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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2월호/363호] 미디어와 만나기_교사의 말공부(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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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02-07 13:25 조회9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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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말공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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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교사의 말공부를 쓴 경기도의 초등교사 천경호입니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마주하는 교실에서 이루어집니다. 학생이 가정과 학교에서 생활하며 고민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질문에 교과서는 답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잠재적 교육과정이라 불리는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갑니다.

아이들은 세상을 모르고, 사람을 모릅니다. 모르기에 궁금해 하고, 궁금해서 묻습니다.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 아이들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귀를 기울여야 알 수 있습니다. 교사의 말공부는 교실 속 아이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고, 무엇을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교실 속 이야기는 교실 밖에서 알기 어렵습니다. 도대체 교실에서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사회는 아니 어른들은 모릅니다. 학교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학부모 총회 및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 공개수업과 학부모 상담을 통해 소통하지만 학부모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부모님들 역시 교실 속 아이들 삶을 모르기에 궁금해 하고,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학교가 아닌 이웃이나 맘 카페 혹은 언론에 쓰인 학교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교실 속 이야기를 교실 밖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판단하는 거죠. 이렇듯 교사와 학부모는 서로를 알지 못한 채 오해하고 갈등하게 됩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정과 학교로 인해 결국 아이들만 그 피해를 떠안게 됩니다.

 

교사의 말공부를 통해 교실 속 이야기, 학교 안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려고 했습니. 어떤 태도로 학생을 대하는지, 어떤 교육을 하고자 하는지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수십 만 교사 중의 한 사람으로서 제 이야기를 공개하여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제 동료 교사 모두를 위한 일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교육의 목적은 좋은 직업을 갖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가져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내는 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삶보다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훨씬 어렵습니다. 힘들기에 더 지혜로워야 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해야 하고, 더 오랫동안 배워야 합니다. 다양한 계층의 타인과 만나도 망설임 없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야 합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지향하는 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성장할 때 아이들이 어디를 가건, 언제 나가건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이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고, 각종 사고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아이의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들 것이며, 나와 다른 타인이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해야 할 사람임을 깨닫게 될 테니까요.

 

교육은 말 그대로 가르치고 기르는 일입니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노력해야만 교육이란 글자가 완성됩니다. 따라서 교육의 시작은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교실과 가정이어야 하고, 교사와 부모에서 비롯되지 않을까요. 어른의 경청하는 모습에 아이들 역시 타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배우려는 삶의 태도를 갖게 될 테니까요.

제 책을 통해 말씀 드리고 싶은 건 단 하나,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사람이 되자는 것이거든요. 저도 제 자리에서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부족한 제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천경호 (교사/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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