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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8월호/357호] 기획특집_(고교학점제를 중심으로 살펴본 학부모가 함께하는 학교 자치와 교육과정위원회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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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8-11 18:04 조회1,5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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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를 중심으로 살펴본 

학부모가 함께하는 학교 자치와 교육과정위원회

 

2022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한창이다. 교육부, 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각각 역할을 분담해 추진하고 있다. 각 기관들은 한결같이 '학생이 자기 삶의 주체로 서는 교육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022 교육과정의 핵심인 고교학점제와 학교 교육과정위원회, 지역 교육과정위원회 및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Q&A 형태로 정리했다.(1면에서 계속) 

 

 교육자치 30주년 기념, 학부모자치 공동포럼을 위한 사전 내부 토론으로 참교육학부모회는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하는 고교학점제’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인 정미라 교육과정연구소 부소장은 고교학점제의 쟁점과 대안을 중심으로 학교자치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3월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학부모 포럼은 고교학점제의 도입 취지, 개편 방안, 이수 방법, 평가 등 ‘고교 학점제란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7월 19일 교육자치위원회가 주최한 교육자치 간담회에서는 현재 찬반 논쟁으로 번진 고교학점제에 대해 좀 더 알기 쉽게 이해하고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었다. 교과서를 봐도 이해가 안 되는 문제를 해설서를 보고 알게 된 것 같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 소감이다. 

 

고교학점제가 왜 필요한가 

 고교학점제는 교육의 체제를 바꾸는 것이다. 그동안 획일적인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은 서열을 만들고 지역 간 격차를 심화시켰다. 현재 지역 격차가 이렇게 심각한 이유는 농산어촌 학교나 서울 강남의 학교나 똑같이 SKY를 가기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별, 지역별로 교육과정이 다르게 운영돼야 서열화와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면 5단계로 평가하는 성취평가제가 도입되어 학생 간 서열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동안 고등학교는 대학 선발을 위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줄을 세워 대학에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고민을 이제는 대학이 해야 한다. 전국에 1등급 학생이 몇 명이 되든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 시스템을 다양하게 마련해 선발하는 것은 대학의 몫이다. 

 

왜 지금 도입해야 하는가 

서열화와 지역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는 취지는 동의하지만 아직은 준비가 안 돼서 실패할 것이라고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이제 더는 미룰 수가 없다. 고교학점제의 도입 배경은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학령 인구가 급격히 감소해 교육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최근 10년 간 유·초·중·고 학생이 170만명 감소 했고 2020년 기준 3,832개 학교가 폐교했다. 전남 828개교, 경북은 729 개교가 문을 닫았다. 학교가 사라지면 학생을 둔 가정은 학교가 있는 중소 도시에서 살아야 하고, 지역 소멸과 중소 도시 쏠림 현상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미 폐해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 둘째, AI를 도입하면서 교육 환경 개선이 필수가 됐다. 영어 교사보다 영어를 더 잘 가르치는 AI 로봇이 대량생산되는 시대다. 교사의 역량 중 AI 활용 능력이 필수가 되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 셋째, 모두가 각자의 특별함을 존중받는 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초등 학생의 36%, 중학생의 46%, 고등학생의 60%가 수포자다. 그런데도 고등학교에서는 심화 수학을 필수 과목으로 두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등급 산출을 위한 분수의 분모로 다수를 희생하는 교육을 멈춰야 한다. 넷째, 제대로 된 교육 혁신을 이루려면 교육과정이 달라져야 한다. 고등학교 중 혁신학교가 적은 이유는 획일화된 교육과정으로 혁신 교육을 구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대학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학 진학 위주인 현재 교육도 바뀔 수밖에 없다. 2023년 고교 졸업자 수가 40만 명인데 대학 입학 정원은 50만 명이 넘는다. 2011년에 ‘2030년에는 대학의 50%가 사라진다’고 예측했었다. 이미 대학 간 통합도 시작됐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로 서울대가 여러 개 생길 수도 있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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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선도학교에서 드러난 한계와 대안은 무엇인가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적용하려면 학교자치 문화가 조성돼야 하는데 학교 교육과정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한 학교 사례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첫째,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교육과정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학교 뜻대로 교육과정을 구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과정위원회는 학생 위원 10 명, 학부모 위원 10명, 교원 위원 10 명 식으로 동일한 인원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제대로 의견을 낼 수 있다. 이 때 상위권 학생이나 학부모만으로 구성되지 않고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학생회나 학부모회 임원들은 성적이 상위권인 경우가 많아 교육 과정을 대학입시 위주로 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의 요구를 단순히 설문조사로 파악하면 취미 활동 위주로 결과가 나온다. 교육과정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반드시 거친 후 요구 조사를 해야 자기 진로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제대로 제안할 수 있다. 경기도 숙지고처럼 과목 안내서를 동영상 자료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원도 별무리고는 학생들이 과목을 기획해서 배우고 싶은 과목을 제안하고 학교에서 이를 수용해 개설한다.

 

대학입시가 달라지지 않았는데 고교학점제가 가능한가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의 민주화다. 교육과정은 교감, 교무부장, 교육과정 부장이 짜는 것이고 교육과정을 잘 모르는 교사들도 있다. 짜여진 교육과정대로 수업하고 대학입시에 맞춰서 수능완성, 수능특강, EBS 교재로 수업한다. 국가에서 정한 국영수 필수 이수 단위가 10단위인데 이를 훨씬 넘는 단위 수를 편성해 국영수 위주로 가르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학입시가 바뀌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럴수록 대학입시를 흔들어 놓을 고교학점제를 확산시켜야 한다. 5단계 절대평가로 1등급을 많이 만들고, 국영수 위주가 아닌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그러려면 1학년 공통과목은 석차 등 급을 유지한다는 교육부 안은 반드시 변경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고1 성적으로 대학을 가는 게 된다. 1학년도 성취평가제를 적용해 변별력이 사라져야 대학은 다른 선발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교학점제와 연계되는 대학입시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경기과학고에서 학생을 캠프형으로 선발한 사례가 있다. 캠프를 하면서 여러 특성이 드러나게 되고 협력 과제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역량을 점검할 수 있다. 대학에서도 캠프형처럼 다양한 면접 방법을 도입해 선발하면 될 것이다. 심사위원도 대학교수로만 구성하지 말고 외부 인원을 추천받아 구성하면 깜깜이라는 비판이 적을 것이다. 지금은 면접 문항들이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어려운 것들인데 이것도 개선해야 한다. 지역별 격차를 줄이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성취평가제로 선발 인원의 몇 배수를 뽑고 캠프형, 면접형, 추첨형으로 선발하면 지역별 격차가 해소될 것이다.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서 수능 자격을 취득한 학생들을 모두 입학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대학 서열화를 없애지 않으면 평등한 교육은 불가능하다. 정시가 공정하다는 착각은 금물이다. 수능 100% 전형일 때 서울대 입학생의 70~80%가 강남과 목동 출신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고교학점제는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교육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제도다. 그동안 수포자, 영포자를 양산하고 소수 상위권 학생들의 내신 등급을 위해 다수를 들러리 세웠던 교육을 바꾸자는 게 고교학점제다. 모든 학생들은 특별하다. 모두가 균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본인에게 필요하지도 않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수업을 강제로 들으며 가방만 메고 왔다 갔다 했던 학생들에게 듣고 싶은 수업을 보장해 주는 것이야말로 평등한 교육이다. 과목별로 미이수 기준인 40점은 유급이 목 적이 아니라 기본 학력은 갖추도록 보충을 해주기 위한 것이다. 학교에서는 40점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동안은 학교에서 미진한 학생에게 보충수업을 해주지 않았다. 보충수업은 수강만 해도 이수가 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다양화가 아니라 책임 교육이다. 상위권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을 기본 수준 정도는 갖추도록 책임지고 가르치라는 취지다. 

 

도시와 농산어촌 간 격차가 심화된다고 걱정한다 

 그러면 지금은 지역 간 격차가 심하지 않은가. 지금처럼 획일적인 교육과정 하에선 지역별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중앙집권 체제에서는 고교학점제가 불가능하다. 지역별로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 해답이다. 교육청별로 지역 교육과정위원회를 반드시 구성해야 하고 모든 주체들이 다양하게 들어가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처럼 학생, 학부모, 교원뿐만 아니라 대학, 청소년 기관, 기업, 시민사회 등 마을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해서 만든 지역 교육과정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 울산은 기업체 연계 과목을 개설하고 기업에 가서 해당 과목을 수강한다. 농산어촌에 있는 학교는 생태 중심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방학 때 타 지역 학생들에게 개방하면 지역을 살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이미 ‘온라인 교육포털 교실 온닷’에는 809개의 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지역별 공동교육과정은 온라인으로만 구성하지 말고 지역의 숙박 가능한 청소년 시설을 활용해 방학 중에 캠프형 수업으로 보완하는 블렌디드 수업을 개설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의 주민으로 살아갈 학생들에게 지역별로 특색이 있는 교육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본인이 원하는 진로에 대해 배우고, 배움의 폭이 학교 밖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고등학생이 진로를 결정하고 과목을 선택하기엔 이르지 않은가

 각 주체별로 교육과정에 대해 연수를 해 보면 학생이 가장 이해도 빠르고 수준도 높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지 않았을 뿐이다. 투표권을 가진 학생들이다. 대통령도 뽑을 수 있는 나이인데 과목을 선택하지 못할 거라는 걱정은 기우다. 단, 교육과정을 볼 수 있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은 필요하다. 그래야 교육과정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현재 고등학교는 상위 4% 학생들을 위해 96% 학생들이 희생하는 교육과정이다. 심화 국어, 심화 수학, 심화 영어가 필수이고, 수1과 수2를 1학년 1학기에 동시에 배우는 학교도 있다. 이런 학교는 문과 성향의 진로를 선택하기가 어렵 다. 경기도 갈매고는 선택권을 많이 보장하는 고교학점제를 운영한다. 국영수와 예체능 과목을 통째로 묶어서 그 중 택1 한다. 대학에 진학할 학생들은 국영수 위주로,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본인이 관심 있는 과목을 들으면 된다. 나중에 진로가 바뀌어서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면 학기말이나 방학을 활용해 필요 학점을 이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교학점제는 한 학기를 다 듣지 않고 1주일에 몰아서 듣도록 구성할 수도 있다. 교육청 단위로 과목을 상시 개설해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학교 교육과정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하는가

 국가수준 교육과정에는 ‘교육과정의 합리적 편성과 효율적 운영을 위해 교원, 교육과정 전문가,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학교 교육과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며 이 위원회는 학교장의 교육과정 운영 및 의사 결정에 관한 자문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학생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부모가 교육과정위원회에 들어가겠다고 요청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이 3년간 이수할 수 있는 과목을 학년별, 학기별로 편성하여 학생과 학부모에게 안내하도록 한다’고 되어 있으나 입학할 때와 졸업할 때 교육과정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학교는 책임있게 3년간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안정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때는 교원의 조직, 학생의 실태, 학부모의 요구, 지역사회의 실정 및 교육 시설· 설비 등 교육 여건과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노력한다’는 조항처럼 학부모의 요구를 수렴해야 한다. 여기에도 학생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교 교육과정위원회의 바람직한 방향은 

첫째, 학생 위원, 학부모 위원을 교사와 동일한 인원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둘째, 학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학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전반에 대해 공동으로 논의하고 공동으로 결정해야 한다. 넷째, 학교 교육과정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확대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거버넌스에 참여해야 교육과정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 용이하다. 위 사항들은 지역 교육과정 위원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교육과정위원회는 논의가 편향되지 않도록 공개하고 회의할 때 방청객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주체들이 협력적 관점에서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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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는 교사만의 노력으로 실현할 수 없다. 학교자치와 학교 민주화가 조성되어야 가능한 시스템인데 학교자치의 핵심은 교육과정이다. 교사들만으로 교육과정을 논의하면 교과 간 이견이 첨예해 개혁이 쉽지 않다. 또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는데 학생과 교사만 회의를 하게 되면 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 학부모의 역할은 학생들이 자기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어 주는 것이다. 이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을 학교 교육과정위원회와 지역 교육과정위원회에 반드시 참여시키도록 교육부 훈령과 시도교육청 조례로 보장해야 한다. 교육과정 제정 후 공청회에도 반드시 학생들을 참석시켜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고교학점제, 학교자치가 정착되려 면 학부모의 협력이 필요하다. 경쟁 교육이 아닌 책임 교육, 획일적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 선택하는 교육, 공공성과 평등성이 구현되는 교육을 향해 지금, 한 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 교육자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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