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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7월호/379호] 미디어와 만나기_방탄소년단… 그들의 노랫말(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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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7-10 15:35 조회2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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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그들의 노랫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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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10대 시절, 소위 제가 했던 덕질의 대상은 미국 보이그룹인 ‘뉴키즈 온 더 블록’이었습니다. 소녀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로(영어공부 열심히 했지요!) 사랑을 노래할 때 거기에 푹 빠진 본인은 남은 여생을 미국에서 보낼 줄 알았었지요. 

 

제 딸이 10대가 되어 소개해 준 그룹이 바로 ‘방탄소년단’입니다. 제가 지나온 10대 시기이기에, 딸아이도 곧 식상함을 느끼고 다른 그룹에게 관심이 옮겨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제가 오히려 딸아이보다 더 열광을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 책은 팬들이 얘기하는 ‘굿즈’ 중 하나지요. 그들의 노래에 관심이 없다면, 사기 힘든 책이니까요. 그리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모두 다 내가 만들어낸 운명이라 해도 / 내가 지은 죄이고 이 모든 생이 내가 치러갈 죗값일 뿐이라 해도 / 넌 같이 걸어줘, 나와 같이 날아줘, 하늘 끝까지 손 닿을 수 있도록 이렇게 아파도 너와 나 함께라면 웃을 수 있으니까.’(<You never walk alone> 중) 현재를 열심히 살아도 그 ‘열심’이란 느낌을 세상을 사는 ‘댓가’로 무겁게 느낄 때 내 편이 있으면 웃을 수 있음을 공감했습니다. 

 

‘고마워 내가 나이게 해줘서 이 내가 날게 해줘서 / 이런 내게 날갤 줘서 꼬깃하던 날 개줘서 / 답답하던 날 깨줘서 꿈속에만 살던 날 깨워줘서 / 널 생각하면 날 개어서 슬픔 따윈 다 개 줬어 – Thank You [우리]가 돼줘서-’(<Save me> 중) 

이 가사는 노래 부르는 가수나 그 팬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의 고리가 되어 주는 듯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팬덤이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구요.

90년대 대중가요에서 사랑들은 하나같이 절절하고, 서로 사랑하는 연인 중 하나가 죽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죽은 연인을 따라간다거나, 내가 죽어도 남은 연인을 누군가에게 부탁한다거나…. 지금 생각하면 너무 무리한 부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넌 내 하나뿐인 태양 세상에 딱 하나 널 향해 피었지만 난 자꾸 목말라 / 너무 늦었어 늦었어 너 없이 살 순 없어 가지가 말라도 더 힘껏 손을 뻗어 / 손 뻗어봤자 금새 깨버릴 꿈 미칠 듯 달려도 또 제자리일 뿐 / 그냥 날 태워줘 그래 더 밀쳐내줘 이건 사랑에 미친 멍청이의 뜀박질 / 더 뛰게 해줘 나를 더 뛰게 해줘 두 발에 상처만 가득해도 니 얼굴만 보면 웃는 나니까’(<Run> 중)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표현이 참 세련되었다고 느끼는 건 제가 팬심이 있기 때문일까요? 열심히 사랑을 향한 뜀박질의 결과가 상처 투성이인 두 발이라 해도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아픈 걸 잊고 웃을 수 있다는 가사가 ‘청춘’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각자 응원하는 가수는 다를 테고, 저 또한 랩 가사보다 잔잔한 발라드가 더 좋아질 수도 있구요. 방탄소년단이 세대를 아우르는 팬심을 키워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노랫말에서 오는 힘이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에는 없는 노래지만, 제일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의 가사를 적어보려 합니다. 

‘저 수많은 별을 맞기 위해 난 떨어졌던가 / 저 수천 개 찬란한 화살의 과녁은 나 하나 / 왜 자꾸 감추려고만 해 니 가면 속으로 /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Love myself> 중) 

실수는 부끄럽거나 창피한 것이 아니고 빛나는 내 삶의 별자리라는 게 방탄소년단 식의 위로인 것 같습니다.  

 

윤현정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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