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5월호/354호] 나는 청소년 기자단 기자다(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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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5-13 17:00 조회1,384회 댓글0건본문
나는 청소년 기자단 기자다
작년 2기에 이어 올해 참교육학부모회 3기 청소년 기자단 활동도 하게 되었다. 청소년 기자단 활동이 내 삶에 아주 커다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째,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거나 당연하게 바라보던 학교의 규정들이 ‘삶의 힘을 기르는 교
육’을 한다는 학교에서 우리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둘째,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이 100년 전 공교육이 처음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수동적이고 획일화된 교육을 요구하고, 추구하는 병폐가 있다는 것을 차츰 알게 되었다.
셋째, 나의 생각을 담은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나의 글쓰기 능력과 비판적인 사고력을 확장시켜주었다. 학부모 신문에 실린 다른 청소년 기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에는 공감하게 되었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담은 글을 읽고서 다름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청소년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바라본 학교와 학교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도 달라졌다. 사실 이전의 ‘학교’는 적어도 내게는 딱히 불편함의 대상이 되어 본 적이 별로 없다.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잘하고, 그 속에서의 경쟁에서 이기면 되는 단순한 구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단 활동을 통해서 학교는 다양한 억압 기제로 가득 찬 경쟁과 순응, 침묵을 요구하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교육은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서로 양보해 나가면서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토론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생각을 밖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우리 학교는 울타리 안에 갇힌 모두를 견제하고, 여기는 싸움의 한복판이니 ‘이겨라’고 고함치면서 경쟁만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선생님의 의견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반항한다고 간주하여 마구 벌점을 날려주는 곳일 뿐, 학교는 순응하고 침묵하기를 바라는 곳인 것 같다.
이러한 환경에서 학생의 인권 또한 보장받기는 어렵다. 머리와 양말, 치마 길이까지 엄격히 제한하고 학생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학교에서 청소년들은 서로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체벌과 성별, 성적에 대한 차별이 아직도 빈번한 학교들이 많은것이 현실이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 나는 이 땅의 교육이 대한민국 청소년들을 억지로 알에서 깨워 나오라고 망치를 두드리지 말고, ‘청소년들이 알을 스스로 깨고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우리도 우리들 내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 학교 밖의 세상 이야기에 무관심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내 삶의 이야기, 우리의 목마름을 끊임없이 적극적으로 뱉어내어 기어이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되찾았으면 좋겠다. 나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느껴지는 것들을 당연하다고 간주하고 외면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세상과 학교를 바라보며 기자단에 임할 것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이사빈 (청소년 기자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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