리지 말고 그냥 투표하라고만 해라? -
우리는 전북 정읍의 학생인권, 학생자치, 학교민주화를 위해 만들어진 정읍고등학생연합 동아리 LOTS(Light of the students)입니다. 이번에 참정권이 만 18세로 하향되어 학생들이 첫 투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단체는 청소년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투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정읍지역 국회의원 후보자의 공약을 보기 쉽게 정리해서 배포하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서 소위원회가 구성되어 공약정리 후 카드뉴스를 만들려고 했는데 그 시기에 정확한 공약이 나오지 않아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있던 와중 공약만 정리하는 것 보다 국회의원후보자에게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보고 그 답을 배포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우리는 국회의원 후보자에게 궁금한 점을 의견을 받고 공개질의서로 만들었습니다. 공개질의서는 교육관련, 그리고 청소년들이 궁금해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두 후보 선거사무실에 찾아가 질의서를 드리고 이메일로 답변을 받았습니다. 답변을 받았을땐 후보들이 우리가 정해 준 질의서 양식을 지켜주지 않아서 이걸 어떻게 카드뉴스로 정리해야하나 고민했습니다. 한 후보자는 ‘선거 운동기간 중 정책 공약 답변의 경우 자의적 편집을 하시게 되면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을 수 있음을 확인하시어 진행하여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해서 우리는 선관위에 전화를 하여 이 부분에 대해 자문을 구했습니다.
선관위에서는 후보자가 그랬으면 그럴 수 있다고 하면서 게시하려고 하는 카드뉴스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카드뉴스가 나오지 않아 질문지를 보내드리려 했는데 게시하려는 카드뉴스가 선거법에 걸릴 수 있으니 그 카드뉴스 완성본을 달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 보내드릴 수 없다고 하니 그럼 완성되면 보내주시라고 이메일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뒤로 우리는 후보자들에게 저희가 정해준 양식 그대로 다시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보내고 하고 답을 기다렸습니다. 그때 공약이 나와서 저희는 공약정리 카드뉴스를 따로 준비했습니다.
그때 선관위에서 연락이 와서 언제 보내주실 수 있냐 해서 저는 공개질의서 재답변이 아직 오지 않아서 공약정리 카드뉴스가 완성이 되었다 하니 그럼 그거라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보내드렸더니, 우리가 준비하는 것들이 우리가 미성년자, 만 18세가 되지 않는 선거권이 없는 학생들로 이루어진 단체이기 때문에 게시하게 되면 선거법 위반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문자를 받은 뒤 놀라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선거법 위반인지, 왜 이제야 말씀을 주시는 건지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선관위에서는 선거권이 없는 학생들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문제고 할 수 없다는 답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럼 애초에 제가 이러한 일을 진행한다고 하였을 때 아예 할 수 없다고 하지 않고 만들어서 보내 달라고 했는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더니 ‘매뉴얼에 따른 일처리였다. 게시하기 전 게시물을 보내 달라고 하는 건 원래 이렇게 한다’ 라고 원론적인 답변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가 하는 게 ‘어느 부분이 선거운동인거냐?’ 선거운동 기준에 대해 물었습니다. 선관위에서는 후보자의 이름이 들어가고 관련된 것이 들어가게 된다면 선거운동이라고 했습니다. 이름과 공약은 빼고 단순 투표 참여 독려만 하면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왜 선거운동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으며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선관위와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단체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여 선거운동을 하려던 것이 아니고 만 18세 참정권을 강조하고 투표참여 독려운동을 하고자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더 이상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에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공약을 알지도 못하는데 ‘묻지마 투표’를 권하라는 말인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선관위는 처음부터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가 아닌 만 18세 가 되지 않은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우리가 하는 것이 선거운동이라는 점을 알려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만 18세 이하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선거운동(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데 우리의 행동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선관위의 잘못이다. 선관위 때문이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참정권이 만 18세로 내려왔을 때 일부 어른들은 학생들이 무슨 판단을 하냐며 걱정을 하셨는데 현실은 학생들이 민주주의 꽃이라는 선거 과정에 참여할 수 없고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은 솔직히 법 잘 모릅니다. 더구나 무섭다는 선거법은 더 모릅니다. 안 된다는 말보다 이렇게 하면 된다는 말을 설명 듣고 싶습니다. ‘가만히 있으라, 적당히만 해라’ 이런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추가로 한마디 더 하자면, 저희는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참정권이 더 하향 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정읍 고등학생 연합 LOTS는 학생인권을 위해 더 노력하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를 높이도록 행동하고 실천하는 연합이 되려고 합니다.
LOTS 부대표 안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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