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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8월호/357호]컨테이젼(Contagion : 전파, 감염)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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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8-12 13:10 조회1,2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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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Contagion : 전파, 감염)

캡처.PNG

 1년 반이 넘도록 코로나 19는 우리 삶을 흔들어놓고 있다. 사람이 서로 만나지 말아야 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언제 끝이 날지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바이러스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와 판박이다. 2011년에 만든 영화라는데 마치 2020년을 예견이라도 한 듯하다.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다국적 기업 직원이 기침을 하며 감기 증세를 보이다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갑자기 사망하고 아들도 죽고 이 직원과 접촉한 사람들도 죽어간다. 기침, 발열, 거품을 문 발작 같은 증상이 나타나자 미국 질병관리통제 센터와 WHO는 역학조사를 벌여 감염경로를 파악한다. 한편, 백신 개발을 둘러싸고 암투가 벌어지고, 백신을 선점하려는 욕심도 드러나고, 개나리꽃 추출액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퍼트려 이익을 얻는 사람도 나타나고 백신은 맞지 않아도 된다는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 제약회사의 주가가 상승하고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의 모습이 지금 세상과 많이 닮았다. 

 영화에서도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한다. 카지노에서 옆 사람 어깨를 만지고, 공항에서 음료를 사려고 신용카드를 직원에게 건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기침을 하고, 헬스클럽에서 샤워를 하고, 회의를 한 후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감염되어 사망한다. 환자 1명이 2명, 2명이 4명, 4명이 16명, 이렇게 30번을 전염시키고 나면 환자 한 명이 10억 명을 전염시키기까지 120 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바이러스의 전파경로가 나온다. 다국적 기업이 숲을 파괴하고 개발을 하자 서식처를 잃은 박쥐가 돼지 사육장에 깃들고 박쥐 배설물을 돼지가 먹고, 그 돼지가 도축되어 음식점으로 팔려가고, 그 돼지를 만진 주방장이 손을 씻지 않고 식당을 방문한 다국적 기업 직원과 악수를 하면서 바이러스는 수천 명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알지 못한 바이러스는 기침을 하거나 사람 간 순간 접촉으로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의 의미가 코로나 19를 겪으며 바뀌고 있다.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려워지고 있다. 공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반대편에 오는 사람을 피해 걸어가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눈치를 주게 되는 일상이 낯설기만 하다. 백신을 맞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서로 접촉하지 않아야 하는 생활이 답답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고 개발에 치중한 나머지 자연이 보내온 경고를 무시한 결과라고 한다. 기후위기는 현실로 바뀌고 있다. 

툰드라 지역이 녹고 오래된 동물의 사체가 드러나면서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바이러스가 언제 등장할 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5,000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사스, 메르스는 인간의 오만에 대 한 경고였다. 코로나 19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이제까지 갔던 길에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일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박이선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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