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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3월호/364호] 교육계소식_우리나라에서 유보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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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03-07 16:37 조회9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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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유보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 아이가 태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어떻게 기르고 보호할 것인지는 가정의 경제적 능력, 태어나서 자라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한달에 백만 원이 훨씬 넘는 돈이 들어가는 이른바 ‘영어유치원’에서부터, 시골의 작은 학교 병설유치원까지 규모나 시설, 그리고 투입되는 인력의 숫자나 수준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유아 시설의 대부분은 민간이 운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영유아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유치원의 75%가 사립유치원이고,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시설들에 대한 투자도 없어서 교육과 보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부분 개인이 부담해 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국가가 누리과정에 대한 일부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학부모의 부담은 조금 줄었습니다. 법령상으로는 대한민국의 유아교육과 영유아보육은 이미 ‘무상’입니다. 현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최근 보도에서 자주 보게 되는 ‘시설 종사자들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은 열악한 환경의 결과물입니다. 하루 종일 한 사람이 많은 수의 영유아를 쉼 없이 돌봐야하는 현장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유치원·어린이집에서는 만5세 아동 25명 한 반에 교사 1인을 배치합니다. 초등학교 학생의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자는 운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유아들이 한 반에 모여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국공립 유치원은 오전의 교육과정반과 오후의 방과후 과정반이 나뉘어 있고 이것을 서로 다른 교사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근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사립 유치원 교사들의 근무부담은 살인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CCTV로 감시한다고해도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사 양성과정 역시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를 지향해서 대학 3-4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교과목을 이수해서 학점만 취득하면 보육교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제도 역시 문제입니다. 물론 어린이집 교사의 상당수는 유아교육과 등을 졸업해 전문 역량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고 교사들의 질이 다양하며, 환경이 열악한 이유는 무엇에서 기인한 것일까요? 한마디로 말해서 만0세에서 5세까지의 영유아를 ‘완전하게’ 책임지는 정부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0세에서 만2세까지의 영아는 보건복지부가 어린이집을 통해서 담당하지만, 만3세에서 5세까지의 유아는 절반은 어린이집이, 나머지 절반 정도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관장하는 유치원에서 담당합니다. 그러다보니 시설에 대한 지원과 감독,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시설이 몰려있는 곳은 시설운영자들이 원아 모집에 고민이 많고, 시설이 드문 곳은 학부모들이 시설을 찾아다닙니다.

세종시의 경우, 만3세에서 5세의 유아 중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들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질높은 무상급식을 받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 다니면 ‘질 높은 무상급식’을 받지 못합니다. 시청에서 아직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대한민국의 유아인데, 어떤 유아는 세금으로 밥을 먹고, 어떤 유아는 그렇지 못합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교육청과 시청이 서로 ‘내 담당이 아니다’라고 미루는 사이에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시기인 영유아기부터 방치되고 차별받는 셈입니다.

이제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누어진 것을 하나로 합치고, 담당 부처가 ‘책임을 지고’ 지원하고 감독해야 합니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이를 담당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만0세에서 고3까지를 책임지고 교육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시설에서 무상으로 질 높은 교육과 보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출발점에서 평등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유보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송대헌 (정책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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