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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8월호/357호] 사설_분리해야 할 것은 학교와 폭력이다(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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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8-12 13:28 조회1,3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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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해야 할 것은 학교와 폭력이다

 학교폭력 법률이 더 강화됐다. 

사안조사도 진행되기 전에, 신고가 접수되는 즉시 가해 추정 학생을 분리시켜야 한다. 6월 23일부터 시행된 개정안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 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 16조 1항 중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건을 인지한 경우 피해 학생의 반대 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체없이 가해자(교사를 포함)와 피해 학생을 분리하여야 하며 피해 학생이 긴급보호의 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제1호, 2호 및 6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폭법 시행령 17조의 2(가해자와 피해 학생 분 리 조치의 예외)에서는 ‘피해학생의 반대의사 등 대통 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을 세 가지 경우로 규정해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명시했다. 

1. 피해학생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경우, 2. 가해자(교사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피해 학생이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2 조제4호에 따른 교육활동 중이 아닌 경우, 

3. 법 제17 조제4항 전단에 따른 조치로 이미 가해자와 피해학생이 분리된 경우다. 학교장이 긴급 조치를 ‘할 수 있었던’ 기존 법률에 ‘지체없이’, 가해자를 ‘분리해야 한다’가 추가된 개정안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한다. 학교 폭력 사안은 가해· 피해가 명확하지 않아 사안조사를 해도 확실하게 판명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에서 조치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관련 학생으로 표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해당 사안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어느 쪽이 가해 학생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 추정 학생의 신고만으로 가해 추정 학생을 최대 3일간 분리시켜야 한다. 피해 학생 보호라는 취지로 개정된 조항이 다른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으며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오인 신고 에 대한 대책도 없다. 심의위에서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론이 날 경우 미칠 파장도 우려된다. 분리 조치로 인해 수행평가나 중요한 학사 일정에서 피해를 입은 경우 이어질 각종 분쟁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시행령에서 규정한 분리조치 예외 사안에는 ‘교육 활동 중이 아닌 경우’가 포함돼 있다. 이는 모법인 학폭법에 명시된 학교폭력의 정의에 위배된다. 이번 기회에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한 학폭법을 ‘교육활동 중 에 발생한’으로 개정하면 어떨까. 학교 밖에서 교육활동 외의 시간에 발생한 심각한 폭력은 어설픈 학폭법이 아니라 사회 범죄로 다루고 ‘학교’와 ‘폭력’을 분리시켜야 한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학교 밖으로 이관된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동안 학교 안은 평화로워졌을까. 학교장 자체해결제는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에 도움이 됐을까. 공정성과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육지원청 심의위를 운영한다고 했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피해 학생 및 보호자가 원할 경우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는 조항이 추가됐다. 학교장 자체해결 의지를 신뢰하지 못해 즉시 분리를 강제한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학폭법은 학교 폭력의 정의부터 대상, 취지 등 모든 조항이 셀 수 없이 수정됐다.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을 무리하게 법적으로 조치하려다 보니 원칙없는 도돌이표가 반복되고 있다.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회복하고 함께 가야 할 학생들을 예비 범죄자, 폭력 관련자로 내모는 학폭법은 이제 폐지를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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