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0월호/359호] 넷플릭스 드라마 <D.P 개의 날>을 보고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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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10-13 19:09 조회1,138회 댓글0건본문
병역법 3조 1항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대한민국 헌법’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의 오프닝마다 나오는 문구이다.
2000년대에 군대를 갔다 온 작가가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병영문화가 ‘그래도’ 많이 개선된 현재와는 조금 안 맞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군필자들이 공감하는 군대에 대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기억들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D.P는 ‘Deserter Pursuit’의 줄임말로 군탈체포조, 그러니까 탈영병 잡는 2인 1조의 헌병인데 이 작품에 선 탈영한 장병들을 잡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 이면의 가혹행위와 부조리로 가득 찬 군 생활을 그리고 있다. 줄거리 소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 으니 생략하고 바로 군필자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에 대해서 물어봤다.
90년대 군번으로 양구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군대 시절은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치약 뚜껑이든 수통 뚜껑이든 총구든 철모든 안 박아본 것이 없고 심지어 그 상태로 10m 전진시키는 일도 당해봤다고 했다. 80년대 홍천에서 근무했다는 B씨는 이 말에 공감하면서 원산폭격이라는 말로 이 가혹행위를 정의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가혹행위를 하는 이유는 근무시간에 졸거나 집합에 늦거나 하는 잘못에 대한 얼차려보단 단순히 고참이 애인이 변심한 것에 대한 화풀이 등이 주된 것이었다고 한다.
군대는 공동책임… 각종 황당한 규칙들 로 ‘부조리’ 행해
가혹행위는 잘못에 대한 얼차려를 이유로 행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 병 간의 사소한 규칙을 세워놓은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군법에 따르면 병 간에는 분대장과 분대원 말고는 상하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상호존중이 원칙이라고 한다. 04군번 C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포천에서 근무했는데 주로 ‘짬’이 안 되는 경우 다음 것들을 못하게 했다. ‘사제물건과 세탁기, 그리고 온수 샤워 등.’ 군대의 부조리는 C씨가 막 상병을 달았을 무렵 05년도 530GP 김일병 사건과 논산훈련소 인분 사건으로 인해 ‘선진병영’의 필요성을 내세우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기 생활관과 신막사가 도입되던 2012년 무렵 “못 참으면 임 병장 참으면 윤 일병”이라는 유명한 말을 낳은 두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 거의 사라졌고, 지금은 일과 중 핸드폰 사용과 계속해서 줄어드는 복무기간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들려오는 군대에서의 비상식적인 일들은 아직도 자녀를 둔 부모가 ‘헬리콥터 맘’이 라는 신조어가 군대에서도 쓰일 정도로 과보호하는 일들이 일선 부대에서 흔할 정도로 군에 대한 신뢰를 멀어지게 한다.
박현빈 (청소년기자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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