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7월호/356호] 교육현장이야기/성장학교 별-자유와 협동, 그리고 자치를 꿈꾸는 학교(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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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7-08 11:58 조회1,550회 댓글0건본문
성장학교 별 -
자유와 협동, 그리고 자치를 꿈꾸는 학교
많은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서로 도우면서 치유를 해나가는 집단의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교장 김현수
성장학교 별만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학년을 올라갈수록 많은 아이들이 우리 학교들이 갖는 여러 제도와 장치 즉 경쟁과 처벌과 배제에 따른 탄압과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소외되고 차별받게 되지요. 그 가운데서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묻게 되고, 또 우리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묻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도와가면서 살아가는 삶의 과정을 교육으로 빚어내는 학교를 할 수 있을까 할 때 만난 교육이 프레네 교육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모색을 기다려주기, 아이들의 시도를 도와주기, 아이들의 결정을 함께 하기, 아이들도 어른과 같은 본성을 갖고 있고, 때로는 어른보다 옳을 때도 많다는 것을 주장하는 프레네 교육철학의 여러 내용들은 우리에게 제시하는 많은 지침들이 있었고, 새로웠고 힘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별학교를 거쳐간 졸업생들이 교사에게 감사하는 일도 있었지만 별학교의 철학에, 별학교의 제도에 감사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별학교의 좋은 시스템이 자신이 이 학교에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을 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협동이기를 바라는데 사실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협동 없는 교실은 상상할 수 없고 그것은 죽은 교실이다” 이 말은 2005년 처음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들었던 프랑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말입니다.
“학급 자체가 이미 협동의 필요성을 강력히 입증하는 조직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개별적으로 학습하지 왜 모여서 하겠습니까?” 협동은 강력한 인간의 집단적 강점이므로 이 강점을 우리가 살려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하나씩 마련해가야 합니다.
치유는 전문가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별학교의 경험을 통해서 여러 번 확인하였습니다. 협동이 치유의 큰 경험이고, 협동을 통해 자유를 경험하면서 더 치유가 되고 그리고 아이들이 그 과정에서 발표회나 프로젝트에서 책임을 더 크게 맡게 되면 치유가 더 크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순환의 과정이 일어나면서 아이는 성장하고 그리고 자립과 미래에 대한 꿈이 더 자라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교장 혹은 어른으로서의 행복은 바로 그런 자립과 미래에 대한 삶을 찾은 청년들을 만나는 것에서 옵니다. 학교를 하면서 느끼는 궁극의 기쁨은 청년의 꿈이 빚어지는 데서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학교는 청년의 꿈을 빚는 곳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동의 본성은 어른의 본성과 같다
별 교사 김찬
요즘 들어 점점 더 치유가 필요한 세상이 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와중, 저는 몇 년 전, 프레네 교육이 주는 힘을 직접 경험하고, 성장학교 별의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협동하고 협력하는 교실, 환대가 넘치는 교실,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본인들이 가진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는 학교.
본인들이 스스로 교과 과정의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학교. 공교육과 세상으로부터 갖은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나락에 빠진 심정으로 별학교의 문을 두드렸을 때, 학교가 주는 열렬한 환대, 이가 가진 거대한 치유적 힘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본인들이 원하는 주제로 직접 만드는 프로젝트를 할 때 빛나는 아이들의 눈빛. 다른 의견을 가진 친구를 존중하면서도 내가 가진 의견을 설득하고자 할 때 임하는 그 진지한 태도들. 이를 볼 때면 이 아이들의 가슴에, 이 사회가 거대한 구멍을 냈을 때, 과연 자유로워지고자, 배우고자, 살아가고자 하는 아이들의 의지에 상처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프레네 교육에서 강조하는 ‘자유 글쓰기’를 하노라면 아이들의 표현이 얼마나 맛깔스럽고 그 창의력과 상상력이 방대한지 감히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제가 경험했던 일반적 교육에서 말하는 ‘화자의 의미’, ‘문맥의 오류’, ‘작가의 의도’ 등을 기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넘어 자유 글쓰기를 통해 늘 새롭게 재창조되고 재설계되는 경험은 참 소중합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지, 자유롭게 표현하며 노는 것처럼 배우 지만 이는 결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즐겁게 그러나 제대로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처음 자원봉사자로 왔을 때, 느꼈던 별지기들의 따뜻함은 빛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작은 반딧불처럼 은은하게 마음에 퍼지어 오랜 기간 동안 제 마음에 번져있었습니다. 그렇게 교사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직접 진 채로 아이들에게 환대와 배움을 전해야 하는 입장에서 숱한 어려움도 많았지만 작고 큰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이뤄가면서 아이들과 맛보는 성취, 성장 그리고 아이들의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공명하듯 느낄 때마다 셀레스 탱 프레네가 말했던 불변의 법칙 중 하나인 ‘아동의 본성은 어른의 본성과 같다’라는 것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별지기 선생님들이 계셔서 정말 좋아요’나 ‘별학교가 너무 좋아요’ 등을 들을 때마다, 교사로서의 자부심보다는 이 아이들에게 안전한 울타리를 마련해주고, 이 울타리 속에서 지금까지 억눌려왔던 배움의 욕구와 삶에 대한 의지를 실험적 모색을 통해 토해내듯 쿨럭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한 교사로서, 한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성장학교 별의 프레네 교육자로서 살아간다는 것. 별학교 아이들의 교사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푸릇한 생기를 느낍니다.
사랑이 넘치는 집과 같은 공간
홍성현 별 (남 17세)
별학교를 다니면서 확인하는 나의 어려움이 줄어들었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을 잘하게 되었습니다. 심호흡을 하면서 화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알려 주셔서 그 또한 열심히 연습해보고 있습니다. 별학교는 수업도 재미있고 선생님들이 친절해서 좋습니다.
또래, 형, 친구, 누나들과도 사이가 좋아 저는 별 학교가 좋습니다. 또래 친구들에게 별학교를 추천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저는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또 봉천역과도 많이 가깝기 때문에 봉천동 주민들에게도 소개하고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별학교가 제게 주는 의미도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별학교는 사랑이 넘치고 뜻깊은 학교입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별은 저에게 집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제겐 별지기 선생님들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별지기 선생님들은 친절하시고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옆에 있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다정하고 자상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십니다. 참 따뜻하고 좋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별지기 선생님들 모두를 존경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수업
김재훈 별 (남 20세)
제가 별 학교에 와서 좋았던 점은 일반학교와 달리 등교 시간도 넉넉해서 오전의 힘든 시간을 조금은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별 학교의 수업은 일반 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반적인 교과목인 수학, 영어, 국어 등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 점이 저는 참 좋다고 느껴집니다.
산 활동, 저글링처럼 몸으로 하는 활동이나 둔감력, 비폭력 대화같이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저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들로 편성이 되어 있습니다. 또 수업도 미리 선생님들이나 학교가 정해주는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게 가능해서 마치 대학교와 같은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또한 별지기 선생님들도 모두 친절하셔서 편안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별 학교에 와서 느낀 점은 별 학교에 오기 전과 지금의 저의 성 격이 확실하게 좋은 쪽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일반 학교에서, 저는 자신감도 별로 없어서 발표도 별로 해본 적이 없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서 작은 갈등에도 화가 나 툭하면 화를 내서 친구도 별 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별 학교에 오고 나서 자신감도 생기고 화가 나는 상황도 어느 정 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길렀습니다. 지금은 친구가 아주 많습니다. 제가 별 학교에 처음 왔을 때는 확실히 자신감도 별로 없었습니다. 걱정이 되었죠. 그렇지만 차근차근 적응해 나가면서 친구들과 같이 게임도 하고 맛있는 밥도 먹어서 좋았습니다.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도 좋았고 그래서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학교에 입학하는 걸 주저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별 학교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별 학교에 와서 지금껏 제가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살면서 거의 하지 않았던 요리 활동, 산 수업, 인턴십 프로그램, 회장단, 프로젝트 수업 등을 체험해볼 수 있어서 정말로 좋았습니다. 인턴십을 하면서 받은 월급으로 가족들에게 한 턱 쏠 수 있었던 것도, 회장단(부회장)을 해본 것도 전부 별 학교에 왔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한 날들입니다.
학부모가 바라본 성장학교 별
서현수 별 (남 20세) 어머니
1. 별학교에서 느끼는 공교육과 차별점
가장 큰 차이점은 공교육 교사와 별학교 교사와의 차이이다. 공교육 교사는 입시, 성적에 더 집중하는 편이고, 학생의 행동 결과에 초점을 두는 반면 별학교 교사는 학생의 행동 원인과 여러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주시려고 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공교육은 이미 계획된 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고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별학교는 주변 상황과 별학교 학생들의 개인적인 변화를 보면서 융통성 있게 교육 과정을 이끌어간다. 또한 공교육은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정을 거치고 별학교는 교육과정을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어서 학생들의 개성과 의견이 존중받는 생각이 든다.
2. 별학교에서 느끼는 공교육 교사와 별지기들간의 차이점
첫 번째는 ‘공교육 교사는 교육을 담당하는 직업인’이라 생각하며. 공교육 교사는 학생과 주기적으로 생활, 성적 관련 상담을 하지만 학생들과 전면적으로 어울리거나 부딪히지는 않는다. 별지기들은 별학교 학생들의 전체적인 모습을 지켜보며 같이 고민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런 저런 모습의 아이, 이런 저런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보통의 아이들처럼 그냥 봐주시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공교육 교사는 조금만 다르면 다른 부류로 구분하여 주의해야 할 학생으로 대하는데, 별지기들은 다름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유별나게 다르게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학생들이 별지기들 앞에서 위축되거나 긴장하지 않는 것 같다.
3. 학생 담임선택제, 교과선택제에 대한 학부모님의 생각
학생들의 개성, 요구, 필요한 부분이 반영되려면 학생이 담임을 선택하고 교과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요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별학교에서 느낀 아이의 성장 - 스스로 선택하고 거부하기
별학교 3년을 지내며 현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짐을 느낀다. 현수에게 시끄럽다고 화를 낼 때도 있지만 다른 보통 아이들처럼 ‘화도 내고’ ‘안하겠다고 하고’ ‘하겠다고 덤비기도 하고’ 등의 모습이 뿌듯할 때가 많다. 특히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 안하겠다는 표현을 할 때는 조금 걱정도 되지만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생긴 것 같다.
5. 별학교의 긍정적인 효과 - 다름을 인정받음
현수는 인정받기를 원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아이인데 사회성이 부족해서 힘들어 했다. 현수처럼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이 생활하며(학생회, 인턴 등등)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 별학교라고 생각한다. 현수처럼 어느 한 부분에 구멍이 큰 아이들이 편안하게 지내기에 좋은 학교인 것 같다.
6. 교장선생님과 함께 프레네 대안학교에 참여하며 지내오면서 느낀 삶의 변화
- ‘어떤 사람에게도 스스로 선택하고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중요하다’를 배움
현수를 키우며 현수에게 늘 무언가를 해줘야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이로만 생각했었는데 현수에 대한 이 생각이 가장 크게 변한 것 같다. 현수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현수가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수가 거부하고 다른 선택을 해도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현수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과거에는 현수가 무언가를 시도하면 걱정도 많이 하고 다른 사람의 시각도 의식이 되었는데 이제는 조금 여유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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