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호/353호] 요즘 저는_김석순 전 부회장(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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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5-10 23:45 조회1,566회 댓글0건본문
‘먹거리는 내 손으로’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나를 위한 삶을 살겠다고 선 언하면서 40여 년 긴 활동 시 간을 정리하고 시골 마을로 들 어왔다. 밭농사 400여 평에 30~40여 종의 채소와 약초들 을 재배하면서 이 녀석들 크는 모습에 봄부터 가을까지 즐겁 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씨 뿌리고, 풀을 뽑고, 수확하여 싱싱한 채소들을 밥상에 올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그 어떠한 행복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일주일에 1~2회는 산으로 들로 나가 식물들을 관찰하고 조사를 하는 일도 한다. 남편이 하는 일 인데 보조원으로 참여해서 함께 하고 있다. 식물 조사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있는 식물들이 몇 종 이며, 어느 지역에서 살고 있는지, 미기록종인지, 신종인지 등도 살피면서 조사를 한다. 산에 들어 서면 맑은 공기와 바람, 식물에서 나오는 각종 향 기에 취한다. 여기저기 피어 있는 크고 작은 꽃들 과 인사도 하고, 보고, 만지며 관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가끔은 영상을 찍어 손자에게 보내며 잘난 척도 한다. 매일매일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하고 살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인데 신은 나에게 더 많은 일들을 하라고 하신 것 같다.
3년 전부터 광주에서 먹거리 단체 활동을 하고 있다. 후배들 양성을 하지 못한 잘못도 있겠지만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시민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경제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면 활동하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뿐 더러 활동을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국에 있는 참교육학부모회 활동가들은 우리 아이들이 우뚝 서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활동비도 없는 활동을 하면서도 앞만 보고 걷고 있기에 바보 같은 그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상생먹거리광주시민연대(과거 학교급식운동을 공공급식 차원에서 명칭을 이렇게 바꾸었음) 활동을 하고 있다. 시작할 때는 1년 정도 하면서 기초만 만들어 주고 나오려고 하였는데 일단 발을 담그니 다시 빼기가 쉽지 않다.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먹거리 운동의 필요성은 더 절절해진 것 같다. 학교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세끼 밥을 챙겨 먹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청년, 유아, 노인 등 모두가 먹거리로 고통을 받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지난해와 같은 먹거리 대란 사회가 다시 오지 않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먹거리 해결을 위한 정책들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학교급식을 넘어 공공급식으로 공공급식을 넘어 전 국민 먹거리 전략을 통해 국민의 먹거리 기반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는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지만, 식량 자급률은 24%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식량 위기가 우리 곁에 와있지만, 사람들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식량 수출국인 나라들이 수출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이러한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현재의 먹거리 정책이나 상황으로 볼 때 멀지 않은 시기에 나와 내 가족이 굶주림으로 고통을 맞게 될 날이 올 것 같다. 이러한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내 먹거리는 내 손으로 해결하기 위해 살고 있다.
김석순 (전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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