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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7월호/356호] 사설_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위한 교육과정(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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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7-08 16:39 조회1,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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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위한 교육과정

 

교육부가 올해 처음 국민 참여형 교육과정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촉박한 일정에 쫓겨 충분한 숙의가 진행되기 어렵고,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기엔 한계가 있겠지만 교수, 교사 등 전문가 외에 학생, 학부모의 의견이 수면 위로 가시화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돼서 첫술에 배부른 놀라운 경험을 하면 좋겠다. 

 

삶과 연계된 교육이 필요하다 

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가장 대표적인 부문이 교육이라는 것에 대부분의 학생·학부모가 공감할 것이다. 미래 교육을 예측하고 정책을 수립하고 교과서를 제작하는 동안 이미 그것은 검색이 가능한 과거의 지식이 되어 현재를 사는 학생들을 이끌어 주기엔 역부족이다. 

이제는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닌, 원리를 이해하고 각자의 삶에서 그것을 끄집어내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수학, 과학이 중요한 이유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력을 기르려는 것이지 시험만 끝나면 잊어버릴 공식들을 외우기 위함이 아니다. 국어는 어려운 한자어를 암기하지 않아도 말과 글을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의사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초·중·고 12년은 실제 삶의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할 때 무엇을 찾아보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공동체 속에서 토론하고 경험하며 연습하는 과정이다. 변별력과 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빼앗기고 O포자로 낙인찍히며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교육권을 동등하게 보장받지 못하는 다수 학생들에게 국가는 미안해해야 한다.

 

지식이 아닌 가치관 형성이 우선 

교육의 목표는 인재상이 아닌 인간상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능력에 따라 교육받는’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따라 능력을 키우는 지식 습득에 치우쳐 왔다. 차이를 존중하고 협력하기보다는 차별과 경쟁이 당연했다. 부모인 40~50대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삶의 질과 직결되는 시대를 살았지만, 지금은 공존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는 시대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생소했지만 지금은 ‘생태전환교육’이 전 세계의 최우선 과제다. 나 혼자 규칙을 지키고, 분리수거 잘하고, 성평등을 말하고,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믿고, 인종차별 금지를 외친다고 ‘달라지지 않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달라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이미 눈앞에 와 있다. 

그런데도 교육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구 시대에 멈춰 서 있다. 기성세대가 무딘 감수성을 지니도록 교육받아 온 결과, 사회 곳곳에서 참아왔던 억압들이 분출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모든 것에 질문을 던져야 한다. 

초등 1학년 교실부터 “~하면 안 돼”라는 훈계 대신 감수성이 예민한 민주시민으로서 ‘시민력’이 몸에 배도록 실천하는 ‘배움’의 장이 되어야 한다. 

 

주체성과 자율성이 구현되는 교육과정 

교육의 역할은 ‘개인이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어야 하고, 교육과정도 학생의 진로, 사는 지역, 학교 규모, 시스템 여건, 학교 형태 등에 따라 달라야 한다. 

지역의 주민인 학생들이 현재와 미래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국가 교육과정 70%, 자율 교육과정 30% 식으로 지역 교육과정을 보장하고 점차 확대해 간다면 획일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교육자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2022 교육과정의 핵심이 고교학점제인 이유는 그것이 주입식 교육의 벽을 깨는 균열이고 교육의 자율권을 실현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학교별, 지역별로 교육의 3주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가르치고 싶은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배우는 상향식 교육과정은 시대적 흐름이다. 

학생이 있어야 학교도 교사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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