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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10월호/359호] 교육현장 이야기_ 꿈과 희망을 찾아주는 평화로운 교실 ‘해맑음센터(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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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10-13 11:38 조회1,1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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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을 찾아주는 평화로운 교실 ‘해맑음센터

 캡처.PNG조정실 (해맑음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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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외곽의 한적한 산골 마을에 위치한 폐교에 터를 잡은 해맑음센터가 ‘기적의 창출 터’라 불리며 피해 학생 치유회복 활동을 시작한 지 8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학교폭력은 피해학생들이 가해 학생과 한 공간에 머물며 2차 피해가 두려워 등교를 기피하게 되며 학년 유예, 학업 중단으로까지 이어지는 악 순환이 계속되게 됩니다.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기 위한 해맑음센터의 역할과 노력이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로 집안에만 갇혀 있던 피해 학생들이 해맑음센터에서 생활하며, 같은 아픔을 가진 또래 친구들과 서로 공감하며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입교생 모두 그렇게 비슷하게 시작을 합니다. 시작은 소소하지만 친구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잃었던 자존감을 찾게 되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도 발견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며 높은 회복력을 보입니다.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고 있지만 오랜 기간 따돌림으로 위축되어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던 은우는 입교 후 성악을 전공한 담임 선생님의 격려와 지도로 각종 가요제에 출전해 수상을 하며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승주는 진로 체험인 제빵 수업 시간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더니 제빵, 제과 기능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을 하였고, 전국 제과 조리 콘테스트에서 수상을 하게 되니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제빵사가 되겠다며 미래의 꿈을 설계하는 모습에서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그뿐인가요. 한 학기 꽃꽂이 수업으로 전원이 자격증을 취득했고, 드림플라워 클래스 대회에 출전해 대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타고 글짓기 대회, 미술대회, 대한민국 청소년 사진 공모전 등에서 상을 휩쓰니 가족들의 기쁨도 그만큼 커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희망을 가지라는 위로의 말에 희망이란 단어가 사치처럼 느껴진다던 피해 부모님들. 선택할 여지없이 찾아온 해맑음센터에서 캄캄한 어둠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얻게 되니 가 정의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해옵니다. 

 자기는 꿈이 없다고 대답하던 아이들, 꿈은 있지만 이루지 못할 거라고 비관하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하며 용기를 얻으니 자신감이 넘쳐납니다.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과 나눔과 배려의 귀중함을 배우니 봉사의 참 의미를 깨우치게 됩니다.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본받아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한 수료생들. 선생님 자리를 뺏을 거라는 웃음거리의 말과 해맑음센터로 다시 돌아와 후배들을 돌보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니 감사한 마음과 함께 우리들이 하는 역할에 자부심과 보람을 얻습니다. 조용한 아이는 아픈 아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부산하고 엉뚱한 모습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허황된 듯 보이는 꿈이라도 인정과 독려해주는 여유가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꿈은 꾸어야 이룰 수 있습니다. 그 기회를 만들어주는 어른이 되고자 합니다. 

 

미래의 해맑음 선생님  

관계 때문에 너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성훈이는 믿었던 친구들과 오해에서 비롯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이후 ‘또래 관계’가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또래 집단과의 관계가 자존감의 큰 축 중 하나인데 성훈이는 학교폭력을 당하며 그 축이 무너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관계’에 집착하고 있었고 그 집착은 그저 사람 좋게 받아주고 웃어주며 어떻게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나의 과제고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성훈이의 태도는 점점 더 성훈이를 힘들게 했고 성훈이와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원활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매주 갖기로 했습니 다. 처음이 어렵지 몇 번 연습하다 보니 집단 상담시간에 갈등이 있는 두 그룹의 아이들에게 갈등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이 얼마나 불편해하는지와 우리 모두 힘들어서 왔는데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저를 찾아왔습니다.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성훈이는 “모르겠어요. 저는 뭐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제 자기들 몫이죠.” 성훈이는 자기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냈던 것입니다. 자기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지니 이제는 ‘나’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인이 되면 무엇을 하며 살아갈까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음… 제가 몸도 날쌔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소방관을 해볼까요? 아니다… 아! 선생님! 저 생각 났어요. 해맑음센터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저처럼 힘들어했던 친구들 도와 주고 싶거든요.” 성훈이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을 하자 그 꿈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자습시간과 저녁 시간을 활용해서 디지털정보활용능력(DIAT) 1급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사회복지과를 가기 위해 수시를 보고 면접을 다니며 결국 사회복지과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성훈이는 당당하게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자기가 받은 도움과 사랑을 잊을 수 없어 해맑음센터 아이들을 위한 교육 봉사 시간에 체육 봉사자로 활동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맑음센터에서 지내면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는 성훈이는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도와 주신 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마지막으로 성훈이가 아이들에 게 남기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칩니다. 

“얘들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이겨냈으면 좋겠어.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는 법이니까 거기에 주저앉지 말고 일어서길 바란다.” 

이정희 (해맑음센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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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많이 성장한 이곳, 해맑음

 나는 사람을 만나면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다니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소한 오해 때문에 학교생활이 힘들어졌고 그러다 보니 예전 성격은 사라지고 대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성격이 예민해져 피해 의식까지 생겼다. 결국엔 학교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무기력해졌고 삶의 의욕까지 잃은 상태였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학교에서 추천해 준 해맑음센터에 오게 되었다. 

 해맑음센터에 도착했을 때부터 왠지 편해지는 마음이 생겼었고, 입소해서 처음 사귄 친구가 동갑이었고 말도 잘 통해서 생활하는데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역시 친구들과 의견 충돌, 표현 방식이 달라서 여러가지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끙끙 앓고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그러나 상담을 통해서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었고, 앞으로 친구 관계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웠다. 사실 지금도 잘 맞지 않아서 속상하고 힘들지만 나는 이 친구가 없으면 안 될 사이가 된 게 너무 좋다. 

 그리고 해맑음센터에 처음 왔을 땐 웃지도 않고, 말도 잘 안했는데 센터 생활 이후 아이들과 웃고 떠드니 행복함을 느끼게 된 것 같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말이 싫을 정도로 마음도 편해지고 우울함이 한결 나아져서 두려움이 사라지고 쌓인 것을 끙끙 앓지 않고 바로 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평소라면 못했을 다양한 체험들도 선생님들과 친구들 의 응원 덕분에 할 수 있었고, ‘내가 많이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건강해진 느낌이고 내 자신을 좀 더 바꿀 수 있어서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해맑음센터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고, 저를 비롯해서 언니, 오빠, 친구, 동생들이 앞으로 쭉 성장 해가면서 많은 일을 겪을텐데 하기도 전에 겁먹지 말고, 울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남 눈치 보지 말고, 꿈을 위해 노력하자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수현 (해맑음센터 학생)

웃음을 되찾은 우리 아이

 진주는 정말 웃음 많고 밝은 아이였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말 이쁜 딸이었어요. 예쁜 꽃이 시들어가듯 우리 아이도 어느날부터 웃음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늘 학교 마치고 돌아오면 재잘재잘 떠들던 아이가 인사도 하지 않고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갔습니다. 그냥 무슨 일이 있겠거니 하며 넘어갔는 데 그날부터 저와 대화하려고 하지 않았습니 다. 며칠이 지나도 마찬가지로 눈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가는 축 처진 뒷 모습에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도 진주는 어떤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루는 학교 갈 시간이 되어서도 전혀 움직임이 없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조심스레 들어 간 방에서 아이는 침대 구석에 쭈그려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은 퉁퉁 부어있었고 소매와 무릎은 눈물로 젖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안고 한참을 같이 울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이 있었고 자기를 그림자 취급한다는 사실을요. 

 장난처럼 시작된 따돌림은 어느덧 반 전체가 아이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렸고 그렇게 아이는 학교에 갈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학교에 돌아가기에는 아이가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음을 알았기에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해맑음 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를 제 품에서 떨어뜨려야 하는 점이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만 해맑음센터의 따뜻함과 선생님들 얼굴에서 왠지 모를 안심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입소한 그 날 저녁 집에 돌아가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펑펑 울며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당장 이라도 데리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바로 이어 걸려온 해맑음센터 선생님의 말이 저를 안심시켜주었습니다. “어머니. 저희 믿고 맡겨주세요. 진주 이대로 집에 가면 안됩니다. 저희가 잘 설득할게요.”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해맑음센터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총동원되어 아이를 설득했다고 하더군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날 저도 딸도 마음을 굳게 먹고 참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해맑음센터에 오기 전에는 방에서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몰라 하루에도 몇 번을 방문을 두드려 봤는지 모릅니다. 그 정도로 말소리도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해맑음센터에 다니면서 또래 친구가 생기고 집에 와서도 잘 떠들고 웃습니다. 해맑음센터에서 사귄 친구와 영상 통화도 하고 같이 게임도 하는데 그게 그렇게 반갑고 좋더군요. 역시 평범한 행복이 제일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집에 돌아와서는 제게 해맑음센터에서 있던 일들을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이야기가 끝나고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울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경험하지 못했을 다양한 프로그램과 스스로 기획하는 여행을 통해 우리 아이가 다시 웃음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스튜어디스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봄이 오면 다시 꽃이 피듯 우리 아이는 시련 속에서 다시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만약에 우리 진주가 해맑음센터에 가지 않고 혼자서 아픔을 견뎌내야 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정신이 아득합니다. 이렇게 우리 진주에게 웃음을 되돌려주신 해맑음센터의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이진주 학생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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