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9월호/358호] 고흥지회(준)_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고흥지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마치며…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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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1-09-14 11:17 조회1,291회 댓글0건본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고흥지회 준비위원회 발족식을 마치며…
이름마저 경희(京姬)인 저는 42년간을 오롯이 서울 한 지역에서 나고 자란 완전 서울댁입니다. 큰아이 4학년, 작은 아이 6살에 무연고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그저 바닷가와 산이 공존하는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용감하게 고흥에 귀촌한 지 어느덧 10년차... 그 무모함이 얼마나 큰 위험이었는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체감하였습니다.
2학기에 맞춰 전학을 준비했고 첫날 큰아이가 반장이 되어왔고, 그날 다 른 학년의 아이에게 따귀를 맞았다고 대성통곡을 하며 들어왔고…. 우리 가족은 경악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적 차이? 손이 올라가는 일이 어찌 장난일까? 하는 의문이 제가 우리 주변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환경을 살피는 첫 번째 일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내 아이 하나만 잘 키워서는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 같은 환경에 살고 같은 지역이라 묶여지고 우리가 되어있다는 것에 주변과 함께 상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는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고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가 주목받는 작은 마을에 전교생이 30여 명이 안되는 학교를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작은 학교라서, 학생수가 적어서 선생님들의 교육을 낱낱이 받을 수 있겠다는 참 멋진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아이들 수준의 맞춤교육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생님에 따라, 교장 선생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10년 동안 뼈저리게 느껴봅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학교의 학부모회 임원으로 운영위원장으로 교육청의 교육위원 등 많은 모임과 기관을 통해 지역의 정서와 귀촌인과 문화적 차이 등을 알아보면서 2015년부터 공동육아, 문화 공동체를 꿈꾸게 되었습 니다. 2016년 아이와 어른이 함께 꿈꾸는 놀이터라는 작은 육아 & 문화 공동체를 시작으로 올해로 5년 동안 진행하면서 겪은 많은 일들이 ‘참학’을 통해 더욱 완성되어 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습니다. 적어도 어른들의 밥그릇 때문에 아이들을 모아 무언가를 조직하는 것이 아닌, 오롯 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꺼리가 있을 것 같아서, 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나온 길과 다양한 일들을 보면서, 고흥에도 ‘바로 서는 학부모, 우뚝서는 아이들’이란 말에 맞는 학부모와 아이들이라면 걱정 없을 듯하여 함께 해보고자 뜻을 모았습니다
매주 일주일에 한 번씩 서로 교육에 대한 생각과 방향들을 맞추고, 참학이 했던 일들과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맞는지 우리가 왜 이 이름으로 모이고자 하는지 되묻기를 반복했던 시간들이 있었고 한번 만나면 아이들을 챙겨놓고 오후 6시 이후에 모여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들어갈 수 있었던 열정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첫인상이 얼마나 큰 작용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참학’ 전남지부와 여러 지회 선배들이 오셔서 하는 일과 역할 등을 친절히 설명해 주셔서 그나마 용기가 나서 마음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많은 단체들이 있습니다. 화르륵 생겨났다가, 이익 때문에 또는 관계 때문에 대의명분조차 남지 않고 사라지는, 아이들을 핑계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고흥의 참학은 적어도 그런 단체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들이 모였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듯이 정관부터 준비위원회가 잘 살피고 꼼꼼히 만들어서 작은 마을이 더 많은 전남 고흥에서 아이들과 지역을 위해 꼭 필요로 하는 일들을 학부모와 지역민으로서 해내고자 함께 모여 봅니다. 자칫 학교가 어른들의 밥그릇 때문에 존재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교직원들에게 일침을 놓을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그릇이 되길 희망합니다.
학교가 아무리 스마트 환경의 학교로 변하고 초·중이 합쳐진다 해도 또래가 없는 아이들에게 또래의 모둠 공부와 역할이 청소년 교육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받는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고 다시 마을의 주역이 될 수 있는 민주 시민으로 자라게 될지를 함께 고민하고 지역민들은 우리의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다시 마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는지 함께 면밀히 살피고 고민하는 고흥지회가 되길 꿈꿔 봅니다.
김경희 (고흥지회 준비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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