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1월호/382호] 지부지회소식_서울지부(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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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12-03 19:22 조회306회 댓글0건본문
서울 시민이 만들고 지키는 ‘학생인권조례’
11월 3일은 ‘학생의 날’이다. ‘학생의 날’은 1929년 일제에 항거한 광주학생운동일인 11월 3일을 기리기 위해 1953년 16차 임시국회에서 의결되었다. 1972년 유신 직후 폐지되었다 1984년 9월 22일 국가기념일로 ‘학생의날’이 부활되었다.
‘학생의 날’이 제정된 지 올해로 70주년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학생들은 나라를 위해 분기탱천하며 일제에 대항했다. 70년이 지난 현재 ‘학생’이란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사람으로법적 보호자의 보호를 받아야한다. 시대에 따라 학생들의 모습도 조금씩 변화하며 미성숙한 사회적 약자로 변모했다.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사람인 학생은 학교의 규정을 따르며 교사의 교육과정을 학습해야 한다. 라떼의 학교와 서울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 전 학교의 모습은 교사 중심의 학교로 엄격한 규율 아래 학생 체벌도 허용되며 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17개 시도교육청 최초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고 광주, 서울, 전북, 제주, 충남에서도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며 학교 안에서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던 언어폭력, 체벌 등은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형성되었다.
6개 시도교육청 중 서울은 2010년 ‘학생인권 조례제정 운동본부’를 결성해 서울시민 9만 8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로 우여곡절 끝에 2012년 1월 26일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다. 서울학생인권조례는 11년 간 초·중등학교에 안착하며 학생과 타인의 인권 존중, 학생의 의견을 수렴한 학생 규정 만들기 등 학생자치 활성화를 바탕으로 한 학생 중심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이처럼 학생인권조례는 라떼의 학교와 다른 모습으로 학교를 거듭나게 하는 제도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3년 6월 전국에서 지방선거가 실시되었다. 서울시의회 구성원들도 대거 바뀌며 지난해 8월부터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시민단체의 발 빠른 움직임 속에 학생인권 조례 폐지 주민발의 서명을 시작했고 올 3월 조례폐지 청구(안)이 발의되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다’는 말처럼 갑작스런 조례 폐지 움직임에 서울 교육단체 협의회를 주축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조례 폐지 단체의 움직임을 살피며 서울 학생인권 조례 지키기 공동 대책위원회(준) 활동을 했다. 그리고 2023년 1월 26일 오후 1시, 약 250여개 단체가 참여한 서울 학생인권 조례 지키기 공동 대책위원회(공대위) 출범식 기자회견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했다.
공대위에는 제 정당, 인권단체, 청소년 단체, 교육을 포함한 시민사회 단체들이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 참여했다. 출범식은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참여해 1시간이 넘게 진행되며 조례를 지키기 위한 각계각층의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 중 학생인권조례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발언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 소개할까 한다.
고등학교 3학년 허 모군(18)
“학생들은 규제와 탄압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를 짊어져 나갈 소중한 미래세대다. 그런 미래세대에게 사랑과 배려를 가르쳐 줘야지 규제와 탄압을 가르친다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겠나. 학생인권조례가 잘못되었다면 고쳐나가면 되지 없애버린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고등학교 3학년 김 모군(18)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을 보호할 수 없으니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던데 이는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인권과 교권을 평등한 시선에서 같이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되는 일인데 학생인권조례를 무조건 폐지한다면 학교는 예전으로 회귀할 것이다.”
고등학생 오 모군
“학생인권조례 일부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논의를 통해 수정해야지 없애자고 하는 것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국가가 국민들의 다양한 권리를 위해 법률로서 보장하는 것처럼 서울 학생들에게도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조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학생 안 모군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 소식을 듣고 학생 당사자로서 가만히 있는 것이 부끄러워 이 자리에 나왔다. 학생인권조례가 없어지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학생들에게 폐지에 대해 물어봤냐.”
[출처 : 한국NGO신문(http://www.ngonews.kr)]
공대위는 출범식을 시작으로 조례 폐지 시민단체의 활동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월에는 학생들이 기획한 ‘청소년들이 말한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우리에게 물어 봤는가? 기자회견을 했고, 서울시의회가 열리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조례 폐지 청구(안) 수리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5월 어린이날 금천지역 행사, 학생 중심의 국회 토론회, 6월 ‘라라라 캠페인 주간’, 학생인권조례 지키기 서명 활동과 서명지 취합 후 서울시의회 전달, 서울시의회 앞 1인 시위(임시회, 정례회 기간), 9월 학생인권조례 폐지청구(안) 공청회 등의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리고 공대위 활동에 필요한 재정 마련을 위해 웹포스터를 만들고 SNS를 통해 널리 홍보했고, 전교조교사 대회 등 굵직한 행사에도 참여해 공대위 활동을소개하고 모금함을 돌렸다. 아울러 법적 대응을 위한 소송인단을 구성해 민변 대리인단을 통해 4월 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10월 20일 행정법원에서 첫 변론을 진행했고 내년 1월 12일 2차 변론이 예정되어 있다.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운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청구(안)은 321차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어떻게 논의될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2011년 서울 곳곳에서 주민발의 서명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 활동하겠다고 다짐한다.
강혜승(서울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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